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리얼스틸]트렌스포머 보다 인간적인 로봇이 다가온다!

송씨네 2011. 11. 7. 16:37

 

 

 

어릴적 남자들의 로망은 로보트 장난감을 얻는 것이고, 어른이 되어서 남자들의 로망이라면 멋진 스포츠카를 얻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로망은 '트렌스포머' 같은 영화로 이어졌고 남자들은 이런 영화에 당연히 열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나만의 로보트를 갖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나를 도와주고 보디가드 역할도 할 수 있는 녀석 말입니다. 기왕이면 돈도 벌어주면 좋겠죠. 남자의 로망을 실현시켜준 작품이 여기 또 있는 것 같네요. 바로 '리얼스틸'이란 작품입니다.

멀지 않은 미래 로봇과 로봇이 벌이는 복싱 경기...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멀지 않은 미래... 2020년...

복싱은 격투기 같은 경기에 밀려서 사라지고 있던 시점...

트레일러를 모는 한 남자가 보입니다. 그는 낡은 로봇을 데리고 다니는데요.

온 도시를 돌며 그는 로봇 복싱대회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대회라기 보다는 도박사들의 도박이 걸린 내기 경기라고 해두는게 더 옮은 얘기겠지요.

찰리는 황소와 로봇의 대결에서 패배후 실의에 빠집니다. 빚이 너무 많기 때문이죠.

사들인 로봇이 패배하면서 내기에서서도 사실상 패배한 그는 전직 복서입니다.

몸만 앞써는 이 사람에게 기계를 컨트롤할 기술이 정작 없지요.

그러던 그에게 아들에 대한 소식이 들려옵니다. 아들의 엄마가 세상을 뜨면서 찰리의 아들의 양육권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죠.

그는 아들을 몇 일간 돌봐주는 조건으로 양육권을 포기하기로 합니다.물론 로봇을 구입하기 위해 돈을 줄 것을 요구했고요.

그의 아들 맥스는 이모가 양육권을 맡기로 하고 맥스는 그렇게 찰리에게 옵니다.

또 다른 로봇을 사들였지만 역시 무참히 패배... 고철들이 즐비한 창고를 몰래 습격한 이들 부자는 '아톰'이라는 이름의 로봇을 발견합니다. 맥스의 생명을 구한 녀석이기 때문이죠.

아톰은 겨우 스파링 전용 로봇이지만 맥스는 승산이 있다고 하고 이 로봇을 경기에 출천시키려고 합니다. 뜻밖의 승리에 놀란 찰리는 아톰 덕분에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로봇 복싱 리그전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챔피언과의 대결... 과연 그들은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까요?

 

 

 

 

 

일본에서 휴먼로이드 로봇으로 알려진 아시모가 등장하면서 걷는 것은 물론이요, 여려운 동작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로봇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크고 작은 로봇을 가지고 경기나 대회를 여는 경우가 생겼고요. 새로운 해가 될 수록 이들 로봇은 업그레이드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개발될 경우에 대해 암울한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였죠. 대표적인 것이 '터미네이터' 시리즈였고, '지붕뚫고 하이킥'의 어떤 애피소드에는 윤기원 씨가 등장하여 자신이 미래에서 온 사람이며 아시모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뚱딴지 같은 소리를 남기기도 했지요.

'트렌스포머'처럼 로봇의 대결도 있고 '바이센터니얼 맨'이나 'A.I' 등의 작품은 로봇의 고뇌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인간과 로봇이 끊임없이 싸우는 존재가 되었고, 이들이 지배하는 사회에 인간이 무기력해지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러고 보면 이 작품 '리얼스틸'은 인간과 로봇은 친구가 될 수도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은 미래를 배경으로 했지만 가까운 미래로 설정했다는 점이 다른 점이며 날으는 차나 인공지는 기계 따위등이 등장하는 영화들처럼 엄청난 기술의 발달을 이야기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공상과학영화의 스타일을 굳이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어쩌면 이 영화가 공감이 갈 수 있는 것이 오버스럽지 않게 최대한 근미래적인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팔릴지도 모르는 체육관에서 로봇 복싱대회로 근근히 먹고 살아가는 찰리와 베일리 커플은 그래서 공감이 간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복싱이나 프로레슬링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을 생각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도 스포츠의 중심이 격투기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근미래의 이야기이긴 해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설정이라는 겁니다.

