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세 얼간이]얼간이들이 들려주는 현실과 맞써 싸우는 방법!

송씨네 2011. 8. 21. 21:16

 

 

 

 

 

인도 영화 접한지 이제는 가물가물 할 정도가 되었네요.

부천영화제에서 '옴 샨티 옴'이란 작품을 보고 나서 정식적으로 인도영화가 개봉된 것도 그렇게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음악이 지나치게 많아서 그게 러닝타임을 너무 잡아먹는다는 생각 때문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인도영화는 우리 정서에 안맞아서 그런 것일까요? 어쩌면 이유는 전자 때문인것 같습니다.

 

인도영화들은 과거 음악 중심으로 신분의 문제라던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많아지다가 헐리웃 작품을 배끼는 식으로 영화들이 한동안 많아지는 것도 보여졌지요.

그런 인도영화들이 최근에는 이런 신분의 제한이 아닌 고뇌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 인도영화에 여러가지 새로운 소재들이 등장하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액션 영화들도 많아졌고요.

 

길다는 이유에서 몇 컷이 날라갔지만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세 얼간이'라는 작품이죠. 그런데 이 영화 참으로 공감가네요. 인도의 젊은이들의 이야기인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고뇌와 청춘을 이야기한 것 같거든요. 이 수상한 영화를 오늘 이야기할까 합니다.

 

 

인도의 카이스트라고 불릴 수 있는 명문대인 임패리얼 공대...

ICE라 불리우는 이 학교에 신입생들이 몰려들어옵니다.

들어오자 마자 어처구니 없는 속옷바람으로 신고식을 해야 하는 상황도 생겨나고 파르한과 라주는 난감해하죠. 그러나 란초라는 이 친구는 그것을 거부하고 오히려 선배들의 권위에 도전하게 됩니다.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거나 성공하지 못하면 낙오자가 된다고 경고를 한 이른바 '바이러스'라는 별칭을 가진 총장에게도 란초는 그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그의 기인에 가까울 정도의 행동들은 계속됩니다.

바이러스는 그럴 수록 란초를 비롯한 세 친구들에게 경고와 압박을 가하는데요, 그 와중 한 학생이 자살을 하면서 란초는 세상과 이 학교와의 전면전을 선포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바이러스 학장의 딸인 피아를 보고 란초는 첫눈에 반하지만 그 아버지의 그 딸 답게 깐깐하기만 합니다.

더구나 파르한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사진공부를 아버지의 반대로 할 수 없는 것에 갈등을 하게 되고 라주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몇 년이 지나 기숙사내에서 방귀대장이자 소음기로 소문난 차두르가 나타나 파르한과 라주에게 찌질한 복수전을 감행하는과 동시에 행방이 묘연한 란초를 찾으러가자고 제안합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삶을 살고 있던 두 사람에게 란초의 소식은 궁금하기만 하죠.

세 사람은 다시 여행을 떠나 란초를 만나기로 합니다. 그리고 피아의 소식도 알아보기로 하죠.

과연 그들은 란초와 피아를 만날 수 있을까요?

얼간이 삼총사의 재회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IMDB에 올라온 러닝타임은 170분, 인도에서는 164분, 그리고 한국에서는 141분으로 잘려나가서 개봉한 이 작품은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세 시간이 넘는 인도영화의 특성을 살릴 것인가, 아니면 멀티플렉스와 같은 극장의 상영조건에 맞게 줄이느냐의 고민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극장에서는 결국 이 141분이, 이화여대의 아트하우스 모모에서는 인도에서 상영된 164분을 그대로 살리기로 합니다. 제가 본 버전은 당연히 141 분이니 전체의 흐름을 어느정도는 이해 못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인도제작사에게 승인을 받아 141분으로 탄생된 것이라니 그나마 다행인 것이지요.

 

이 작품은 아시다시피 꿈많은 청춘들의 캠퍼스 생활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을 보면 우리나라 드라마 '카이스트'나 '우리들의 천국' 등의 작품을 생각하기 좋으시리라 봅니다. (아... 이 작품은 그러고 보면 '카이스트'에 더 가깝겠군요. )

이 영화가 인상적인 것은 영화속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우리들이 공감하는바가 크다는 겁니다. MT나 신입생 환영회에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짓꿏은 신고식이나 학점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면 학사경고나 정학을 당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것에 고뇌하여 극단적인 삶을 취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현재 대한민국 대학생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상당히 닮아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카이스트에서는 학점이나 학업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거나 여러가지 다른 사정으로 인해 결국 힘든 삶을 포기하고 자살한 학생들의 소식들을 듣게 되는데요. 지금 그 상황이 영화속 ICE의 상황과 뭐가 다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점이 높아야 제대로 졸업하고 그래야 취직을 할 수 있는 그런 살벌한 사회에서 이들 젊은 청춘들이 살아가기에 이 세상은 너무나도 가혹하다는 것이죠.

 

 

 

 

총대를 매고 란초는 다른 방식으로 낡은 권위주의 사회와 싸우려고 하려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란초의 고향에 가게 된 세 사람이 란초의 비밀을 알게되면서 그가 배움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한다는 것... 그 꿈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이야기하게 되는데요.

그 점은 의외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이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란초의 이런 생각은 파르한과 라주에게도 큰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파르한은 아버지에게 사진작가의 꿈을 이야기하고 몸이 불편해진 라주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면접장에 나타나 자신의 꿈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영화처럼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죠.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입니다. 체탄 바갓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하였고 그의 실제 학창시절 이야기가 소설에 녹아져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의외로 영화와 다른 점도 많다고 하는군요

 

인도의 대표적인 아미르 칸은 1965년생이라는 믿기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안으로 주인공인 란초 역할을 해냈고요, 연극무대에서 내공을 쌓은 라주 역의 샤르만 조쉬와  인도의 웬만한 영화에는 흥행돌풍을 일으켰던 마드하반은 파르한 역할로 등장하여 세 사람 모두 환상의 호흡을 자랑합니다.

 

 

 

 

영화에서 가장 많은 문장을 차지하며 주제가에 등장하는 말은 '알 이즈 웰'... 그러니깐 모든 일은 잘 될꺼라는 희망의 주문이라고 합니다. 

글쎄요...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주문을 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해리포터의 '아브라카다브라'같은 주문이나 이승환 씨의 '덩크슛'의 '야발라바 히기야'란 가사, 아니면 영화 '타짜'에 나오던 '아수라발발타' 등의 주문들 말입니다.

그것도 아니면 '돈 워리 비 해피'도 좋을테고요.

그런데 당분간은 이 마법의 주문을 외쳐봐야겠네요.

'알... 이즈... 웰...' 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