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심장이 뛴다]공격과 수비로 무장한 신파극, 혹은 액션?

송씨네 2011. 1. 9. 20:23





신파극이라는 장르는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변주되어 등장한 장르입니다.

드라마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비극적인 상황과 A 아니면 B의 식의 급박한 상황을 겪은 주인공이 결정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지요. 후반에는 눈물과 감동으로 호소하는데 그러나 지금은 이 신파라는 것이 좋지 못한 방법으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드라마와 액션이 적절하게 혼합된 신파극이라면 어떨까요?

여기 심장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언제 멈출지 모르고 하나는 곧 멈출 예정인 심장입니다. 그리고 착한 여자와 나쁜 남자가 대립합니다. 

과연 어떤 화학작용이 생기는 것일까요? 영화 '심장이 뛴다' 입니다.



영어 유치원 원장인 연희는 남부럽지 않게 잘 사는 부유층 여성입니다.

다만 그녀에게 안타까운 것 몇 가지... 남편을 잃고 사랑하는 딸과 살고 있지만 딸은 심장이 언제 멈출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장기 이식이 필수인 상황이죠.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곧은 신양심을 가지고 있던 연희는 외국인 체류자의 심장이식을 거절하는 모습도 보여주지요.

한편 휘도는 한마디로 양아치처럼 살고 있는 건달인데 빛이 수천입니다. 그렇다보니 홀로 떨어진 어머니에게 손을 내밀기 일쑤입니다. 돈많은 부자와 잘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그에게 어머니에게 돈 뜯어내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지막이 되지도 모를 그에게 돈을 빌려준 어머니는 밖을 나서다가 길바닥에서 쓰러집니다.

그리고 얼마 살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지요. 뇌사상태...

강 사장이라는 사람과 결혼 한 줄 알고 있던 휘도는 그가 사기꾼에 심장이식을 대가로 연희에게 매매를 한 것으로 밝혀지는 순간 휘도는 분노가 생기게 되지요.

이렇게 심장을 이식해야 하는 사람과 심장을 지켜내야 하는 사람이 생겨버렸습니다.

과연 연희는 사랑하는 딸 예은을 지길 수 있을까요?

그리고 휘도는 어머니의 심장을 지켜내서 효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영화로 만들지 않아도 되는 소재일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은 심장이식을 앞둔 어린 아이이고 한 명은 뇌사상태로 심장은 뛰고 있으나 의식은 없습니다.

장기기증에 대해 캠패인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이라면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장기기증 캠패인에 위배되는, 혹은 그것에 찬물을 껴얹는 영화라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어머니가 뇌사상태임을 휘도가 인정하고 연희에게 장기기증에 허락해주면 되니깐요.

그러나 이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그걸 기증자의 가족이 허락하지 않는다면의 상황에서 출발하는 영화라는 것이죠.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가족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겁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영화는 과장이 심한 상황을 어떻게 과장되지 않게 만드냐는 것입니다.




그런점에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두 명의 남녀는 각자의 사정을 지닌 인물들로 등장합니다. 한 명은 돈도 많고 잘살고 있지만 가족을 잃을 위기에 겪은 여성이며 또 한 명은 빈곤할 뿐더러 세상을 원망하고 부모를 원망하고 돈없는 자신의 현실을 불평하는 아주 못된 남자라는 것이지요.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상황은 상당히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야긱가 됩니다.

어떻게 보면 연희가 괴물이 된 것의 원인제공은 휘도에게 있지 않은가를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연희가 신양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괴물이 되어버린 것은 아이를 가지고 있거나 힘든 상황을 지닌 부모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상황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사실 종교의 힘과 신앙의 힘을 믿는 사람들도 힘든 상황에서는 이성을 잃을 수도 있는 충분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며 그런 상황을 다룬 작품은 너무나도 많다는 겁니다. 괴물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사회적 환경이라는 것이죠.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 영화는 공격과 수비 형태의 이야기의 구조를 지닌 영화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한 사람은 (어머니)의 심장을 지켜야 하고, 또 한 사람은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심장을 찾게 됩니다. 공격과 수비로 나뉘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이 공격과 수비의 관계는 엎지락 뒷치락 거리면서 바뀌게 됩니다. 연희는 심장의 주인을 자신의 딸이 있는 병원으로 데려오려고 하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인질처럼 볼모로 잡힌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이식 예정인(휘도 입장에서는 이식되어서는 안되는) 아이를 납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아이러니한 싸움은 축구나 농구같은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는 느낌과도 흡사하다고 보여질 정도입니다.(물론 저만 들었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요.)






이 억지스러운 상황에 우리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김윤진 씨의 힘이 큽니다. 재미있는 점은 김윤진 씨는 헐리웃에서 미드 '로스트'를 촬영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꾸준히 국내에서 영화를 매년 한 작품 씩 출연했다는 점이죠. '쓰리 데이즈'나 '하모니' 등의 작품을 출연했는데요. 

더 인상적인 점은 그 작품들이 의외로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들의 영화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각도 많이 해야하고 고생도 해야하는 영화들임에도 그녀는 미국이나 한국,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 그 어떤 것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것이죠. 한류, 한류를 외치고 있지만 한류의 의미와 그 활약상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진짜 한류스타는 김윤진 씨가 아닐까 싶어집니다. 그런점에서 이 영화에서 모성애와 광끼의 두 가지 모습을 보여준 김윤진 씨의 모습은 그 영화내용이 억지라할지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영화에서는 주연들 만큼이나 많은 조연들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들이 상당히 인상적이기도 한데요.

휘도를 눈노케 만든 원인으로 등장한 강 사장 역의 주진모 씨나 스캔들로 인해 휘도와 다혜에게 끌려다니는 의사로 등장한 강신일 씨, 어떤때는 건달로, 때로는 장기밀매업자로 등장해 이들의 사건에 도움을 주는 인물로 등장하는 조 팀장 역의 김상호 씨 등은 명품 조연 전문가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로 우리에게 익숙한 인물로 다가온 정다혜 씨도 휘도의 애인인 수영으로 등장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아역으로 등장한 박하영 양의 경우도 우리가 알만한 드라마와 영화의 아역으로 등장한 베테랑이더군요. 이렇게 조연들까지도 신인으로 보이지만 각자 나름의 내공을 쌓은 배우들도 집결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 적인 면에서는 걸작은 분명 아닙니다. 엔딩 역시 너무 뻔한 구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도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실테고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 영화는 만약이라는 상황일 뿐이지 이런 상황은 만들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런점에서 크게 공감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다만 이 영화는 주연과 조연배우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신파라고 할지라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도록 연기하느냐와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런점에서 이 영화의 이야기는 새로울지는 몰라도 과연 적절한 소재인가라는 의문을 지니기에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