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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디즈니의 온고지신, 옛것도 살리고 현재의 것도 살리다.

송씨네 2011. 2. 1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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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몇 년전까지 디즈니에 좀 비판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디즈니 영화를 배급한 홍보사 측과 오해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런 문제를 떠나 디즈니 애니의 큰 문제점은 지나치게 전통성만 생각하고 전진할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토이스토리' 시리즈나 '업' 같은 작품에서 분명 디즈니는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드림웍스와는 다른 스타일이라는 겁니다. 여전히 전통을 중시하지만 새로움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디즈니와 새로움은 물론이요, 풍자나 패러디를 통해 아이와 어른 모두 극장을 찾게 만드는 드림웍스의 방식은 분명 같아 보이지만 한 편으로는 뭔가 조금씩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디즈니 50주년, 그리고 50번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지금 소개할 작품 '라푼젤'은 디즈니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디즈니의 애니 '라푼젤'을 소개합니다.



여기 한 소녀가 있습니다. 

어릴 때 부터 아주 아주 높은 성에서 살게된 이 소녀는 왜 자신이 여기에 살아야 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의 엄마 노릇을 하는 고델은 알고 있었지요.

젊어지는 신비의 꽃을 손에 넣고 싶었던 고델은 자기만 볼 수 있게 표시를 해버렸지만 이게 들켜버렸지요. 한 편 햇님 모양의 왕국의 왕비는 알 수 없는 불치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 시달리게 되는데 역시나 이 신비의 꽃 덕분에 왕비는 기적적으로 살아나죠.

거기에 라푼젤이라는 아름다운 딸을 출산하는데 이 신비의 꽃이 라푼젤의 머리카락에서 나온다는 점을 알게된 이상 고델은 라푼젤을 납치하기로 합니다.

성인이된 라푼젤은 이런 사실도 모른체 고델을 어머니처럼 생각하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일 날이면 어김없이 저 먼 곳에서 나오는 등불의 정체가 궁금했던 그녀는 밖의 세상으로 나가고픈 충동에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고델은 절대 출입금지를 외치죠.

그러다가 고델이 외출한 사이 등장한 꽃미남 도둑 플린 라이더의 등장으로 이 작은 성은 소란스러워집니다. 최고의 무기인 후라이팬으로 상대를 제압한 라푼젤은 자신을 도와줄 사람은 그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이렇게하여 라푼젤과 플린 라이더의 머나면 여정이 시작되게 됩니다.

과연 라푼젤은 자신이 공주였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요? 

그리고 어느 동화가 그렇듯 아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디즈니의 '라푼젤'은 그림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하고 잇습니다.

그래서 기억력이 좋으시다면 이 이야기의 대충 스토리는 기억하고 계실껍니다.

그러나 원작에서는 왕자가 등장하는 반면 디즈니에서는 왕자가 아닌 도둑으로 바꾸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야기가 완전히 해체되었다는 점입니다.

그런점에서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플린 라이더 사이로 등장하는 동료이자 서로 자주 대면하는 떡대 형제들과의 대결과는 불가피한 상황이고요. 도적들의 쉼터인 미친 오리 선술집 장면의 경우도 창작한 장면들인데요. 악당을 악당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유행이 되어버린 시점에서 디즈니 역시 그냥 손가락질만 하는 악당으로만 등장시키지는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라푼젤과 대립하는 고델의 경우에도 못된 마녀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인정도 없는 인물로 그려지지는 않았으니깐요. 다만 배신을 당하면서 악당 본래의 성질을 보여주면서 악당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기도 했지만요.




사실 저는 드림웍스보다 디즈니의 3D 기술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디즈니는 확실히 볼꺼리를 많이 보여주었다는 것이죠. 

'업'에서 그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풍선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처럼 '라푼젤'에서는 수많은 등이 하늘로 오르는 장면에서 상당히 3D 기술의 진보를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물론 진정한 3D라는 것이 뛰어오르거나 달릴 때 먼지나 돌덩이, 자갈들이 날리는 장면이야 말로 3D를 극대화 하는 장면이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입체감이라면 자신 앞으로 다가오는 듯한 섬세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점에서 '라푼젤'에서 그야말로 최고의 3D 장면을 등이 하늘로 오르는 장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등이 하늘로 떠오르는 장면 다음으로 인상적인 장면은 댐에서의 대결일 것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같은 어드밴처 액션물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 몇 분동안 이어지지요. 아울러 그 양을 알 수 없는 물들이 댐이 무너지면서 관객에게 다가오는 그 입체감이야 말로 3D를 보는 큰 재미라고 생각이 됩니다. 긴머리를 휘날리는 장면들 대부분의 모습도 3D효과를 극대화시킨 장면들이기도 하고요.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뮤지컬 적인 느낌의 장면들입니다.

여기서도 드림웍스와 디즈니는 차이가 있습니다.

드림웍스는 기존의 팝음악을 다시 재활용하는 반면 디즈니의 음악들은 새롭게 작곡하거나 편곡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배우가 나와서 노래도 불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뮤지컬적인 잔재미 역시 디즈니의 전통중의 하나인데 '라푼젤'은 그러한 모습의 부활처럼 보여집니다. 그런데 그런 그 느낌들이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리가 디즈니의 이런 전통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작품에 등장하는 음악들이 하나같이 거부감이 들지않는 것은 그 세련함을 여전히 놓치 않는다는 생각도 들게 되네요.

하지만 '미녀와 야수'나 '인어 공주', '알라딘'에서의 기억나는 히트곡 외에는 디즈니의 주제가 히트도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작품에서는 얼마나 뜰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그런 점에서 이 영화에서 라푼젤로 등장하는 가수이자 배우인 맨디 무어에 큰 희망을 걸어봐야겠네요. 맨디 무어의 목소리도 상당히 좋았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그런 목소리로 노래까지 부르니 얼마나 않좋을 수가 없지요. 더구나 라푼젤은 지금 대입을 시켜도 좋을만큼 당당한 신여성의 역할로 생각해야하는데 맨디 무어는 그런 역할에 상당히 딱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디즈니 애니를 주위깊게 보신 분이라면 픽사의 이름이 사라진 것도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픽사의 단편이 한 편 정도 같이 상영하던 그동안의 관례를 생각하면 그냥 디즈니 장편 영화가 상영되었다는 것은 디즈니의 힘으로 만드는 간만에 보는 영화라는 것이죠. 그러나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겁니다. 이제 디즈니도 나름 픽사와 헤어져 홀로서기를 한다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얘기죠.





엔딩은 상당히 디즈니스러운 결말입니다. 

원작의 엔딩이 그런점도 있지만 사랑하는 남자를 구하지 못한 라푼젤의 눈물이 기적을 일으키는 점은 어떻게 보면 그동안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보던 재탕이긴한데요. 극적으로 살아나는 법에 대한 신선한 아이디이어가 디즈니에게 필요한 시점이기도 합니다. 


네, 그들은 행복하게 아주 아주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시리즈로 이어질 수 없는 1회성의 작품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또 하나 드림웍스와는 다른 점이겠지요.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고 알려진 '토이스토리'도 있었고 간만에 다시 새 시리즈를 내놓는 '카'도 있긴 하겠지만 디즈니의 고민은 아마도 그것일 것입니다. 식상하지 않은 엔딩과 우려먹었다는 논란을 벗어나서라도 시리즈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말입니다. 

50주년에, 50번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만든 디즈니에게 말입니다.

근데 그건 디즈니만의 고민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