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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스머프]3D와 2D, 그리고 실사의 잘못된 만남...

송씨네 2011. 8. 15. 23:30

 

 

 

 

페요(Peyo) 혹은 피에르 클리포드(Pierre Culliford)라는 이름으로 불리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1958년 자신의 만화인 '요한과 피위'라는 작품에 그냥 조연처럼 이 파란색 친구들을 등장시켰지요. 하지만 의외로 파란색 친구들이 반응이 좋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만들어지게 시작되지요.

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개구쟁이 스머프'가 탄생한 배경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스머프는 전세계 모두 사랑받는 캐릭터가 되었고 우리나라 역시 추억처럼 이 만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한간에는 스머프들은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사회주의자들이다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똑같이 배분한다는 점에서 공산주의자들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 음모이론은 페요가 죽고 그 후손들이 계속 살아 있는 이 상황에서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스머프의 실사화는 어떻게 보면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프로젝트가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소니가 미친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 왜 이들은 2D 애니메이션의 장편화가 아닌 3D 캐릭터에 실사와 결합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페요가 만약 살아있었더라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21세게에 돌아온 스머프는 과연 우리들에게 어떤 모습일까요.

영화 '개구쟁이 스머프'(이하 '스머프') 입니다.

 

마법으로 통하는 비밀막을 걷어내면 나오는 스머프 마을...

그들은 하나같이 서로 협동하며 자신의 개성에 맞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사고뭉치인 주책이 스머프도 있는데요.

파티 리허설을 보기좋게 망쳐놨지만 언제나 생글생글합니다.

파파 스머프는 마법의 약으로 미래를 점추다가 불안한 미래를 보게 되지요.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어 악당 가가멜이 스머프 마을에 등장하기에 이릅니다.

도망치는 와중에서 다른길로 돌아와 버린 주책이, 스머페트, 똘똘이, 배짱이...

소용돌이에서 그들이 접한 곳은 뉴욕의 한 시내... 그들은 인간세상에 와 버린 것이지요.

파란 달이 뜨면 스머프 마을로 통하는 소용돌이가 다시 생기겠지만 쉽지만 않겠네요.

얼떨껼에 인간 세상의 박스라는 물건에 들어간 주책이는 성질급한 화장품 회사의 광고 기획자인 조한과 그녀의 착한 부인인 그레이스를 만나게 됩니다.

조한은 화장품 광고 컨셉에 맞게 새로운 카피를 마련하던 중 파란달의 스머프에 관심을 갖게 되지요. 사실 그냥 화장품 회사 대표 구미에 맞는 광고물을 보내면 되는데 실수로 파란달이 그려진 광고물을 광고 시안으로 보내게 되고 이 시안이 온 뉴욕의 거리의 광고판을 도배하게 됩니다.

소용돌이에 딸려온 가가멜 이야기를 안드렸네요. 당연히 그는 여전히 도시에서도 스머프를 잡아낼 궁리입니다. 스머페트 머리카락으로 마법의 힘을 가진 반지를 가동시키지만 그것도 쉽지만 않네요.

과연 스머프 일행들은 뉴욕 땅에 뜨지도 않는 파란달을 그들은 보게 될까요?

 

 

 

 

의견들은 반으로 나뉘는 것 같네요.

우선 과거 스머프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운 중장년층들(30대~40대)이 아이들을 데리고 많이 극장으로 왔다는 겁니다. 아이들의 결정권이 우선인 다른 애니메이션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들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추천하는 작품이라는 겁니다. 우리 아빠, 엄마가 보았던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좀 냉정하게 본다면 디지털로 돌아온 스머프는 실망감과 안타까움이 공존해야 한다고 할까요?

평론가 듀나의 의견이 기억에 남는데 우선 왜 2D가 아닌 3D로 만들었는가라는 문제이죠. 스머프는 분명 페요에 의해 만들어진 셀 애니메이션입니다. 당연히 2D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얘기죠. 그런점을 생각한다면 이 작품은 2D로 만들어야 했음이 옮습니다. 하지만 콜롬비아(소니)의 선택은 3D 입체적인 인물들에 개봉 역시 3D 버전으로 개봉하는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3D 안경을 쓰고 봐야하는 작품들 중에서 완벽히 3D로 구현한 작품은 몇 작품 없다는 겁니다. 도대체 어디가 입체이지라는 의문투성이니깐요.

'7광구' 이야기를 최근들어 계속 하고 있습니다만 한국 3D 영화가 아직 기술력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헐리웃 영화의 3D 구현이 별로라면 이건 그냥 실사버전으로만 개봉하는 것이 옮은 일이겠지요.

