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줄거리 부분과 더불어 결론부분에 스포일러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최근 들어서 속편을 이야기할 때 각설이 타령에 비유하곤 하는데요.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반복되는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욕을 먹어가면서도 속편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죠.
지난번 개봉한 '스크림 4'이야말로 죽지도 않고 또 왔다가 그저 그런 평을 얻었고 그나마 '엑스맨:퍼스트 클레스'는 프리퀼임에도 좋은 평가를 얻었지요.
어쩌면 속편이나 프리퀼은 도박에 가까운 모험이지만 담배와 도박에 맛들인 사람들이 그걸 쉽게 못끊듯 그것은 영화계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트랜스포머의 세번째 이야기가 개봉이 되었습니다.
이 영화도 죽지도 않고 또 나타난 각설이(?)같은 영화죠.
마아클 베이는 이 영화를 3 부작의 마지막이라고 하였다는 군요. 그런데 웬지 모를 이 이상한 기분은 뭘까요? 배우들도 일부 바뀌었고 2 편은 시나리오 노조 파업으로 인해 영화는 역시나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습니다. 방대하다 못해 화려한 이집트 해외 로케이션도 하나도 도움이 안되었다는 것이죠.
새로운 3편... 과연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트랜스포머... 그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0년전...
달에 이상한 움직임을 발견한 미 정부는 달 탐사를 목적으로 우주선을 띄웁니다.
미국 국기만 꼽아주고 나서 '이 땅은 미국 땅!'을 외쳐주면 되지만 사실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이죠.
그들이 발견한 것은 거대한 로봇들의 잔해였지만 무덤까지 그 비밀을 지키기로 다짐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대는 현재의 미국...
이 놈의 청년실업은 샘 윗위키에게도 찾아왔습니다.
다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사관에서 만난 새로운 반쪽 칼리가 같이 그의 곁을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디셉디콘의 반란이 다시 예고된 가운데 이 것의 열쇠를 지고 있는 것은 바로 달위에 매몰된 오토봇 선배님이신 센티넬 프라임을 구출하기로 합니다.
지구에서 깨어난 센티넬은 오토봇과 한 편을 이루지만 한편으로 디셉디콘 무리는 달로 추착하면서 남은 잔해속에서 신비의 기둥이란 기둥은 다모아 그 기둥으로 로봇들의 세상과 열리는 문을 만들기 위해 음모를 꾸밉니다.
다시 시작된 오토봇과 디셉디콘의 전쟁... 과연 이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그리고 틈만나면 항상 위험해지는 이 놈의 지구는 되살릴 수 있는 희망은 있을까요?
트랜스포머의 시리즈의 구조는 어떻게보면 단순합니다.
1 편에서 샘과 오토봇의 첫 대면이 시작되고 여기서 우리의 범블비와의 우정이 시작되는 부분이 그 시작이죠. 거기에 그들의 적수인 디셉디콘과의 제 1 라운드가 벌어집니다. 2 라운드인 2 편에서는 이집트로 넘어가서 이들과 더 스케일이 큰 대결을 하게 됩니다.
1 편의 LA에서 2 편의 이집트... 어떻게 보면 3 편은 더욱더 이국적이고 이들이 대결을 펼칠만한 장소를 생각했어야 하는데 의외로 다시 미국 땅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스케일은 점점 더 커지고 다양한 로봇이 나옵니다. 네, 그건 인정하도록 하죠.
하지만 스케일만 커졌을 뿐 볼꺼리가 많아졌는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모든 시리즈의 공통점은 그것입니다. 지구를 지배하려고 하는 디셉디콘에 맞써 싸우는 오토봇과 샘 일당 미션이 주된 이야기라는 것이죠
1 편에서 큐브를 지키고, 2 편 역시 큐브를 지켜야 하는 상황입니다.
