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연말특집]2011 영화 총결산-영화... 어디까지 봤니?

송씨네 2011. 12. 31. 17:21

 

2011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얼마나 많은 영화를 보셨는지요?

저는 올해 본 영화는 120 편입니다. 영화제로 본 영화 두 편 빼고 내년 개봉작 세 편을 빼도 이렇게 나오네요.

많은 영화블로거나 영화 포탈들이 2011년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2011년이 얼마 남지 않은 몇 시간 영화계를 정리해봅니다.

 

 

※순위를 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므로 무순이며 늘 그렇듯 차트방식이 아닌 서술형으로 베스트를 선정했습니다.

상당히 편파적이라는 부분임을 밝혀둡니다!

 

 

 

 

[1월] 라스트 갓파더 / 헬로우 고스트 / 심장이 뛴다 / 메가 마인드 / 노다메 칸타빌레:최종악장 / 글러브 / 윈터스 본 / 평양성 / 그린 호넷

[2월] 조선명탐정:각시투구 꽃의 비밀 / 환상의 그대 / 아이 엠 러브 / 라푼젤 / 그대를 사랑합니다 / 만추 / 혜화, 동 / 블랙 스완

[3월] 더 브레이브 / 아이들... / 랭고 / 짐승의 끝 / 파수꾼 / 파이터 / 킹스 스피치 / 달빛 길어올리기 / 로맨틱 헤븐 / 내 이름은 칸 / 위험한 상견례

[4월] 시간을 달리는 소녀 / 황당한 외계인:폴 / 수상한 고객들 / 무산일기 / 써니 /  마셰티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체포왕

[5월] 적과의 동침 / 시선 너머 / 사랑을 카피하다 / 천녀유혼 / 캐리비안의 해적:낯선조류 / 오월愛 / 쿵푸팬더 2 / 미안해, 고마워 / 마마

[6월] 스크림 4G / 엑스맨:퍼스트 클래스 / 트루맛 쇼 / 종로의 기적 / 일루셔니스트 / 애정만세 / 풍산개 / 소중한 날의 꿈 / 초(민망한) 능력자들 / 트랜스포머 3 / 인 어 베러 월드

[7월] 도약선생 / 음모자 / 플레이 /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 고지전 / 헤어드레서 / 마당을 나온 암탉 / 퀵 / 그을린 사랑 / 7광구

[8월] 양과자점 코안도르 / 에일리언 비키니 / 최종병기 활 / 블라인드 /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 개구쟁이 스머프 /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 세 얼간이

[9월] 푸른소금 /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 북촌방향 / 통증 / 파퍼씨네 펭귄들 / 아리랑 / 꿈의 공장 / 도가니 / 컨테이젼 / 카운트다운 / 의뢰인 / 사운드 오브 노이즈

[10월] 코쿠리코 언덕에서 / 완득이 /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 평범한 날들 / 오직 그대만 / 비우티풀 / 돼지의 왕 / 청원 / 커플즈 / 오늘

[11월] 트리 오브 라이프 / 고양이 춤 / 헬프 / 리얼스틸 / 드라이브 / 티끌모아 로맨스 / 신들의 전쟁 / 타워 하이스트 / 머니볼 / 50/50 / 하얀정글 / 사물의 비밀 / 퍼펙트 센스 / ●REC / 특수본

[12월] 오싹한 연애 / 오래된 인력거 / 틴틴:유니콘호의 비밀 / 창피해 / 아멘 /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 / 퍼펙트 게임 / 미이웨이 / Jam Docu 강정 / 래빗홀 / 내가 사는 피부

 

 

 

1. 올해의 OST

 

솔직히 말하면 올해는 OST를 선정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합니다.

몇 가지 이유를 들자면 첫째로 외국영화의 OST 경우 라이센스 음반들이 출시된 작품들이 적었다는 것입니다. '드라이브', '사운드 오브 노이즈' 같은 음악들이 진국인 영화들이 있었지만 이들 영화는 공식 OST가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아마존에서 짧게 듣고 결국은 어둠의 경로를 이용해서 OST를 다운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지요. 이는 음반사와 영화사의 무성의가 그 이유인 것 같습니다. 수입사도 나름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지요. 그런점에서 국내에 출시되지 못한 외국영화의 OST를 소개해드릴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두번째로 정식 OST의 경우라도 편집음악 형식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올해의 OST들의 공통점은 복고풍이라는 것입니다. '써니'는 나미 씨의 노래 '빙글빙글'만 음원으로 출시된게 전부이고요. 그나마 추억의 팝을 들을 수 있는 영화 '헬프'의 경우에도 오리지널 스코어(영화 속 장면이 같이 삽입되는 경우)의 경우가 아니라는 점에 아쉬운 경우이죠. 가장 OST의 표준이라면 영화속 삽입곡과 대사를 적절이 섞어 OST로 출시하는 것이 제대로 된 OST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번째로 OST가 CD가 아닌 음원형태로 발매된다는 것입니다. 저처럼 영화 블로거로 활동하시는 즈라더 님의 글을 보니 DVD 리뷰를 전문적으로 쓰시는데 이 분 역시 최근 DVD 출시가 예전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셨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CD로 발매되는 것들이 사라지고 음원이나 다운로드 방식으로 바뀌면서 굳이 가게를 들려서 OST나 DVD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상당히 안타까운 부분이죠. 더구나 음원형태로 발매된다고 하더라도 싱글 형식으로 몇 곡만 올라오는 형식이라 그 안타까움은 더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2009년에 발매된 '전우치' OST의 경우 싱글형태로 몇 곡만 담는 상당히 아쉬운 경우였죠. CD로도 발매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점점 OST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2. 올해의 국내(상업) 영화

 

올해의 영화를 뽑으라면... 아마도 '도가니'와 '써니'가 정답일 겁니다.

