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양과자점 코안도르]소녀, 제빵왕 되다!

송씨네 2011. 8. 3. 13:34



빵이나 케이크처럼 달콤하고 고소하며 짭짤한 음식도 드물죠. 

세가지를 동시에 지닌다는 것은 힘든일이지만 흔히 제과, 제빵이라고 말하는 빵이나 케이크는 묘한 즐거움을 주는 음식임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보니 빵이나 케이크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의외로 많죠.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들 중에는 의외로 맛나는 케이크에 관한 이야기들이 줄을 잇고 있고 그중에 일본 만화가 원작인 '엔티크'는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만들기도 했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나 '제빵왕 김탁구'처럼 행복한 음식을 만드는 파티쉐나 쉐프의 이야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 한 젊은 처자가 있습니다. 시골에서 상경한 그녀가 제빵왕으로 성장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실래요?

영화 '양과자점 코안도르'(이하 '코안도르')입니다.



사람들로 정신없는 도쿄...

한 아이가 도시로 올라옵니다. 그녀의 이름은 나츠메...

제과점을 하던 부모님 손에서 자랐으나 상당히 초짜입니다.

사실 그녀가 도쿄를 온 이유는 결혼을 약속으로 한 남친이 도쿄의 한 제과점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었습니다. '코안도르'라는 제과점에 도착한 나츠메는 그러나 남친이 이미 이곳을 떠났고 결별 선언을 한 편지를 남기고 떠남을 알게 됩니다.

떼도 쓰고 화도 내고... 그녀는 그렇게 코안도르에서 일하게 됩니다.

하지만 도전정신은 강하지만 기술은 거의 바닥... 거기에 같이 일하는 동료 마리코는 사사건건 트집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쉐프이자 주인인 요리코가 나츠메를 점차 인정해주는 분위기라는 것이죠.

한편 코안도르를 자주 찾아오는 남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토무라입니다.

과거 잘나가는 파티쉐였지만 8년전 사고로 그는 이제 주방에 들어가는 것이 두렵기만 합니다.

맛집 관련 책을 쓰고 강단을 서는 것을 대신하지만 그의 인생도 씁쓸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외국인을 상대로 한 출장요리 의뢰를 받고 기쁨에 겨운 요리코는 그만 과로로 쓰러집니다. 핵심 쉐프가 빠져버렸으니 가게도 클로즈, 의뢰역시 그대로 이행할지도 의문입니다.

나츠메는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토무라에게 요청을 하지만 쉽지만 않습니다.

과연 코안도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코안도르'나 '엔티크'를 보면서 느낀 것은 왜 일본인들은 저렇게 케이크에 집착할까라는 의문이었습니다. 물론 이는 일본영화 중에 음식 영화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갈만도 한 대목입니다. 앞에 언급하지 않았지만 또 다른 일본영화인 '달려라 타마코' 역시 빵에 집착하는 소녀가 등장하죠. 

어쩌면 우리는 달콤한 케이크나 빵처럼 인생도 달콤하고 행복해지길 원했을 껍니다. 영화 속 등장인물인 토무라의 경우에도 그가 만든 케이크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했으니깐요.

우리의 김탁구 역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빵, 배부른 빵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나왔으니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과 행복해지는 것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불행한 사람도 음식을 즐기면서 잠시 그것을 잊고 먹는 시간 만큼은 행복해질테니깐요.

어쩌면 같은 이야기처럼 보이는 '코안도르'나 '달려라 타마코' 같은 작품이 주는 의의는 행복하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은 그사람이 행복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이건 다른 얘긴데요. 요리를 배우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숙식제공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이죠. 에드워드 권도 숙식제공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이야기하니깐요. ^^;  )


여기서 한 작품을 더 이야기 해볼까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의 주인공 삼순의 직업도 파티쉐였습니다.

삼순은 사랑과 시련을 모두 겪어본 여자이죠. 하지만 삼순은 담담하기만 합니다. 오랜 연륜과 경험이 그녀를 굳세게 만들었으니깐요. 하지만 '코안도르'의 나츠메는 일편단심 유치원 시절부터 사귄 남자친구를 평생의 반려자라고 생각합니다. 철이 없는 것인지 순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정으로 이별을 겼음으로써 시련을 배워나가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시련은 삼순에 비하면 '새 발에 피'였을테니깐요. 앞으로 그녀는 또 다른 사랑을 할 것이고 아픔도 겪겠죠. 그러고 보니 아오이 유우는 이런 이야기가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데요. (이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해보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오이 유우가 올해 연기인생이 1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하는군요. (저는 아오이 유우를 보면서 자꾸 신민아 씨가 떠오르더군요. 청순하다의 공통점 때문이었을까요?)

의외로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출연했고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영화들에서 그녀는 청순의 대명사였고 버림받기가 일쑤였고 무일푼에 핸드폰 하나 없는 인물로 그려진 작품도 상당수 있다고 합니다.

그녀가 청순한 이미지를 각인 시킨데에는 이와이 순지 같은 순정만화 풍의 이야기를 주로 만드는 감독들과 작업한 것도 있지만 그녀가 악날하고 잔인한 연기를 하기에는 너무나도 순수한 외모 때문에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녀는 애니메이션 영화에 많은 더빙을 하였으며 '무시시' 같은 액션영화에도 출연했고 역시 의외로 이와이 순지답지 않을 수도 있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출연했으며 차기작 역시 이와이 순지 작품의 노선과 조금 동떨어져 있는 '뱀파이어'라는 작품에 나올테니 한가지 이미지에 국환된 배우는 아니라는 것이죠. (굳이 흠이라면 일본의 우익 영화계 쪽의 영화에 출연을 많이 했다는 비난도 많지만 여전히 많이 사랑을 받는 배우임에는 틀림없죠.)


그렇다면 그녀가 청순의 대명사로 불리우게 된 이유는 뭘까요? 저는 좀 엉뚱한 부분에서 그 정의를 내려볼까합니다.

이 영화를 수입한 스폰지의 영화들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는데요. '하나와 엘리스', '백만엔걸 스츠코' 등의 그녀 작품을 수입한 대부분의 영화사가 스폰지라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훌라걸즈'나 다른 작품의 경우는 다른 영화사에서 수입한 경우가 있지만 우연하게도 스폰지에서 수입한 영화들에는 순수하고 청순한 아오이 유우의 모습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아오이 유우의 작품들은 세련되고 멋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한편으로는 그녀의 영화들이 단순한 이야기 구조의 영화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지요. 심지어는 위기를 찾기 힘들 정도의 영화들도 그녀에게는 많았으니깐요.

어쩌면 아오이 유우의 십 년은 스폰지(다시 말하자면 조성규 대표)가 만든게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보네요.


케이크들이 정신없이 등장하는 영화들을 보면 눈이 호강한다고들 합니다만 사실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죠. 

'엔티크' 개봉했을 때도 저것들은 실제 먹기는 힘들겠지라는 생각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눈으로 보는게 아쉬워 그랬을까요? 이 영화를 수입한 스폰지는 자사 극장인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영화속에 등장한 케이크들의 일부를 실제로 판매하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습니다. 단순이 보는 즐거움에서 그치지 않고 먹는 즐거움까지 보여준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일본 청춘 영화들의 결말은 한결 같습니다. 특히나 아오이 유우의 영화들의 결말들도 항상 비슷합니다.

아직 희망이 있기에 우리는 전진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영화 속 토무라가 가족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나 다시 앞치마를 둘러맨 모습에서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극장에 들어선 그 날 만큼은 향기로운 케이크의 향에 취해보고 싶은 그런 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달달한 케이크 한 조각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