3 편에서 아무것도 안지키고 성실하게 일 좀 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떼로 몰려오는 로봇과 정체불명의 기둥을 지켜야 하는 미션에 시달립니다.
미션의 종류만 달라졌을 뿐이지 여전히 이들이 지켜야 하는 것은 지구이며 무찔러야 하는 것은 디셉디콘입니다. 그러다보니 소재가 한정되기에 이릅니다.
물론 '트랜스포머'는 인기 만화를 가지고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원작을 크게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것인데 소재 발굴이나 약간의 변형부분은 생각하지 않고 원작에 얽메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3 편은 간단하게 요약해도 되는 작품입니다.
샘은 일자리를 구해야 하고 여친은 샘을 못믿어하며 오토봇과 디셉디콘은 만나기만 하면 싸운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상하게 생긴 봉을 되찾아서 로봇의 세상으로 지구가 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주된 줄거리입니다. 하지만 디셉디콘 무찔러서 빨리 봉을 꺼내면 이야기가 끝나는 것을 군인이 앞에 등장했다, 하늘에서 등장했다, 물위에서 등장했다... 여러 방식에 상당히 뜸을 들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참고로 이 영화의 기자시사의 경우 현지 영화사의 내부방침에 따라 휴대폰과 캠코더 등의 장비들이 회수조치 되었는데요. 휴대폰 시계를 웬만해서 만지지 않는 저로써는 지금 시간이 너무 궁금해 미칠 지경이더군요.
두 시간이 약간 넘게 만들면 될 것을 30 여분이 넘는 시간을 더 할애해가면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는 것은 상당히 억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3D를 염두하고 만든 작품이라서 그런지 3D 입체안경을 쓰고 실감나는 영상도 많이 연출이 되었는데요. 로봇간의 대결이나 건물 파편이 튀는 장면 등에서는 실감나게 연출이 되었지만 일부에서는 생각했던 것 만큼 3D 효과가 약했다고 이야기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최근 '캐리비안 해적 : 낯선 조류'가 생각보다 3D 효과가 별로 였다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곧 개봉될 다른 3D 영화들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1, 2편에 이어 샤이야 라보프는 멋진 액션연기를 선보였고요, 감독과의 불화설로 하차한 메간 폭스를 대신하여 로지 헌팅턴 휘틀리라는 신인배우가 투입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로지 헌팅턴 휘틀리가 더 나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메간 폭스를 돌려달라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보이네요.
일단 로지 헌팅턴 휘틀리의 몸매는 좋았지만 이 작품 한 편으로는 연기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를 것 같습니다. 짧게 나마 등장한 한국계 미국인인 켄 정도 인상적이었고, 알파치노의 젊은 모습을 연상하게 만드는 존 터투로의 감초 연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그 많은 배우들에 비해 1, 2 편의 복습처럼 보이는 액션 장면은 실망감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중요한 것은 러닝타임을 늘려가려는 방식이 아니라 어떻게 탄탄하게 이야기를 만드냐의 노력일 것입니다. (참고로 1 편의 러닝타임은 135분, 2편의 러닝타임은 147 분입니다.) 이 영화의 미덕은 매 시리즈마다 러닝타임 기록을 깨는 것이 아니라 간결하게 시간을 단축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일껍니다.
이러다가 마이클 베이 감독도 J.J. 에이브람스처럼 떡밥의 제왕으로 군림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거기에 스티븐 스필버그 이름도 먹칠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고요.
린킨 파크의 주제가 외에는 아무것도 기억 안나는 영화... '트랜스포머 3'였습니다.
PS. (여기에 스포일러 약간 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그 봉은 여러나라에 설치되지만 결국은 이들을 무찌르는 것은 미군입니다. 왜 항상 미국영화는 얘네들이 구출하고 무찌르는 것일까요?
얘네들은 죽어도 연합군 정말 하기 싫은가 봅니다. 그리고 살짝 불에 그을린 성조기도 신경 쓰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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