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드라이브]쌍팔년도 스타일의 영상, 처절한 복수극... 묘하게 어울리네!

송씨네 2011. 11. 8. 23:36

 

 

 

 

최첨단 시대를 달리는 요즘입니다. 스마트폰도 있고 자동차는 점차 세련되어지고 있습니다. 영화산업도 엄청난 발달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구식이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쌍팔년도식 시스템이 지금에 먹힐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소개할 영화는 현재의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이 영화... 어딘가 이상합니다. 과거로 온 느낌이 드는 이 이상한 기분은 뭘까요?

스턴트맨이자 자동차 정비공의 멋진 액션, 그리고 살벌한 복수...

영화 '드라이브' 입니다.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 남자의 이름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는 낮에는 위험한 영화 운전관련 장면에 대역으로 등장하는 스턴트맨이 되고, 오후에는 카센터 정비사가 됩니다. 그리고 밤이나 혹은 남은 시간에는 강도질을 제외한 어떤 일이든지 다 합니다. 돈을 터는 사람들의 도주를 돕는... 그러니깐 그냥 운전만 하는 드라이버입니다.

평범하지만 한 편으로는 전혀 평범하지 않을 것 같은 삶을 보내는 그는 이웃집 여자 아이린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녀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고 웨이트레스 일을 나갑니다. 그녀의 남편은 감옥에 있고 곧 출소를 앞두고 있습니다.

나쁜 짓이지만 남에게 해끼치는 일을 하지 않은 이 사내는 아이린의 남편 스텐다드에게 자신은 감옥에서 많은 빚을 지고 있고 인해 사람들이 자신을 복수하러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드라이버는 결국 스텐다드를 위해 마지막 한 탕을 저지르기로 합니다.

하지만 전당포에서 총격을 당한 스텐다드는 세상을 뜨게 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석연치 않음을 느끼게 되고 이 사건이 버니 일당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하필 드라이버가 일하는 카센터의 주인인 섀년과 깊은 관계가 있음에 이 관계를 끊기란 힘들기만 합니다.

전당포에서 가져온 돈을 가지고 있는 드라이버는 버니 일당과 사상최대의 위험한 거래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거래 안에는 위험한 복수도 숨어 있고요.

 

 

 

 

이 작품은 단순한 줄거리의 영화입니다. 오지랖이 넒은(혹은 그사람을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의 가족을 구하고 그들의 가족을 행복을 파괴해버린 사람들을 하나 하나 찾아가 복수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의 시작부분이나 전형적인 영상이 오래전 영화에서 봤던 스타일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카메라는 마치 상공에서 찍은 듯 어느 한 도시의 밤거리를 비춰주고 있고 어둠 속의 드라이버는 묵묵히 자신의 일만 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닌 단순한 돈을 빼돌리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그야말로 드라이버 역할이니깐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드라이브를 하고 그들의 가족을 위해 생전하지 않던 복수하고 살생까지 마다하지 않는 부분은 많은 복수를 소재로 한 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음악도 영상도 촌스럽기 그지 없는 부분으로 계속되지만 오히려 그 촌스러움이 이 영화를 지탱해주는 비결이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전반부에는 그렇게 잔인하거나 잔혹한 장면은 없지만 후반부는 사람들을 복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폭력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복수의 방법은 '킬 빌'같은 영화나 혹은 B급 영화의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참고한 것 같습니다.

사람의 심장만 찌르는게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이어지니깐요. 복수를 계획하는 방법에서도 그의 직업이 스턴트맨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질주장면도 많은 것이 특징이며 실리콘 가면을 쓰고 복수를 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의 치밀한 장면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배우도 감독도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는지라 어떻게 보면 관객에게 인지도를 끌기는 쉽지 않은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니콜라스 빈딩 레픈은 덴마크 출신으로 미국에서 정착하지는 꽤 되었지만 헐리웃에서 그리 많은 영화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화제성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래적으로 올해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는데요. 헐리웃 영화가 오락적인 영화로 칸 영화제에 감독상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 영화가 어필할 수 있는 가장 큰 강점으로 생각됩니다.

 

주연 배우들의 경우에도 조연으로 주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주연으로 데뷔한 경우가 많습니다. 라이언 고슬링은 '노트북' 등의 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그의 작품이 많이 소개가 되지 않아 그렇게 낯익은 배우는 아니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분노하는 눈빛에서는 마치 니콜라스 케이지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더군요. 아이린 역을 맡은 캐리 멀리건의 경우도 '오만과 편견'를 비롯하여 몇 작품들에 주로 출연한 경력이 있지만 그렇게 낯익은 얼굴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정의 평화와 새로운 사랑의 관계에서 갈등하는 역할을 열심히 수행합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익숙한 얼굴들은 악당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입니다. '헬보이' 시리즈의 론 펄먼, 코미디 배우로 알려진 알버트 브룩스, '컨테이젼', '미스 리틀 선샤인' 등의 브라이언 크랜스톤이 맡아 열연하였습니다.

 

이 영화의 음악은 그렇게 유행을 선도할만 음악은 아니지만 상당히 중독성 있는 주제가가 하나 등장합니다. 몽환적인 느낌이 드는 노래 College의 'A Real Hero'라는 곡인데 영화의 중반부와 엔딩 크레딧에 두 번 정도 등장합니다.

 

 

 

 

 

 

이 작품은 개봉 후에도 관객의 의견이 극과 극으로 나뉠 것 같습니다.

촌스러운 영상과 음악들에 적응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가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지만 하드코어적인 부분이나 권선징악의 화끈한 복수극이라는 점, 이야기 전개구조가 의외로 빠르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개봉후의 반응은 격렬한 찬사 혹은 적응이나 몰입을 못하겠다는 의견으로 나뉠 것 같네요.

아무튼 개봉후 뚜껑은 열어봐야 할 작품입니다. 분명한 것은 강렬함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강추할만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PS.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서는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죠. 대표적인 것이 주인공인 드라이버는 피나 땀, 기름등으로 범벅이 됨에도 불구하고 전갈이 그려진 점퍼를 절대 벗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러다보니 이 영화에서 전갈 점퍼는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보이네요. 데이빗 린치 영화에 대한 오마쥬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인데 홍보사나 배급사는 침묵하네요. 과연 그 의미가 뭘까요?  드라이버는 정말 단벌 신사였을지도...

이 영화의 수입사측에서는 전갈 점퍼와 엘리베이터와 상당한 관련이 있다고만 힌트를 주셨네요. 이러니 더 궁금할 수 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