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아저씨' 원빈, 액션 히어로로 거듭나다.

송씨네 2010. 8. 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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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원빈 씨는 최고의 몸짱 배우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껍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이 듭니다. 그에 비해 연기라던가 액션에서는 과연 강한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가라는 의문 말이죠. 안타까운 전역 후 그는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일단 성공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꽃미남 스타의 치명적인 단점은 그 외모에 연기가 훌륭하냐인데요. 원빈 씨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아저씨' 입니다.



전당포에 레옹이 살고 있습니다... 아니, 그의 이름은 태식입니다.

그도 우유를 좋아하고 혼자사는데 익숙하죠.

마틸다 같은 아이가 찾아옵니다. 이 아이의 이름은 소미...

댄서로 일하는 어머니랑 단 둘이 살고 있는 소미는 어느 덧 태식의 전당포가 자신의 아지트가 되어버렸습니다.

태식도 그런 소미의 방문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과거 자신의 부인을 잃었던 태식에게 삶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아보입니다.

효정, 그러니깐 소미엄마... 그녀는 댄서로 일하면서 마약운반책들이 가져온 마약을 몰래 입수하고 도주를 하게 됩니다. 그로부터 마약공급을 담당한 치곤, 만석 일당에게 시달리기 시작하지요.

결국에는 소미와 효정이 납치되면서 사태는 심각하게 돌아갑니다.

태식에게 싸구려 네일아트를 하고 떠났던 소미... 

태식은 소미가 그립습니다. 그리고 소미와 효정을 구하러 길을 떠납니다.





전작 '열혈남아'로 남자와의 의리와 어머니의 정(情)을 동시에 보여주었던 이정범 감독은 다시 남자의 의리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의 대부분은 조폭이나 반항아에 가까운 유년시절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는 것이 대부분입니디. 물론 이 영화에서 태식이 마주쳐야 할 사람들은 조폭에 가까운 마약밀매단과 불법 장기거래 조직입니다. 그러나 그가 싸우는 이유는 한 아이를 구하는 것이 그 임무이기 때문이죠.


이 영화를 보신 분의 대부분이 전반부 '레옹'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에는 홀로 사는 남자와 우유를 좋아한다는 점에서 그 유사점을 보일 수 있는데 일종의 오마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는 최근 개봉된 일본 영화 '어둠의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죠. 

불법 장기거래 조직을 찾아내 아이들을 구출한다는 면에서 유사점을 보이고 충격적인 장면들이 줄줄이 등장하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죠. 오히려 '아저씨'는 '어둠의 아이들' 보다 더 적나라하게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직접 적이지는 않아도 냉동고에 보관되어버린 싸늘한 아이들의 주검을 봐도 섬짓하다는 느낌까지 듭니다. 심지어는 아이들을 마약을 제조하는 현장에 투입하는 장면들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렇게 사실감 넘치는 이야기꺼리가 즐비한 이 작품은 액션면에서도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앤딩의 장면에 대해 최고의 장면이라고 이야기하시는 이유도 이해가 갈 듯 싶은데요. 칼과 총을 휘두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어쩌면 우리가 이야기 하는 폭력의 미학을 제대로 살린 장면으로 생각되지 않나 싶은데요.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시리즈나 류승완 감독의 영화들 (특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짝패')의 피튀기는 격투장면들 이후 잘만든 격투 장면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남성들이 환호할만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할 때 여성들이 이 영화를 본다면 지나친 폭력성 때문에 거부감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되어 집니다.





인상적인 장면도 많았지만 가령 태식이 창문을 깨고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의 경우에도 카메라가 태식이 뛰어내리는 모습까지도 같이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 이색적이죠. 이 장면에 대해 이정범 감독은 각각의 장면을 귾어서 찍은 뒤 이것을 자연스럽게 이어붙었다고 하더군요. '본' 시리즈에서도 이 장면이 사용되었다고 하니 이정범 감독이 새로운 영상을 만들어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또한 마지막 욕탕같은 악당들과의 아지트에서 벌이는 설전을 보이는 장면에서도 악당들 중에 겁에 질린 악당을 향에 지체할 필요도 없이 그 악당을 제거하는 장면이 등장했는데요. 보통 이런 장면에서는 상당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죠. 겁먹은 악당을 주인공이 발견하고는 고민을 하고 그 사이 그 겁먹은 악당이 돌변하여 주인공을 공격하는 장면들이 이런 것이죠. 방심하면 당하는 장면들의 함정을 잘 피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관객이 이것을 발견했더군요. 그 관객의 눈썰미가 더 대단한 듯 싶습니다.)




원빈 씨를 사나이중에 사나이로 변화시킨 것도 인상적인데요. 당초 이정범 감독은 이 영화를 전당포에 사는 이 외로운 남자를 40 대 남자로 설정하였다가 원빈 씨가 이 시나리오를 읽고서는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대사와 상황등을 일부 수정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빈 씨의 이런 적극성이 이 영화의 성공여부를 보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 이유는 원빈 씨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소미 역의 김새론 양 때문이었지요.

김새론 양의 경우 영화 '여행자'에서 부모에게 보육원에 맡겨져 슬픈 삶을 살았던 소녀의 역할을 했었지요.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아저씨'에서도 사연많은 소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를 인상깊게 본 이유도 세상을 다 산 사람처럼 처량한 얼굴로 언제올지 모르는 자신의 아버지를 기다리는 모습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죠. '아저씨'에서도 그 모습을 기대하고 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김새론 양의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레옹'에서도 마틸다 역을 맡은 나탈리 포트먼이 많은 분량을 차지한 것을 생각한다면 더 아쉬움이 남죠.)


송영창 씨를 제외한 악당들로 등장한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이는데요.

김태훈, 김희원, 김성호, 이재원 씨... 대부분이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들 배우들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아저씨'는 남성영화로는 일단 합격점입니다.

문제는 여성관객들을 어필하기에는 쉽지 않은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식스팩의 원빈 씨가 보고프신 분들에게는 필수 관람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남성들이 봐도 원빈 씨의 식스팩이 부럽네요. 

'아저씨'가 과연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주목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