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무비 기준(2011년 12월 5일 현재)으로 전국의 극장은 약 303개, 그리고 스크린은 2,101개가 됩니다. 맥스무비 전산망이 전체 극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때 이 정도 개수의 극장이라고 보여집니다.
물론 작은 등록안된 작은 중소형 극장들도 있으며 더 늘어날 극장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들 극장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특이한 경우를 지닌 극장들도 있습니다.
얼마전 소개한 롯데시네마 누리꿈지점은 멀티플렉스 중에서 유일한 단관 극장이라고 이야기드렸고요. 이외에도 5개 이하의 멀티플렉스들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멀티플렉스가 되려면 최소 한 극장에 몇 개 관이 있어야 한다는 기준은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현재 남아있는 멀티플렉스 상영관의 최고의 기록은 벨기에의 30개관짜리의 멀티플렉스라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멀티플렉스 최고 기록은 일단은 두 개 정도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메가박스 코엑스 지점의 16개관, 인천 CGV의 14개관(스타리움, 아이맥스 등의 특화관 포함) 정도이죠.
아직 미확정이지만 잠실의 제 2 롯데월드가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 곳에 롯데시네마가 이들을 능가하는 상영관을 만들 생각을 하고 있다니 이 기록도 곧 깨지겠지요!
그런데 여러분 아시나요? CGV나 롯데시네마가 만든 멀티플렉스 중에는 2개짜리 관으로 이루어진 곳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하나는 잠실 롯데월드에 위치한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지점이고, 또 하나는 최근 CGV가 김포 풍무의 홈플러스 안에 입점한 CGV 김포풍무지점입니다. 이들의 상영관은 각각 2개... 모든게 작고 초미니이지만 의외의 차이점과 닮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로 가본 곳은 CGV 김포풍무점이었습니다.
이 곳이 좀 특이한 지점으로 알려져 있지요. 그 이유인 즉슨 할인매장 안에 입점한 극장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나 지금이나 멀티플렉스에서 중요한 입점장소를 뽑으라면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입니다. 국내 멀티플렉스 1호점으로 알려진 CGV 강변점조차 테크노마트에 1개 층을 모두 사용하였으니깐요.
하지만 이 경우는 웬지 달랐습니다. 할인매장안에 그것도 마치 점포임대 방식으로 들어온 것처럼 극장이 들어선 것은 처음이었으니깐요. 궁금했던 것은 이 곳을 갔다오신 분들의 체험담인데 의외로 블로그나 사진등으로도 이 곳에 대한 분위기를 이야기하신 분들이 거의 없어서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큰 마음을 먹고 버스를 타고 이 곳을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그렇습니다. 여기서부터 기존 CGV의 차이가 나기 시작하죠. 대부분의 멀티플렉스들은 지하철을 비롯한 교통이 편리한 곳에 극장을 입점하는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김포풍무 홈플러스는 어떻게 보면 교통이 그리 편리한 곳은 아닙니다. 다만 버스가 들어설 수 있도록 전용차선이 따로 만들어진 것이 그나마 교통이 편리하다고 우길 수 있는 장점정도라고 해야할까요. 부천에서 김포공항, 김포공항에서 다시 수행마을까지... 같은 경기권이지만 서울을 걸쳐서 넘어가야 하므로 은근히 가까운 곳은 아니죠.
폿말 같은게 없더군요. 그래도 엄연히 멀티플렉스인데 말이죠.
3층에 올라서서 겨우 지하에 위치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하의 CGV를 보고 반가움과 더물어 허무함이 공존하는 이상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 작다... 정말 작다!
달랑 두 개관에 CGV임을 나타내는 간판은 2관 앞에 올라와 있는 CGV라는 간판이 전부였습니다. 매점과 매표소가 같이 운영되며 현금과 신용카드로 발권이 가능한 발권기 두 대가 있었습니다. 그게 끝...
물론 1관과 2관 사이에 사무실이 보였지만 이 사무실안에 어딘가 영사실도 숨어있겠죠. 일단 평일이라는 점에서 사람은 많지 않았고요. 저녁시간 영화표를 발권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바로 옆에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해결했고요. 아마도 CGV자리에는 푸드코트였거나 혹은 다른 매장이었는데 과감히 이 곳을 허물고 극장을 만든게 아닌가 싶더군요.
