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스피드를 얼마나 즐기시나요?
소싯적 스피드에 몸을 실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 있고 경험한 적은 없지만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싶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을 껍니다.
오락영화를 만듬에 있어서 과거에는 강우석 감독이야말로 액션 오락영화에는 그를 따를자가 없었지요. 물론 여전히 강우석 감독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번 이륙하기에는 힘든 것 같습니다.
최근에 들어서 강우석 사단만큼이나 히트작을 내놓는 집단이 있는데 바로 윤제균 감독이 이끄튼 JK 필름이죠. 과거 '두사부일체'로 재미를 본 그는 여러 종류의 오락영화를 만들어내는데요.
'하모니'가 의외의 성공을 거두고 '해운대'는 초대박을 이루어냅니다. 오늘 소개할 '퀵'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공식적으로는 국내기술로 만든 첫 3D영화가 될 '제7광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론 최초는 다른 영화지만 저는 '나탈리'는 빼고 싶네요... ^^; )
개봉을 앞둔 '제7광구'의 워밍업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퀵'을 소개합니다.
왕년에 폭주족 기수... 그는 지금 퀵서비스 배달원입니다.
뭐든지 배달 가능하며 사람도 가능하죠. 단, 사람은 당연히 따블입니다.
방송국에서 생방송 콘서트장으로 이동을 해야하는 의뢰인이 발생되는데 알고보니 예전 그가 사귀었던 춘심이입니다.
지금은 걸그릅 OK 걸스의 맴버로써 아롬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죠.
드디어 사람 배달나가려는 순간 아롬이 쓰고 있는 헬멧에 폭탄이 설치 되어 있다고 합니다.
멈춰도 터지고, 배달에 실패해도 터지며, 지령에 움직이지 않아도 터지며, 기수와 아롬의 거리가 떨어져도 터집니다.
얼떨결에 폭탄을 배달해야 하는 두 사람은 여러 곳에 물건을 전달하지만 바로 그자리에 폭탄이 터지게 되지요. 배달은 성공하지만 많은 사람이 희생된다는 것.
전직 폭주족이자 아롬을 사랑했던 경찰 명식이 직접 나서기로 합니다.
이제 그들은 큐브처럼 생긴 폭탄을 배달해야 하며 한쪽에서는 이들의 다음 장소를 예상해야 합니다.
절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그 놈 목소리...
과연 기수와 아롬은 안전하게 살 수 있을까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영화 '퀵'은 오락영화로 아예 작정하고 만든 영화라는 겁니다.
잘못 이해하면 이 이야기가 비판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기본에 충실한 오락영화라는 이야기입니다.
오락영화들이 실수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슬픈 상황을 집어넣어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죠. 글쎄요, 그렇게 만들어져서 성공한 경우는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만들어서 성공한 경우는 정말 시나리오 짜는 기술이 뛰어난 작가나 감독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겁니다.
'퀵'은 상당히 단순한 줄거리의 영화입니다. 폭발물이 설치되었고 그것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지령에 따라야 한다는 겁니다. 많이 보던 스타일이고 앞으로도 자주 보게될 레파토리입니다.
문제는 이것을 어떻게 식상하지 않게 이야기할 것이냐는 것이지요.
그런점에서 퀵서비스맨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것은 상당히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는 겁니다. 다른 영화들에서만 봐도 퀵서비스맨은 조연이거나 혹은 그야말로 지나가는 하찮은 사람들 중의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전직 폭주족 출신의 퀵서비스맨이 이야기를 이뜰어간다는 것은 상당히 영리하다는 겁니다.
거기에 혼자 배달을 한다는 것은 좀 심심해 보이니 러브관계도 첨가가 되죠.
아이돌로 살아가고 있는 춘심(혹은 아롬)을 얼떨결에 끌어들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단순한 액션이 아닌 코믹적인 상황을 집어넣는다는 것인데 헬멧을 절대 벗어서는 안된다는 규칙이죠. 하지만 얼굴로 사람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아이돌 가수에게 헬멧은 쥐약이죠. 거기에 자신의 몸을 씻고 싶은데 샤워도 불가능하니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헬멧을 쓰고 춤을 추거나 헬멧을 쓰고 밥먹고 샤워까지 하는 상황들은 상당히 코믹한 장면이라 여겨집니다. 물론 그 상황을 겪는 사람은 상당히 답답하고 눈물나겠지만요. (배우 강예원 씨가 그 장면에 대해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했다는 장면은 아이러니한 상황이지만 이해가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큐브 모양의 폭탄이 배달되는 과정과 이 과정안에는 거대한 조직의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것은 이야기를 이끌어가기 위한 약간의 양념일 뿐 그것에 대해 깊히 생각하지 않아도 이야기를 전개하는데에는 큰 문제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시나리오가 허술해질 우려가 있기에 나름대로 튼튼하게 지탱해줄 무엇은 분명 필요하다는 겁니다.
배우들의 다양한 진면목을 볼 수 있는게 '퀵'의 장점입니다.
