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멀티플렉스는 4강 구도였습니다.
당연히 1등은 CGV였고 2등은 롯데시네마이죠. 마치 네이버와 다음처럼 1등과 2등은 절대 바뀌지 않을 것 처럼 보였습니다. 의외로 재미있는 것은 상위권이 아니라 하위권이죠.
상영관 수로 보자면 의외로 씨너스가 3위, 메가박스가 4위에 해당되니깐요.
특히나 메가박스는 여러가지로 위기였습니다.
오리온 계열의 쇼박스가 영화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메가박스는 마치 낙동강 오리알처럼 남겨지는 신세가 되었으니깐요. 한간에는 이곳을 SK 텔레콤을 비롯한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하지만 이 곳의 주인은 쉽사리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의외의 곳이 이 곳을 선점하기로 합니다. 3위인 씨너스였지요.
그런데 씨너스의 구조를 알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중앙일보 계열에 속해 있는 씨너스는 사실상 중앙일보의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극장입니다.
하지만 씨너스는 독특한 형태의 체인입니다. 각각 하나의 멀티플렉스를 운영하던 극장주들이 모여서 하나의 체인을 만든 것이지요. 이렇게 특이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두 극장이 만났으니 아주 재미난(?) 현상이 벌어지겠지요.
씨너스와 메가박스의 합병은 이런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합병일정이 계속 미뤄지게 됩니다. 물론 합병은 이미 다 이루어졌지만 진짜 문제가 발생되게 되지요.
씨너스와 메가박스의 회원정보를 합쳐야 하기 때문이죠. 그 부분에서 시간이 걸리게 되었고 11월 1일을 기점으로 씨너스와 메가박스의 합병과 더불어 회원정보가 통합됨을 알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 통합 절차가 상당히 어설펐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여러가지가 발견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 불안정한 홈페이지 접속... 예매는 하라는 거야?
홈페이지 접속 불안정은 약 일 주일이상 계속되었습니다. 로그인이 힘들었고 접속시 홈페이지의 해상도에도 문제가 많았죠. 메가박스 홈페이지는 국내 홈페이지에서는 드물게 하단으로 드레그해서 매뉴를 보는게 아니라 우측으로 매뉴가 늘어나는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이 되었습니다.
예매와 관련 정보를 손 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마지막 매뉴에 해당되는 사업자 번호나 회사명, 주소등의 회사 인적사항이 너무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대형 모니터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해상도부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작은 컴퓨터나 웹브라우저 해상도를 비율을 크게(100% 기준) 설정하신 분들이라면 브라우저 설정을 작게 만들어야 모든 매뉴가 다 보이는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현재는 약간의 불안정함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였으나 홈페이지 접속에는 무리가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기존 하단의 바를 향해 드레그를 하시던 분들을 생각한다면 이런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그것에 적응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안타까운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메가박스 이수와 이채(구 씨너스 이수, 이채)를 운영하는 정상진 대표의 경우 아시다시피 자회사인 at9을 통해 영화 수입/배급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메가박스 통합 전산이 늦어지면서 그가 수입한 인도 영화인 '청원'의 홍보나 예매창구 오픈일정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정상진 대표는 이 영화에 의외로 40대가 많이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메가박스의 적이 메가박스가 되어버린 경우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더구나 이 영화는 메가박스의 자회사이자 수입업체인 씨너스 엔터테인먼트가 메가박스와 씨너스의 첫 결합후 이루어진 배급이었음을 생각한다면 더 안타깝죠.)
2. 오프라인 예매시 포인트 통합 되나요?
11월 4일 우선 메가박스 강남(구 씨너스 강남)점을 갔습니다. 회원통합 후 4일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건물 벽면의 메가박스 간판은 변경되었지만 건물안의 것들은 아직도 씨너스의 로고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의상은 여전히 통일되지 않았고요.
포인트 통합을 요청했습니다. 메가박스와 씨너스 회원카드를 들고 갔기 때문이죠. 그러나 시스템 전산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라서 포인트 통합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냥 기존 씨너스 적립카드를 없애는 것으로 그것을 대신했습니다. 포인트 적립은 당분간은 주민번호를 말하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지요.
11월 10일 메가박스 센트럴 지점으로 갔습니다. 통합 후 메가박스 센트럴은 두 번째 방문이죠.
발권기에는 아직도 씨너스의 로고가 남아 있지만 그나마 간판이 새로운 간판들로 변경된 곳 중에 잘 정리가 된 곳이 센트럴지점이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포인트 통합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11월 17일 메가박스의 사실상 메인점이라고 할 수 있는 코엑스 지점...
푸른색의 간판이 아닌 과거 사용하던 네온싸인의 붉은색 로고 간판이 아직도 있었습니다.
발권기들이 지하로 들어가고 매점이 더 늘어난 것 정도가 변화이고 여전히 새로운 통합간판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메가박스 트위터 이밴트 당첨후 예매권 번호를 받았던지라 이 번호를 들고 발권시도! 10분 이상을 기다린 것 같습니다. 혼자서 말이죠. 역시 시스템이 제대로 통합되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기왕하는김에 회원카드 재발행도 도전합니다. 드디어 통합 회원카드 발행에 성공하였습니다. 보름이 넘어서야 통합이 완료.
11월 24일 메가박스 목동점으로 갔습니다.
인터넷 홈페이지(LGU+ 통신사 전용 예매)를 통해 예매를 했던지라 발권기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새 회원카드를 들고 멋지게 긁으려는데 반응이 없는 발권기... 주민번호로도 입력으로도 발권이 불가능했습니다. 결국에는 매표소로 SMS로 저장된 것을 보여주자 발권이 완료.
역시나 아직 전산 통합작업이 완벽하지 않아 일부 발권기에서는 실제로 적용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메가박스가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답변은 신속히 이루어지는 편이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밴트 용으로 만들어진 계정하나, 고객센터 전용으로 만들어진 계정으로 이원화 되어 있어서 헛갈린다는 점입니다. 여러가지 질문을 콤보로 날렸지만 신속히 대답해주는 모습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메가박스가 통합계정에서 완성해야 할 점은 많습니다.
구 메가박스 유저들은 아이폰으로 예매가 가능했는데 회원통합으로 아이폰 어플 예매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더구나 CGV나 롯데시네마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으로 모바일 어플 예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빠른 시일안에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유저 모두를 만족시키는 어플이 개발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인터넷 예매만큼이나 요즘 많은이들이 모바일 예매(모바일 웹/모바일 어플)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죠.
곧 있으면 메가박스의 통합회원 구성이 한 달을 맞이합니다.
아직도 구 메가박스와 구 씨너스간에는 간판이나 스텝들의 유니폼이 통일화되지 않았고 영화 관람권이나 매점 팝콘이나 음료등의 용기에 붙어있는 디자인들 조차 통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아마도 완벽한 통일화와 정상화는 내년이나 기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여러번 연기가 된 만큼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통일화 작업이 오래 걸리더라도 관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기간을 정확히 명시하는게 옮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에 대한 잡설들 > 시네마 카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말특집]한국영화 시장, 안녕하신가요?-2011년 영화계 결산... (0) | 2011.12.26 |
---|---|
'나도 멀티플렉스이다'! 틈새를 파고든 이색 멀티플렉스들... (0) | 2011.12.05 |
CGV 청담... 특색있는 극장? 1%를 위한 극장? (0) | 2011.11.10 |
작지만 강한 영화제... '중국 영화제' VS '과천 SF 영화제' (0) | 2011.10.02 |
[2010 영화계결산 3]2010년, 초간단 결산뉴스 & 송씨네가 만난 사람들! (0) | 2010.1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