상반기의 경우 복고열풍을 일으킨 '써니'는 '과속스켄들'의 강형철 감독의 두번째 영화로 고교시절 여고동창생들이 추억의 인물을 하나하나 만나가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앞에도 이야기했듯 많은 음악들이 나온 영화였고 사랑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엔딩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도 말이 많죠. 물질 만능주의에 과연 옮은 판단(엔딩)이었는가에 대한 의문이었지요. 돈과 물질로 모든게 하나가 되는 결말은 이 영화의 NG였죠.

하반기로 넘어오면 '도가니'의 이야기가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도가니'는 인화학교의 비리를 고발했고 그 영향은 실제 이 사건의 범죄자들을 재수사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덕분에 공유 씨나 정유미 씨의 인기도 다시 떠올랐고 원작 작가인 공지영 씨를 다시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는 '도가니' 이전에도 등장했지만 이후에 더 많이 탄력을 받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이외에도 올해는 전쟁, 사극, 대규모 액션등의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웃는 영화는 몇 작품이 없었지요. '최종병기 활'은 국내 사극은 드물게 활이라는 소재를 이용하여서도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일부 영화의 표절설에 시달리기도 하였습니다. '완득이'의 경우 오래간만에 보는 착한 영화라는 점에서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고 오히려 수능이 끝난 이후 뒷심을 발휘하는 영화가 되었지요. 중년의 사랑을 다룬 '그대를 사랑합니다' 역시 착한 영화의 대열에 합류하기도 하였고요.

 

이현승 감독과 곽경택 감독도 오래간만에 돌아와 각기 서로 다른 멜로를 들고 나왔던 것도 인상적입니다. '푸른 소금'은 여전히 블루를 고집하는 이현승 감독의 모습을 볼 수 있고, 곽경택 감독은 '통증'을 통해 웹툰 작가 강풀 님과 의외의 크로스오버를 보여줍니다. 송일곤 감독의 사실상 첫 상업 진출작인 '오직 그대만'도 인상적이었지요.

하지만 이들 감독들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들은 흥행성적은 좋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도전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들의 도전은 멋졌다고 생각됩니다.

 

 

 

3. 올해의 외국(상업) 영화

 

올해의 외국영화는 사실 뽑기가 민망할 정도로 최고의 작품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히려 믿었던 시리즈 작품이나 몇 년만에 돌아온 작품들도 있었지만 관객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실패했지요. '트렌스포머 3', '캐리비안의 해적:낯선조류', '천녀유혼' 등의 작품들이 새롭게 선을 보였지만 기존 스토리의 재탕, 3D 기술 구현의 실패 등등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오히려 올해의 영화들 중에는 과거의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프리퀼 성격의 영화가 많이 개봉이 되었고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원작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불변의 법칙이 깨지고 있다는 증거이지요. '엑스맨:퍼스트 클레스'와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은 잘 만든 프리퀼의 본보기가 되었고 앞으로 이들 작품의 또 다른 속편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인도 영화가 많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스폰지 조성규 대표가 일본 영화의 수입에 앞장서듯 인도 영화 수입에 앞장선 장본인은 다름아닌 at9의 정상진 대표이죠. 덕분에 ' 얼간이들', '청원', ' 이름은 칸' 등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요. 하지만 이들 영화에는 약간 다른 점들이 보이는데 음악이 덜 들어간 인도영화라는 점이죠. 물론 '세 얼간이들'은 기존 인도영화의 스타일를 그대로 갖았고 러닝타임이 길어 편집한 버전이 상영되었지만 인도 자국민 뿐만 아니라 수출을 목적으로 제작되는 것 때문인지 몰라도 인도영화의 스타일이 많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라고 봅니다.

 

이외에도 대역 논란에 휩싸였던 '블랙 스완', 실화라 더 인상적이었던 '킹스 스피치'나 보이지 않는 새로운 악당인 전염병을 이야기한 '퍼펙트 센스'나 '컨테이젼'은 보고 나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스펙타클한 영화보다도 이런 잔잔하지만 오래 파문을 남는 이런 영화들이 더 사랑을 받았던 한해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4. 올해의 독립영화

 

독립영화는 정말로 좋은 작품들이 많아 무엇을 뽑는다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였습니다.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한 '파수꾼', '돼지의 ', ' 어 베러 월드' 등의 작품이 사랑을 받았던 해입니다.

동물들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던 '미안해, 고마워'나 '고양이 '도 저에게는 인상적인 작품이었고요,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카메라를 돌린 '종로의 기적', '오래된 인력거', ' 다큐 강정',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 '꿈의 공장' 등도 인상적인 다큐맨터리였다고 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직절적인 비판의 다큐가 올해는 많았는데 '하얀 정글'이나 '트루맛 '는 한국의 마이클 무어의 탄생을 예고한 영화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많은 논란을 받은 작품이었고 '트루맛 쇼'의 경우 TV 맛집 프로그램의 투명성에 많은 기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신선함과 기발함으로 무장한 영화도 많았죠. 윤성호 감독의 유쾌한 홍보물(대구 세계 육상대회)인 '도약 선생', 소음을 훔치는 도적들인 '사운드 오브 노이즈', 사물의 관점에서 사랑을 이야기한 '사물의 비밀', 의 영화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거장들의 충격적인 컴백작도 많았는데요. '내가 사는 피부'나 '그을린 사랑', '아이 엠 러브'는 충격으로 시작해 충격으로 끝나는 영화들도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몇 시간 후면 2012년입니다.

아마 몇 일간은 저도 헛갈려서 '2011'이라고 작성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에는 더 기발하고 멋진, 사랑스러운 영화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몇 시간 남지 않은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는 최고의 영화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