더구나 윤제균 감독 사단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전작과 상당한 유사점을 보이지요. 우선 전작 '해운대' 이후 다시만난 이민기, 강예원 씨를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김인권 씨는 '해운대'에 이어 묘기대행진을 보여주고 있고요. '해운대'의 명장면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컨테이너 추락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거기에 김인권 씨가 있었죠.)
'해운대'에서는 안타까운 사랑을 나눴던 두 사람이 여기서는 여전히 안타까운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더욱더 그들의 중심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은 불사신처럼 대활약을 합니다.
'퀵'이 한간에 이야기하는 '해운대'의 또 다른 버전이라는 이야기가 우스겟소리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죠. 더구나 이 영화는 속편을 만들 수 있는 소재꺼리가 앞으로 충분하기에 2 편 이상의 시리즈를 만들어도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이민기-강예원-김인권' 이렇게 세 배우의 삼각관계도 어이질수 있는 부분이고요.
이 영화의 감독은 '양아치어조'와 '뚝방전설'을 만든 조범구 감독입니다.
사실 그의 데뷔작인 '양아치어조'를 보고 열광했던 한 사람이었죠. 그러고보면 독립영화를 만들던 시절과 분명 지금은 다른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퀵'이나 '양아치어조'에서 보여지는 유사점은 바로 어두운 뒷골목을 전전하던 젊은 청춘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양아치가 아닌 인간처럼 살고 싶은 그들의 발악이었다는 것이죠. 단지 독립에서 상업으로 바뀌었을 뿐 그것에 대한 생각은 여전하리라 봅니다. 류승완 감독이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만들고 상업적으로 변화했지만 여전히 뒷골목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것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아쉬운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한국적이지 않은 액션이라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곳에서 폭탄을 제거해야한다는 점은 '스피드' 시리즈와 닮았고, 스피드 광의 이야기가 나오는 대목들은 프랑스 블록버스터인 '택시'를 생각하게 합니다.
심지어는 한 네티즌은 '다이하드'와 마이클 베이의 영화들과 비교하면서 액션 장면의 유사성을 지적하기도 했지요. 물론 오락영화의 비슷한 관습과 법칙이 있는 부분에서 우연치 않게 나온 장면일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한국식 액션이 부족했다라는 지적을 피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헐리웃 블록버스터의 액션들을 많이 참고했다면 코믹적인 상황은 성룡영화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물론 조범구 감독도 성룡영화 스타일을 참고했음을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요. 대표적인 장면이 OK 걸스 공연장에서 빠져나온 기수와 아롬 커플이 연예인 밴에서 오토바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액션이 그런 경우입니다. 오토바이와 밴이 마주보고 있는 상태에서 아롬이 손바닥을 이용해 유리창을 때리는 장면은 성룡영화에서 보여주는 코믹액션 스타일을 그대로 가지고 있지요. 더구나 엔딩 크레딧은 성룡영화의 트레이드 마크인 NG 장면이 숨겨져 있지요. (개인적으로 이 엔딩 크레딧이 마음에 드는 것이 보이지 않은 활약을 한 스턴트 배우들의 활약을 이야기하였고 배우들이 찾아가 스턴트 배우가 입원한 병원을 병문안 했던 장면은 의리있는 모습으로도 보여집니다.)
'퀵'은 분명 여름을 겨냥하고 만든 괜찮은 상업영화라는 겁니다.
기본에 충실한 오락영화라고 제가 말씀드린 것은 틀린 말이 아니죠.
그리고 윤제균 사단은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보여줄 것이 분명합니다.
'제7광구'를 은근히 기다리는 것도 그 이유이겠지요. 앞으로는 강우석 사단이 아닌 윤제균 사단이 한국오락영화 시장에 절대강자가 될 것이 분명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봅니다.
스피드를 만끽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퀵' 어떨까요?
PS. 이 영화에는 의외의 옥의 티가 있는데 말견하셨나요?
폭탄을 짊어진 아롬이 공항철도을 타는 장면이 있는데 내부는 공항철도 객차가 아닌 일반 전철의 객차라는 점입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공항철도 겉면과 일반 철도의 겉면을 보여주어 혼란을 일으킬만한 장면들도 보였습니다. 사실 열차를 타는 장면에 있어서는 은근히 옥의 티라던가 기존 섭외 장소와 다른 경우가 발생되기도 합니다.
지하철을 촬영하는 장면에서는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임에도 일부 영화에서는 인천 지하철이나 다른 지역 지하철에서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영화 '분홍신' 같은 경우 서울을 배경으로 등장하지만 지하철 촬영장소는 인천지하철을 이용한 것이 그런 예이지요.
이 영화 '퀵'은 내부는 서울지하철의 객실을 활용하고 악당과의 격돌 장면은 실제 공항철도와 서울지하철의 장면을 고루 섞은 장면이 등장합니다. 공항철도와 일반철도를 모두 타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가 절묘하게 짜집기가 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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