매점의 매뉴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CGV의 큰 매점을 생각한다면 실망이 크실껍니다. 기존 CGV 매점의 1/3 크기이니깐요. 더구나 팝콘도 일반 고소한맛이 전부고요. 얼마전 제가 소개한 CGV 청담이 있는자들을 위한 극장이라면 이 곳은 그야말로 서민들을 위한 극장이니깐요. (상영관의 크기, 매점 매뉴의 종류, 영화관람권의 가격등을 모두 비교할 때 극과 극이죠.)
상영관도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2관 기준으로) 겨우 72석이니깐요.
따라서 경사가 높은 계단도 없습니다. 바로 밑이 의자이고 바닥이니깐요.
지금은 사라진 명동의 CQN이나 신사역 브로드웨이 시네마와 비슷한 구조라고 이야기한다면 이해가 빠르실 것이라고 봅니다. (두 곳 모두 안가보셨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네요.) 앞에 예를 든 두 극장은 스크린이 밑에 있기 때문에 맨 앞줄에 앉은 분은 고개를 쳐들고 봐도 영화를 보는데 불편함이 많았죠. 물론 이 극장도 고개를 올리고 보여야 합니다만 밑으로 스크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이 약간 올라와서 영화를 보는데 그나마 지장은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앞줄을 추천해드릴 수는 없는 부분이죠.
극장이 일단 작기 때문에 소박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큰 멀티플렉스의 비매너 관객만큼이나 이런 곳도 더 심각한 비매너 관객을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본 영화의 경우 15세 관람가였지만 아주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에 영화를 집중 못할 정도였으니깐요. (참고로 바로 이 곳에는 바로 1층에 플레이타임과 같은 유료 놀이방 공간도 있습니다. 죄송한 이야기지만 그 아이들을 맡길 돈도 없으시다면 차라리 영화보시는 것을 포기하시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극장이 작다는 것이 단점이고요. 마치 극장을 급히 지어낸 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버스같은 대중교통 수단보다는 귀찮더라도 차를 끌고나오시는게 오히려 더 유리할 정도로 교통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것을 싫어하시거나 시장에 장만 보러다닐 뿐 여유가 없는 분들에게는 이런 쇼핑공간으로 극장이 침투했다는 점은 상당이 괜찮은 점이라고 봅니다. 엔젤리스 커피나 롯데리아, 베스킨라빈스 등의 휴식공간도 있으니 차 한잔, 가벼운 간식꺼리를 즐기기도 나쁘지 않고요.
몇 일 후...
다음과 네이버, 송대관과 태진아처럼 물러설 수 없는 CGV과는 라이벌이자 공생관계라고 볼 수 있는 롯데시네마로 향했습니다.
잠실의 롯데월드는 대부분 놀이공원만 생각하시지만 이 곳에 롯데시네마가 들어선지는 꽤 되었습니다. 아니, 롯데시네마보다도 롯데월드 시네마라는 이름으로 시작된것까지 치자면 롯데월드 만큼이나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지요.
하지만 롯데월드 시네마는 몇 년전까지 롯데 시네마 체인이 아니었습니다. 롯데월드 측에서 개별적으로 운영하는 극장이었기 때문이지요. 그야말로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심지어는 롯데시네마 홈페이지에 '롯데월드 시네마는 롯데시네마 체인이 아니니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라는 별도 공지창까지 띄워야 할 정도로 같은 체인으로 착각하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롯데시네마는 2008년 결국 이 곳을 인수하기로 합니다.
물론 같은 자리는 아니었고요. 다른 자리에 이 곳을 새로 짓기로 합니다. 롯데월드의 정문에서 몇 미터 걸으면 바로 롯데시네마 롯데월드 지점이 등장하는 것이지요.
