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헬프]신뢰와 화합... 인종차별의 벽을 허물게 만들다.

송씨네 2011. 11. 6. 00:18




미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많은 인종들이 살아가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이 곳의 대부분은 백인이고 백인들이 이 사회를 다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국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나라이고 이는 KKK 암살단 뿐만 아니라 마틴 루터킹 목사 살해 사건을 일으키는 등의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흑인폭동이 일어났었고 백인만큼이나 한국인도 공공의 적 취급을 받았고요.

물론 이런 인종차별의 문제부문에 있어서도 해결의 조짐이 보였고 오바바의 승리는 미국사회의 변화에 큰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으리라 봅니다.


1960년대 미국... 유색인종 취급을 받던 흑인들의 사회진출이 적었던 시절 그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과연 이 때 미국의 중산층들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요?  미국의 시대적 상황을 유쾌하면서도 담담하게 그린 영화 '헬프'를 소개할까 합니다.



1963년 미국 남서부 미시시피 잭슨이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한 여자가 신문사로 당당히 입장합니다. 추천서는 없지만 글을 씀에 있어서는 자신있다고 말하는 그녀.

스키터는 이렇게 당돌함으로 이 마을의 신문사에 취직하게 됩니다.

그녀는 우리나라 식으로 따지면 '생활의 지혜' 같은 꼭지를 맡는 부분을 해야하는데 미혼이고 결혼적령기를 놓친 그녀에게 생활의 지혜 따위가 있을리가 없죠.

그녀는 과거 알고지내던 중산층 부인 힐리의 가정부인 에이블린에게 도와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하지만 스키터에게는 또 다른 속셈이 있었지요. 흑인 가정부들의 차별대우에 대해 들은 스키터는 그들의 실제 이야기를 듣기로 하고 이를 책으로 엮어내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에이블린과 절친으로 지내는 또 다른 가정부인 미니의 도움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책한권으로 거뜬히 쓸 수 있는 분량으로 늘어납니다.

한편 요리 잘하기로 소문난 미니는 다른 집의 가정부로 거처를 옮기는데요. 동내에서는 플레이걸로 소문이 자자한 셀리아의 집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죠. 

미니는 흑인 가정부와 백인 집주인의 일반적인 관례에 따라 따로 밥을 먹고 화장실도 따로 써야하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셀리아는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다만 자신이 요리를 못하니 남편에게는 절대 들켜서는 안 됨을 요청하죠.

그런 사이에 스키터와, 에이블린, 미니의 우정은 점점 끈끈해진 반면 유색인이라는 이름으로 이들 여성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합니다. 심지어는 청소하다 주운 반지 때문에 한 가정부가 범인으로 몰리면서 이들의 불안함과 불만은 극에 다다르게 됩니다.

세 여인의 힘으로 만든 책 '헬프'가 발간되고 잭슨이라는 이 마을은 발칵 뒤집히는데 이야기속 인물들이 자신일꺼라 생각하지만 함부로 입에 내밀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하지만 해피엔딩 같은 이들의 삶은 만만치 않은 다른 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작품 '헬프'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작품의 원작은 캐스린 스토킷의 소설이고 이 작품이 영화화하게 됩니다.

실제로도 원작자인 캐스린 스토킷은 영화와 소설의 배경인 잭슨이라는 곳에서 실제 출생했고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쩌면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바탕으로 이야기한 이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여러 출판사로 보냈을 때는 여러곳에서 퇴짜를 맞았지만 뉴욕타임즈의 소개로 인해 이 작품은 새로운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소설이 원작인 작품들이 영화로 옮겨질 경우 뼈대가 워낙 튼튼하기 때문에 이것을 잘만 가공해도 좋은 이야기의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소설이나 만화등이 원작인 작품들이 영화로 옮겨지는 경우 실패하는 경우는 감독이나 연출진들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려서 망가뜨리는 경우가 있어서 그렇기 때문이죠.

감독이 누군가 알아보다가 봤는데 데이트 테일러라는 인물입니다.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검색을 해보니 '원터스 본'등의 몇 작품을 출연한 배우더군요. 사실 배우가 영화감독으로 도전할 경우 실패의 위험도 높지만 그는 원작 소설의 탄탄함을 잘 이용하였고 덕분에 러닝타임은 길지만 러닝타임이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유쾌하게 이 작품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아무래도 흑인들에 대한 편견입니다.

여기는 물론 흑인이라는 단어보다는 유색인종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어쩌면 그 말이 더 편을 가르는 나쁜 모습이었던 것이고 그 문제는 과거와 현재를 넘어서서도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특이나 힐리라는 여성과 이들 가정부들과 대립을 하는데요. 이에 대해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생각없는 중산층 여성들에게 지혜롭게 대처를 합니다. 가령 화단에 가득한 변기들이나 미니가 만든 똥 파이를 힐리에게 먹이는 장면에서는 그들 나름대로의 통쾌함을 느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작품에서 화자이자 나레이션 역할을 하는 에이블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7명의 백인 아이들을 키운 유모 역할을 했지만 정작 자신의 자녀는 지키지 못한 슬픔을 지닌 인물로 나옵니다. 그녀가 스키터에게 꼭 자신들의 이야기가 소설로 나와야 함을 이야기하는 이유도 자신의 억울함이 이렇게 사라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그녀의 의미즐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익숙치가 않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몇 작품을 이야기하면 '아~!'라고 외치게 되는 배우들이 많습니다.

스키터 역의 에마 스톤은 그야말로 신인이지만 새로운 '스파이더 맨'의 시리즈에서 연기를 보일 예정이고요, 악역으로 열연한 힐리 역의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 역시 '스파이더맨 3'에 출연하여 연기를 펼쳤습니다.

셀리아 역의 제시카 차스타인은 최근 개봉한 '트리 오브 라이프'에서 여신급 외모와 멋진 나레이션을 보여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정반대의 이미지로 백치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착한 여성으로 등장하였습니다. 동일인물이라고는 전혀 믿겨겨지지 않을 정도죠. 이들 세 여배우는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멋진 신인들이라고 저는 평하고 싶네요.

흑인 가정부로 등장한 배우들도 인상적입니다. 에이블린 역의 비올라 데이비스는 '다우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고 미니로 등장한 옥타비아 스펜서는 헐리웃이 사랑하는 재미있는 여배우로 선정될 만큼 이 작품에서도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이라는 부분으로 나뉘지만 그렇다고 주인과 종(노예)의 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파출부, 가정부, 하녀 등 그들의 이름은 다양하지만 그들의 이미지는 노예와 주인의 관계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런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관계로 남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드라마였던 '로멘스 타운'이나 시트콤인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도 보던 모습이죠. 가난은 결국 그들을 지배층과 피지배층으로 나뉘게 되고 그 악순환은 그들이 로또를 맞아 인생역전하지 않는 이상 끊임없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헬프'란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가정부를 의미하는 부분도 있고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도 이것,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바로 '헬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 도움을 원하는 이들 중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들은 제한이 되어 있습니다. 세상살기 힘들어 '헬프 미'를 외치는 세상... '헬프'라는 단어는 그래서 여전히 이 세상에서는 유효한... 그래서 슬픈 이야기라고 봅니다.


ps. '헬프'의 OST 오래간만에 지르고 싶은 음반이 되어버렸습니다. 1960년대 상황에 맞는 음악들이 총집합을 했다는 점에서 소장하고 싶더군요. 음악들이 정말 좋은 영화들 중에 하나입니다. 음... 근데 왜 Mnet.com은 왜 이 음반을 서비스 하지 않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