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문화의 아이콘... 그들은 어떻게 사랑을 나누었을까?

송씨네 2011. 9. 2. 16:29

 

 

 

여성들이 사랑하는 화장품 브렌드 중에 하나를 뽑으라면 당연히 샤넬을 뽑을 껍니다. 또한 러시아가 사랑한  음악가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를 이야기하실 껍니다. 패션계와 화장품계를 그느렸던 엘과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스트라빈스키... 과연 이 두 사람은 어떤 관계였을까요?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격정적인 사랑이야기가 지금부터 펼쳐집니다.

영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입니다.

 

 

1913년 프랑스 파리... 러시아에서 온 한 음악가의 발레 공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봄의 제전'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질 이 공연...

하지만 음악도 전위적, 발레 공연의 내용도 매우 난해...

관객들의 야유속에 공연은 어렵게 막을 내렸지요.

그러나 이 공연에 스폰서를 자청한 여인이 있었으니 파리의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입니다.

가브리엘 넬은 이렇게 먼 곳에서 찾아온 음악가 스트라빈스키의 공연을 돕기로 하고 자신의 대저택에 같이 그들 가족이 머물러 줄 것을 제안합니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그들의 예술들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 관심은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고 사랑에 이르게 됩니다.

스트라빈스키의 아내 카타리나는 이 둘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고 스트라빈스키의 일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합니다. 하지만 이럴 수록 샤넬은 스트라빈스키를 유혹은 더 해지고 스트라빈스키 역시 샤넬의 묘한 매력에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한편 그들의 사랑만큼이나 샤넬은 자신만의 향수를 개발하게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스트라빈스키의 새로운 곡에 대한 작곡의 열망은 더해갑니다.

 

 

 

 

이 작품은 크리스 그린하그의 원작 소설인 '코코 & 이고르'가 원작인 작품입니다.

전기가 아닌 소설이라는 점이죠. 그렇다면 영화의 내용은 사실인가라고 물으실텐데 일부 샤넬(1883~1971)과 스트라빈스키(1882~1971)의 일화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허구입니다. 따라서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러브스토리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죠.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디까지가 진실일까요?

샤넬이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 관심을 갖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샤넬의 집에 이들 스트라빈스키 가족들이 거주를 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샤넬은 스트라빈스키에게는 관심이 없었죠. 다만 샤넬에게는 남자들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극적인 재미를 위해 소설은 샤넬과 스트라빈스키가 사랑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그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도 세트에 샤넬의 스타일을 많이 담아낸 듯한 장면이 많습니다. 블랙과 화이트로 단순화 된 의상이나 집안의 모습들을 보면 그야말로 샤넬 스타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영화에서는 우리가 그렇게 잘 알고 있던 샤넬 넘버 5 향수의 탄생과정도 영화에서 잘 녹아내게 만들었지요. 그러고 보니 샤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또 있었죠. 오드리 토투가 연기했던 '코코 샤넬'이란 작품이었지요.

'코코 샤넬'이 샤넬의 일대기와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일대기에 중심을 잡았다면 '샤넬과 스타빈스키는' 역시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사랑에 더 초점을 맞추었고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두 사람의 각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일대기적인 부분은 담아낼 수가 없었지요. 더구나 앞에도 이야기했듯이 이 두 사람의 사랑은 허구였으니깐요.

 

 

 

 

이 작품을 보러가던 길은 마침 CBS 아나운서인 신지혜 씨와 문화평론가인 김홍기 씨의 토크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던 날이었습니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던 신지혜 아나운서와 패션에 대해 이야기가 많았던 김홍기 씨의 만남이니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을 수 밖에 없지요. 실제로 이 두 분은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생애에 대한 짧막한 이야기와 '봄의 제전'의 탄생과정이나 샤넬의 패션과 당시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딩시의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깃털 장식이 유행하던 시기에서 블랙과 화이트를 담아내고 복잡한 문양의 패션을 선보였던 것이 샤넬이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참으로 재미있는 점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스트라빈스키의 경우 러시아에서 프랑스로 건너오면서 오묘하고 격정적인 음악을 만들었던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종교음악에 관심을 갖으면서 음악스타일도 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국은 성공을 이룬 것이지요.

 

 

샤넬은 스트라빈스키의 스폰서 역할을 했지만 사랑과는 관계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격렬한 사랑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절한 사랑은 그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슬프게 그려집니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사망시기는 같은해인 1971년이었습니다. 물론 세상을 떠난 날은 같지는 않았지만 샤넬은 자신의 브렌드를 성공시켰고 발전시켰지만 그 노년은 매우 슬픈 모습이었고 미국에서 마지막 생애를 맞이한 스트라빈스키 역시 쓸쓸히 시대를 마감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동시대를 살았던 이 두 사람은 사랑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기막힌 설정은 기발한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영화를 감독한 사람은 '도베르만'을 연출한 얀 쿠넹 감독으로 독특한 스타일의 영상으로 사랑을 받았던 감독이고 그 재능은 이 영화에서도 큰 효과를 보여줍니다. 샤넬 역을 맡은 안나 무글라리스는 실제 샤넬의 모델로 활약한 만큼 이 영화와 큰 관계가 있음으로 보여줍니다. 스트라빈스키 역을 맡은 매즈 미켈슨은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는 아니지만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감독인 폴 앤더슨 감독의 새로운 버전의 '삼총사'에 등장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하자면 영화도 그렇고 소설이나 전기로 만들어진 샤넬의 이야기는 너무 많습니다.

사실과 다른 이야가 너무 많아 어느 것이 진짜인지 모를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최고의 음악가로 사랑받은 스트라빈스키와 최고의 디자이너와 향수를 비롯한 화장품계의 일인자로 전설이 된 샤넬을 기억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