 

두번째로 스머프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아닌 뉴욕을 왜 택했냐는 겁니다.

물론 스머프는 아시다시피 매회 애피소드가 시트콤 같은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작품들은 장편으로 옮긴다는 것은 상당히 힘들죠. 오히려 디즈니 장편 애니 작품들이 디즈니 채널 등을 통해 장편을 하나의 애피소드로 바꾸는게 더 쉬운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역시 단편 애피소드의 장편화가 힘든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시나리오를 더 보강을 해야 옮은 일이겠지요. 하지만 여기서도 소니는 뉴욕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려는 무리수를 띄웁니다. 협동심과 가족애를 결합해서 나름 이야기를 구성하지만 과거 스머프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쌩뚱맞게 뉴욕이라는 이야기는 좀 이상하다는 느낌도 듭니다.

더구나 스머프는 벨기에 작품입니다. 그런점을 본다면 헐리웃으로 옮겨간 스머프는 뭔가 좀 안어울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왜 무조건 미국에서 이야기를 전개해야 하는 것인가도 의문이고요.

 

 

 

 

그렇다면 실사로의 이야기는 어떨까요?

이야기는 그냥 그저 그런 준수한 편입니다. 하지만 앞에도 이야기했듯이 시트콤적인 느낌이 강한 스머프의 원작을 생각할 때 다양한 애피소드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장편으로 이어갈 수 있는 스토리 구조가 탄탄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면에서는 아쉽다는 겁니다.

다만 원작인 페요의 작품임을 상당히 의식한 듯 페요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도 많습니다. 특히 옛날 책을 파는 가게에서 파란달을 만들기 위해 고서를 뒤적이다가 자신들의 그림이 그려진 페요의 원작을 발견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장면은 자신의 입으로 우리들은 이런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장면이 아닐까 싶어집니다.

 

스머프라서 그런지 몰라도 스머프와 어감이 비슷한 단어나 인물들을 택시광고에서 등장시킨 장면은 유쾌한 패러디로 보여지는데요. 가령 퍼포먼스 연주가인 블루 맨 그릅 광고판이나 블루레이 광고판 같은 경우 블루(파랑)이라는 스머프의 색깔을 유머있게 패러디한 장면으로 생각이 됩니다.

별로라고 생각하시는 장면도 있는데 m&m 형상물에 대고 대화를 나누는 투덜이 스머프의 대화장면이죠. 이는 PPL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지만 제가 봐도 적당히 PPL만 유지했으면 재미있는 장면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출연진 이야기도 해보죠. 우리에게는 '천재소년 두기'로 익숙한 닐 패트릭 해리스가 졸지에 여섯명의 스머프를 맡은 인물로 등장했고요.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로 일당백 연기를 펼쳤던 행크 아자리아가 가가멜로 등장하였습니다. 가가멜의 외모를 셀 애니메이션과 실사가 저렇게 똑같기는 힘든데 아주 기막히게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본 버전은 더빙판인데요, 스머페트의 이하늬 씨와 주책이의 김경진 씨는 처음 목소리 도전임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고요. (김경진 씨가 특히 의외이던데요.) 박명수 씨의 가가멜 목소리는 분위기의 싱크로율로는 적합한 인물이지만 목소리 더빙에는 약간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는 우리식에 맞게 유행어를 남발하지는 않으니 편하게 보셔도 될 것 같네요. 더빙 영화들의 최대의 단점이 바로 그것이죠.)

 

 

 

오히려 이 작품이 2D 오리지널을 존중한 장면은 뜻밖에도 엔딩크레딧입니다.

오리지널 원화가 엔딩크레딧에서는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이지요. 출연진이나 스텝자막이 영문이니 누가 보겠냐고 싶겠지만 오히려 소니가 바보같은 기획력으로 좋은 원작을 망치고 있을 때 엔딩크레딧이라도 스머프의 골수팬들을 즐겁게 만든게 아닌가 싶네요.

인터넷 글을 보니 2 편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걱정인 것은 소니의 무리수일텐데요. 이에 대해 무비스트의  정시우 기자의 따끔한 충고가 인상적이네요. 네, 저도 같은 생각이거든요!

"기대 이상의 흥행! 하지만 평가는 기대 이하! 소니는 흥행 수치만 봤답니까?

속편에서는 이야기에 힘을 써 주시길! 영화 보고 화 난 원작 팬들, 꽤나 많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