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퀴즈왕' 장진 감독의 매우 느슨한 슬럼독 밀레니어?

송씨네 2010. 9. 7. 04:13

 

 


 

퀴즈, 얼마나 즐기시나요?

작년에 인기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슬럼독 밀레니어' 성공을 거두고 퀴즈쇼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은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이야기로 웃음을 준 장진 감독은 대통령들의 이야기들을 담은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보여주더니 이번에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하나 봅니다. 바로 퀴즈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장진 감독이 이야기하는 퀴즈쇼는 어떤 이야기일까요? 영화 '퀴즈왕'입니다.



강변북로에 4중 추돌사고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냥 뻔한 4중 추돌 사고가 아니라는 것이죠. 정체불명의 여자가 차를 향해 돌진했고 4 대의 차량은 어이없게도 차도 박고 여인도 쓰러뜨리는 사고를 내게 되는 것이죠.

경찰서에 들어온 사람들...  숫자만 해도 엄청난데 사건이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네요.

도엽과 상길은 해결사로 트렁크에 돈을 갚지 않은 사장님을 모셔놓은 상태 입니다. 거의 죽기 일부직전의 상태에 온전히 살아 있는게 신기할 정도죠. 한편 남편 상도는 도박때문에 부인 필려의 바가지를 박박 긁게 만들고 있는 상태에서 얼떨결에 추돌사고에 가담했습니다. 우을증에 걸린 사람들의 모임 회원도 합류하고 식물인간 상태의 어머니를 모시는 천재 청년 지용과 그의 아버지 호만도 경찰서로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끝난다면 좋겠지만 폭주족이자 배달의 기수들도 이 곳에 들어오면서 더욱더 복잡해집니다.

사고녀가 남긴 물건중에 정체불명의 USB에는 역시 알 수 없는 내용의 문항만 가득한 글만 보입니다. 알고보니 인기 퀴즈 프로그램 '퀴즈왕'의 마의 30 번째 문제... 30번째 문제를 풀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니!

그렇습니다. 사고로 죽은 그녀는 이 '퀴즈왕'의 출제위원...

그러나 이상하게도 '퀴즈왕'의 스텝들도 뭔가 구리다는 느낌만 생깁니다.

30번 문제를 알았으니 답도 알것 같다... 문제는 그러기 위해서는 예선, 본선 진출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상금이 누적되어 총 상금액이 133 억원 이상...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과연 133 억원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 그리고 그 상금이 호락호락 넘어갈까요?





 



주요 등장인물은 10 명이 넘어가며 공동주연의 개념도 없는 난해한 이 출연진...

출연진의 면모로 따지면 최고죠. 장진 사단에 합류한 김수로, 한재석 씨는 물론이요, 여전히 장진 감독이 사랑한 사람들 장영남, 류승룡, 류덕환, 신하균, 정재영... 까지! 

거기에 특별출연으로 자기한 몸 망가져준 이한위 씨와 처음으로 음이탈(일명 삑사리)에 도전한 가수 이수영 씨도 장진 영화에 합류 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생깁니다. 퀴즈쇼 안에 많은 인물들이 들어오는 것도 모자라서 사람들이 많다보니 그들의 가족 이야기에도 시간을 많이 할애합니다. 물론 이렇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니 이야기에 몰입을 할 수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많은 인원에서의 장진 표 개그가 잘 안터지는 것도 어쩌면 그 이유죠. 물론 여전히 이런 장진 표 개그를 좋아히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전작들에 비해 웃음의 강도나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 편차가 크다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기자들의 질문 중에서도 전작과 비교가 되면서 장진 감독의 자기 복제에 대한 논란도 나왔습니다. 물론 장진 감독도 그것을 인정하긴 했지만 자신의 영화에서 너무 자주 비슷한 상황을 복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의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여인의 이야기과 '퀴즈왕'에 등장하는 여인의 죽음의 등장과도 비슷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아는여자'에서 슬로우로 차에 치이는 장면조차도 흡사한 장면이 등장하죠. 자신의 영화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복제하는 것은 사실 관객이 뭐라 할 권리는 없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복제하는 것이니 표절이라는 소리도 안나오겠지요.

하지만 지나친 자기 복제는 창의성이 결여된다는 것과 더불어 웃음의 포인트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만듭니다.


기자들의 지적이 유난히 이 영화에 많았던 것도 이 작품의 의문을 갖는 상황들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최후의 3인에 남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보자면 너무 상길에 집중한 것도 그렇고 같이 3인에 등장한 불문과 교수로 등장한 상훈(이상훈 씨)와 천재 청년 지용(이지용 씨)에 관한 사연도 너무 짧게 처리한 점이 아쉽다는 것이죠. 지용, 호만(송영창 씨) 부자의 뒷이야기도 너무 지나치게 생략이 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요. 의문의 여인 연이(고은미 씨)의 비밀을 빨리 알려주고 급마무리 하려다보니 결말 역시 너무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죠. 차라리 이 영화의 스폰서로 등장한 검색엔진 업체 홍보할 시간에, 그리고 엔딩크레딧에 배우이름, 얼굴 하나하나 박을 시간에 마무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좋았을 아쉬움이 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장진 감독 스타일의 영화를 생각한다면 너무나도 불친절한 결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장진 감독이 늘 그랬던 것처럼 자극적인 웃음이 없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부담없이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추석용 영화임에는 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지시사 중 김수로 씨는 성룡의 영화를 대신할 명절 영화가 되겠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이것이 어쩌면 이것이 이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아쉬움을 감추려는 연막작전으로 말씀하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기 영화 망하길 바라는 배우나 감독은 분명 없다는 겁니다.


추석용 영화로 과연 알맞을지는 일단 영화를 보시고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추석영화의 전쟁이 심한 요즘입니다. 기자 시사에서 자신들의 영화의 강점을 알리기 바쁜 요즘에서 과연 어떤 영화가 살아남고 패배할지도 궁금할 일입니다. 



아울러 늘 여러분에게 드리는 보너스 영상... 김수로 씨가 애드립을 고집하는 이유와 장진 감독이 이 영화에 거는 기대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좌측부터) 장진 감독, 김수로 씨, 한재석 씨, 류승룡 씨, 류덕환 씨, 심은경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