이곳은 분명 최고의 장점을 지닌 극장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의외로 놀이공원에서 즐기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이거나 혹은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놀고 다음 데이트 코스로 이 곳을 찾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것이지요. 어떠면 롯데 측이 제 2 롯데월드를 만들면서 롯데시네마를 잊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미 롯데월드 본점이 잘 되고 있고 덩잘아 그 옆의 롯데월드 지점이 의외의 매출을 기록하기 때문이죠. 물론 이 곳 역시 평일은 장사가 안되는 편입니다. 역시 이들이 노리는 시간대는 주말이나 평일 저녁이 되겠지요. 그 외도 휴식공간이 많은데 근처에는 서점이나 카페(카페베네)나 삼성 디지털 샵등의 편의시설도 있습니다. (서점은 곧 폐관한다는데 아마도 주인이 바뀔 가능성이 높겠죠?)
의외로 상영관의 좌석도 많은 편입니다.
1관이 362석이니 일반 대형관만큼 큰 편이지요. 어쩌면 세 개로 쪼갤 수도 있는 공간이겠지만 두 개관으로 작게 만들되 큰 상영관으로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점 매뉴 면에 있어서도 CGV 김포풍무와 다릅니다. 매점 크기는 비슷하며 팝콘의 종류도 많고 매뉴도 다양하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이들이 노리는 것은 앞에 말씀드렸다시피 평일 저녁과 주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앉아 쉴 수 있는 장소도 많습니다. (CGV의 최대의 약점이 앉을 자리 부족이죠.) 다만 어찌 된 노릇인지 상영관 안에 자리가 있고 그 자리는 바리케이트로 모두 막아놓았습니다. 저렇게 많은 자리가 있음에도 밖에서 대기해야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물론 롯데시네마와 CGV의 이 두 극장은 관객들의 연령층이나 입장관객수도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두 극장을 비교한 이유는 그 극장들이 들어선 곳들이 다르다는 점과 그 배경이 특이하다는 점입니다.
CGV 김포풍무의 등장은 앞으로 홈플러스를 비롯한 대형 할인매장과 제휴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큰 도시에 주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동네에 가벼운 마음으로 극장을 찾을 수 있는 잠재고객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됩니다. 김포풍무 지점이 올해 여름에 만들어졌으니 조금 더 지켜본 뒤 성공하게 되면 지역의 동네로 침투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봅니다.
홈플러스가 전국에 약 120개 지점이 되고(익스프레스 등의 슈퍼마켓 지점 제외) 상암월드컵 지점의 CGV 같은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이들이 각 지역에 CGV가 침투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상당히 많으니깐요.
아울러 (이 경우는 좀 다른 경우지만) CGV는 현재 또 하나의 초미니 멀티플렉스의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인천공항 지점인데요. 이 곳은 베일에 감추어진 지점이라서 이곳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시간대를 다르게 하여 손님이 뜸한 시간에는 한국을 알리는 홍보영상을 상영하는 방식으로 하고 오후에는 일반 CGV 상영관으로 전환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김포풍무와 인천공항 CGV의 성공여부는 동네극장 혹은 인구가 적은 동네에 임대형식으로 멀티플렉스가 얼마든지 입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공사례가 될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구요.
롯데월드에 위치한 롯데시네마의 경우 제 2 롯데월드에 입점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가 이미 롯데월드 본점에서 의외의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장미빛 미래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관수를 무리하게 늘리기만 하고 정작 롯데월드 놀이공원으로 대량으로 이동하게 되면 극장은 있으나마나의 결과일테니깐요. 더구나 관수 늘리기 경쟁만 있을 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지 않거나 여전히 독립영화를 무시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비난을 각오해야 할 것이니깐요. 따라서 롯데측은 놀이공원과 극장의 관객을 모두 사로잡아야 한다는 고민이 뒤따를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실험은 지금 곧 12월 연말에 선을 보일 롯데시네마 김포공항 지점에서 보여질 것이 분명합니다. (놀이공원은 없지만 호텔, 백화점, 면세점 등을 총망라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하게 될 것입니다.)
멀티플렉스들을 앞으로 이런 실험은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이 있죠. 관객이 이 멀티플렉스들의 실험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멀티플렉스의 다양한 실험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관객들이 마치 실험용 쥐처럼 소홀히 다루어져서는 안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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