 

이 영화는 가족영화로도 남성을 위한 영화 그 어느 쪽으로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자식을 버린 무정한 아버지가 아이와 친해지는 과정에서는 가족영화의 스타일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는 것과 로봇과 로봇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인간의 대결과는 다른 격렬한 싸움이 스포츠 영화나 액션영화의 장르로 간주하기에도 충분한 영화라는 겁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 영화의 감독인 숀 레비 감독은 가족영화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감독입니다. '열 두 명의 웬수들', '핑크 팬더', '박물관이 살아있다'의 시리즈를 보더라도 스팩타클과 가족적인 분위기의 스타일 영화를 주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리얼스틸'은 그런점에서 가족영화에서 갖춰야 할 모습을 보입니다.

실제로도 이 영화는 피를 흘리는 것이 아닌 로봇과 로봇이 싸워 죽음(고장)을 당하더라도 피가 아닌 윤활류나 기름이 쏟아지는 것으로 대체함으로써 충분히 자극적이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겁니다.

더구나 이 흥미로운 소재는 속편을 만들어도 어색하지 않을 이야기라는 점에서 두 번째 이야기를 저는 은근히 기대하고 싶네요.

 

 

 

 

이 영화에서 휴 잭맨은 상당히 철없는 아버지로 등장합니다. 무능력은 물론이요, 온갖 빚만 지고 다니는 아버지이지요. 하지만 복싱에 대한 열정은 대단해 체육관은 죽어도 살리고픈 마음을 지닌 인물로 등장합니다.

오히려 아버지보다 나은 사람은 아들이었지요. 다코타 고요라는 아역 배우가 맡은 맥스는 그의 아버지로 등장한 찰리만큼이나 고집불통이지만 알고보면 승부사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어린나이임에도 쇼맨쉽에도 능해 로봇과 같이 경기장에서 춤을 추거나 로봇 권투 리그 챔피언에게 승부를 제안하기도 하지요. 당찬 모습을 연기한 다코타 고요라는 이 배우를 앞으로도 기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작품이 아쉬움이 없지는 않습니다. 소니가 제작해서 그럴까요?

헐리웃 영화임에도 일본풍의 색체가 강합니다. 일부 관객들이 반감을 갖는 이유도 그겁니다.

찰리가 가져온 두번째 복싱 로봇에는 한문으로 '나쁜남자'라는 글귀가 써져있다고 합니다. 전세계를 거쳤고 일본도 건너왔다고 이야기하고 있지요. 심지어는 이 녀석은 일본어로 음성인식이 되어야 움직이는 상태로 미국에서 건너왔습니다. 과거와 달리 동양의 문화에 관심이 많은 영화인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죠. 하지만 아무래도 휴먼로이드 로봇의 탄생의 진원지가 일본이라는 점을 제작진이 너무 의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더구나 챔피언으로 등장하는 로봇의 개발자 중 한명인 탁 마시도는 일본인으로 설정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일본인 역할을 맡은 사람은 한국계 미국인인 칼 윤이 맡았습니다. 역시 배우인 릭 윤의 동생이죠.

워쇼스키 형제의 '스피드 레이서' 같은 경우 일본이 원작인 작품임에도 미국적으로 잘 소화를 시켜서 괜찮은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죠. 정지훈(비) 씨가 일본인 역할을 맡을 뻔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듯 이 작품도 자칫 일본 색체의 작품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을 조심스럽게 비껴간 것처럼 동양인을 이야기할 때 일본인으로 지정을 해야할 필요가 있는가도 의문이었습니다. (이게 저만의 개인적인 생각일까요?)

 

 

헐리웃과 일본영화는 재미난 점이 있습니다.

괴상한 스포츠를 영화안에서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지옥갑자원'처럼 죽기 일부직전까지 싸워야 하는 야구경기도 있고 '위핏'라는 영화에는 쌍팔년도 롤러장에서나 볼 것같은 사람들이 '롤러더비'라는 경기를 하는 모습도 보여주죠.

'리얼스틸'의 로봇 복싱도 어쩌면 지금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공감이 가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라는 점이며 현실 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더구나 가족영화의 장점을 잘 갖추고 있고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잘 키운 로봇 하나 열 애완동물 안부럽다'라고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