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퍼펙트 센스]세상이 멸망해도 우리에게는 러브, 러브, 그리고 러브...

송씨네 2011. 11. 25. 16:52

 

 

 

21 세기가 넘어간 지금...

이상하게 최근 영화들에게는 특이한 경향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전염병입니다. 물론 과거에도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전염병이나 좀비가 등장하는 영화는 계속, 끊임없이 만들어졌지요. 하지만 전염병을 다룬 이야기보다도 좀비 이야기가 많았던 것은 영화계에서도 소재 발굴에 상당히 소심함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런점에서 최근 개봉된 '컨테이젼'과 '퍼펙트 센스'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2008년에 선보인 '눈먼자들의 도시'도 기존의 좀비로만 이야기되는 스타일의 영화들에서 벗어나 눈이 멀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점이라서 인상적이었지요. 근데 앞에 이야기한 두 영화의 방식은 전염되는 과정을 자극적인 연출을 하지 않음에도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죠.

사랑... 그 어떤 전염병도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일까요?  영화 '퍼펙트 센스'입니다.

 

 

영국의 어느 도시...

전염병을 연구하는 과학자 수잔은 후각을 느끼지 못한다는 한 트럭 운전사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어딘가 우울해 보이는 그는 아무런 냄세를 맡지 못한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것 같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보고 되고 있지만 전염병을 일으킬만한 어떠한 바이러스나 다른 요소를 찾지 못했던지라 이 현상은 금방 사라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한 작은 레스토랑의 쉐프로 일하는 마이클은 무엇보다도 미각의 달인이고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음식을 최고라 자부하는 사나이입니다. 그에게 단점이 있다면 잠자리에 그 어느 여성과도 같이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사랑을 두려워하고 있었죠. 그런데 수잔을 보게 된 것이지요.

슬픈 일을 기억하여 우울증에 빠지고 눈물을 흘리는 그 순간 사람들은 후각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다음은 어느 순간 사람들은 갑자기 배고품을 느끼게 되어 미친 듯이 무엇인가를 먹게 되고 그 이후 미각을 잃게 됩니다. 다음은 분노... 그리고 청각을 잃게 됩니다.

수잔이 일하는 연구소도, 마이클의 레스토랑에 많은 쉐프들도 똑같은 상황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 수잔과 마이클에게도 그 고난은 똑같이 다가오게 됩니다.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사람들... 하지만 또 다른 고난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좌절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사랑이 있기 때문이죠.

 

 

 

 

 

이 작품 '퍼펙트 센스'는 앞에 이야기한 '컨테이젼'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정체불명의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이 하나 둘 죽어나가거나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되는 상황인데요. (물론 '컨테이젼'에는 맨 마지막에 그 원인이 밝혀지지만요.) '컨테이젼'이 전염뒤 피해상황에 이야기를 집중한다면 이 작품 '퍼펙트 센스'는 전염병이 창궐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컨테이젼'의 어두운 최악의 상황을 계속 나열하는 부분과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죠.

 

사람들이 미각을 잃었을 때 오히려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요리를 하게 되고 맛은 보지 못하지만 음식의 모양이나 질감, 씹히는 정도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맛집의 기준이 바뀌게 되지요.

청각을 잃었을 때는 아예 사람들은 수화로 그 모든 것을 대신하고 아무런 문제없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TV의 뉴스는 앵커의 목소리나 모습보다는 자막으로만 대체하는 모습은 처절하기만 하죠.

마지막으로 그들이 잃은 것은 시력입니다. 후각, 미각, 청각을 하나 둘 잃고 최악의 상황은 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의 고난은 최절정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만지고 느끼면서 촉각으로 살아가기에 이릅니다. 거기엔 중요한 사랑이라는 요소를 남긴 상태에서 말이죠.

 

영화는 그 모든 오감을 사람들이 잃더라도 사랑이라는 요소는 절대 사라지지 않음을 이야기합니다. 하물며 그 모든 오감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고도 볼 수 있지요. 이는 각박한 사회와 어두운 세상을 겪고 있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고 그 어떤 것이 우리를 막는다고 하더라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수잔과 마이클 커플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얼마전에도 이야기드렸지만 영화에서 나레이션과 정극의 상황에서는 그 어떤 것이 비율이 높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드렸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가 90이라면 나레이션은 5~10이라고 봐야겠지요.

이 영화에서 수잔의 시점에서 이야기하는 나레이션은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의외로 이 영화에는 많은 자료화면이 등장합니다. 폭력과 시위, 전쟁이라는 모습을 많이 나열하고 있는데 이를 과거에 대한 자료가 아닌 전염병의 창궐후 모습을 그 자료화면으로 대체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북한의 김정일의 모습도 자료화면으로 사용할 정도로 전쟁과 전염병의 무서운 결과가 담긴 미래를 보여주고 있지요.

 

이완 맥그리거와 에바 그린의 연기가 돋보인 이 영화는 그 동안 두 사람들의 모습이 아무래도 강인한 모습을 담긴 영화가 많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슬픔, 탐욕, 분노 등의 연기를 함에 있어서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연기를 펼쳐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고생을 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더구나 이완 맥그리거가 눈물 연기를 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테니깐요.

 

이 영화는 묘하게도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개봉되기 몇 달 전에는 18세 관람가를 받을 것처럼 광고를 하더니만 이 영화의 등급이 의외로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초반에는 이완 맥그리거와 에바 그린의 배드씬이 많습니다. 이완 맥그리거는 살짝 성기를 노출할 뻔하고 가슴도 등장하지요.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이런 등급을 받은 건 의외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래도 사랑으로 전염병을 이겨내는 과정이 영화에 많은 도움을 주었나 봅니다. 최근 개봉된 또다른 작품 '50/50'이 섹스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불치병을 이겨내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등급부분에서 많이 완화되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같은 의미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고무줄스러운 이 등급기준은 미스테리입니다.)

 

 

 

비틀즈의 명곡으로 알려진 'All you need is love'의 가사를 보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랑이 아닌 것은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지요.

이 영화 '퍼펙트 센스'는 어떻게 보면 '컨테이젼' 같은 재난영화에 속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재난영화인 척하는... 하지만 알고보면 사랑에 대한 영화라는 겁니다.

그들이 나누는 사랑이 좀 자극적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세상이 멸망하고 실의에 빠져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ps.  이 영화는 왜 공식포스터 찾기가 왜 이렇게 힘들죠? IMDB에도 허접스러운 배경의 포스터 같지 않는 포스터 밖에는 보이지가 않아서 말이죠. 영국 영화라서 무시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