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인 어 베러 월드]폭력과 평화 사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이다!

송씨네 2011. 6. 30. 17:42




폭력이란 어떤 것일까요?

몸으로 가하는 폭력, 언어적 폭력이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폭력이란 몸으로 가하는 폭력일 것입니다. 폭력은 평화와 반대개념으로 그 어떤 전쟁이나 고난도 감수하겠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 폭력과 평화 사이에 갈등하는 두 가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가족들에게는 아들들이 있습니다. 과연 폭력으로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것이 가능할까요?

올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서 인증받은 영화 '인 어 베러 월드'입니다.



아프리카애서 의료 봉사를 하는 안톤...

삶과 죽음 사이에 많은 환자들이 천막 간이 병원으로 몰려듭니다.

그는 여유가 생기면 덴마크로 돌아와 별거중인 아내와 아들을 만납니다.

한편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와 같이 살아야 하는 소년도 보입니다.

그의 이름은 크리스티안... 크리스티안의 전학 후 첫 등교날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또 따른 소년을 발견합니다. 의치와 툭 튀어나온 입때문에 쥐라고 놀림당하는 엘리아스...

크리스티안은 엘리아스를 괴롭히던 이들 중의 우두머리를 치명타에 가까울 정도로 혼내주고 이 사건으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는 친해지게 됩니다.

안톤은 귀국 후 아들을 만나러 갑니다. 엘리아스 입니다... 그의 아들이죠.

안톤 가족과 크리스티안이 한가롭게 산책을 즐기던 도중 안톤의 작은 아들이 다른 집 아들과 실갱이를 벌이는 현장을 목격합니다. 그네를 가지고 노는 것에 대한 작은 의견 충돌이었지요.

그런데 한 우락부락한 남자가 안톤의 뺨을 날립니다.

말리러 온 것인데 자기 아들을 건드렸다는 이유료 공격합니다.

크리스티안과 엘리아스는 카센터를 운영하는 라스라는 이름을 알아내고 안톤과 같이 그 카센터로 향합니다. 하지만 폭력적인 라스에게 다시한번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안톤이 다시 아프리카로 의료봉사를 나간 사이...

크리스티안과 엘리아스는 라스에게 복수를 할 방법을 생각해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위험한, 치명적인 복수였습니다.





우선 영화를 이해하기 전에 영화 속 캐릭터를 이해해야 할 것 같은데요.

먼저 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의사인 안톤의 모습이었는데 어쩌면 그는 이중적인 남자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을 위한 평화에는 앞장설 수 있어서도 정작 자신의 가정의 평화는 이륙하지 못했으니깐요.

아내와 별거중이고 자신의 자녀를 지키기위해 애를 쓰는 것처럼 보였으나 자신의 자녀로 인해 생긴 피해에 대해서는 정작 폭력에 맞써 싸우지 못하는 무능한 아버지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는 평화주의자였을 껍니다. 하지만 아무런 방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라스라는 사내에게 계속 맞았던 안톤의 모습은 멋진 모습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폭력이 어느 정도 필요한 순간임에도 그렇게 맞고도 자녀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그가 패배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죠.


하지만 반대로 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안톤의 모습은 어딘가 달랐습니다.

무차별로 여성들을 공격한 반군지도자를 살릴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고민에 그는 주저없이 그를 구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안톤은 분명한 철칙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성들을 희롱하고 공격하고 사람들을 죽인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자 분노한 안톤은 자신도 신변의 위협을 느낄지도 모르는 상황속에서도 그를 강제로 퇴출시킵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에게 그 지도자는 응징을 당합니다. 폭력을 행사한 자들의 최후는 역시 폭력이었고 그것으로나마 어느 정도의 평화를 이륙한 것이죠.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폭력은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평화가 필요하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평화주의자들은 오히려 폭력주의자들에게 박해를 받게 됩니다.

다행히 이들 중에 여전히 평화주의를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평화를 위해 일부 폭력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비폭력 주의를 외치던 간디도 쉽지 않은 투쟁을 했으니 말이죠.

이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폭력과 평화는 알고보면 종이 한 장차이라는 것이 들었습니다. 평화를 외치던 사람도 경우에 따라서는 폭력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과연 이런 세상을 만든 사람이 누굴까요? 바로 우리 자신이겠지요.





자, 또 다른 주인공이자 친구 관계인 크리스티안과 엘리아스를 볼까요?

맞써 싸우는 것을 거부했던 엘리아스는 평화주의자라기 보다는 폭력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연약한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티안을 만나면서 내면에 숨겨져있던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엘리아스를 괴롭히던 우두머리에게 펌프봉과 칼로 위협하고 폭력을 휘두른 것은 분명 잘못된 점입니다.

하지만 평화를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수단으로 이들은 공격하게 되지요.

그러나 안톤을 공격한 라스라는 사내를 공격하면서 이들의 모습은 평화를 위한 폭력이 아닌 복수를 위한 폭력을 감행하게 됩니다. 흔히 우리가 뉴스나 드라마에서 접하게 되는 '아버지의 원수, 내 가족의 원수..' 같은 것이지요.

이들이 택한 방법은 폭탄테러라는 위험한 방식이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라스의 차량만 파손시키는 것이 목표였지만 의외의 복명을 만나면서 사태는 이상한 모습으로 변하게 됩니다.

복수를 하려던 이유를 몰랐던 엘리아스의 어머니인 마리안느는 엘리아스를 죽인게 크리스티안이라면서 울부짖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이유를 잘 알고 있었던 안톤은 엘리아스가 아직 무사하니 자책하지 말라면서 크리스티안을 위로하죠.





우리 주위에는 폭력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른바 최근 지하철에서 목격되는 민폐남, 민폐녀 퍼레이드는 폭력의 정당성을 스스로 주장하는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네티즌 수사대라 불리우는 사람들이 그들의 신상정보를 알아내어 그들을 응징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들은 응징 당해야 마땅하지만 과연 그들을 공격하고 신상을 알아내고 나서 평화가 찾아오는가에 대한 의문일 것입니다. 잘못된 신상정보 공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것이며 그들이 응징당했다고 하더라도 과연 우리들이 말하는 평화수호일까는 의문도 듭니다.


'인 어 베러 월드'는 폭력의 정당성을 묻는 동시에 평화를 이륙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폭력이 불가피 한 것일까라고 묻습니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덴마크, 스웨덴에서 넘어온 영화이지만 영화가 보여주는 상황은 전혀 이국적이지 않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분명한 것으로 입으로 폭력적인 사람이나 몸으로 폭력적이거나 한 사람들의 최후는 어떻게 되건간에 비참하다는 겁니다. 우린 너무 그걸 잘 알고 있기에 이 영화를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시리라 생각됩니다.



PS. 트위터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의외로 이 영화의 제목에 대해 불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말로 직역하는 것이 옮을 일이겠지만 직역은 자칫 다른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영문 원제를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굳이 직역하자면 덴마크 원제는 '복수'라는 의미이며,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신 이 리뷰의 원제인 '인 어 베러 월드'는 '더 나은 세상에서'입니다. 엔딩크레딧에서 보여지는 꾸밈없는 자연의 모습을 보시게 되면 이 제목의 원제가 잘못된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실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