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연말특집]한국영화 시장, 안녕하신가요?-2011년 영화계 결산...

송씨네 2011. 12. 26. 16:03

사실상(?)이라고 떠들기도 그렇지만 올해의 화제작들은 나름대로 다 보지 않았나 저는 생각합니다.

2011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영화계는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2011년... 영화계는 안녕하셨는지요? 올해도 늘 그렇듯 다른 분들이 10대 뉴스를 발표할 때 저는 딱 7개 만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송씨네가 바라본 올해 영화계 7대 뉴스입니다.

 

 

 

 

 

1. 영화계는 아직도 헝그리하다. 영화시장은 여전히 세드엔딩!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죽을 수 있다는 사실...

어쩌면 올해 그 사실이 알려졌다는 점에 충격적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월 29일 시나리오 작가 故 최고은 씨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게 합니다.

이는 비단 시나리오를 만드는 사람들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최근 한겨레에 소개된 영화인을 비롯한 문화계 스텝들의 임금수준이 전혀 예전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보도였습니다.

여전히 대한민국 영화는 제작시간을 제안하거나 휴무를 보장하지 않고 있고요.

휴무보장과 제작여건에 대해 항의했다가는 그 스텝은 정말로 밥줄 끊길지도 모르는 일이니깐요.

대형 영화제작사와 배급사, 대형 멀티플렉스와 스타급 배우들만 배부르게 만드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故 최고은 님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돼지와 닭으로 성공한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씨네 21의 연말 특집 중 그들이 소개한 10내 뉴스의 하나의 제목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닭과 돼지의 해'... 올해는 다양한 장르가 사랑받았지만 특히나 몇 년전만 해도 찬밥신세를 받았던 애니메이션 시장이 가능성을 보인 한 해였습니다.

심재명 대표가 트위터에서 사활을 걸고 이야기 했던 '마당을 나온 암탉'는 100만 돌파에 성공했고 어두운 이야기였지만 여전히 기록을 갱신중인 '돼지의 왕'도 잘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이 외에도 많은 애니메이션이 제작되었고 개봉되었으며 내년에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장미빛 미래로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제작방식과 달리 애니메이션은 수 년에서 수십년을 매달려야 한 편이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정부의 지원만큼이나 공동제작 방식으로 거대자본의 힘도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3. 멀티플렉스의 실험, 그리고 또 실험...

 

올해 극장가의 인상적인 점은 멀티플렉스의 실험입니다. 특히 이 실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CGV입니다.

청담동 씨네씨티의 새 주인이 된 CGV는 CGV 청담을 오픈하면서 일반 관객이 아닌 특별한 관객층을 타겟으로 한 극장을 만들게 됩니다.

4D는 물론이요, 사운드 전용, 헤드폰으로 듣는 상영관 등등의 특화관을 문을 열었습니다. 또한 작은 규모의 극장을 짓는 방식을 처음으로 시도하기도 하였는데 홈플러스 김포풍무에 만든 CGV 김포풍무 지점은 홈플러스와 제휴를 맺은 첫 극장으로 기록되었고 이 실험이 성공할 경우 작은 점포나 할인매장 등의 곳에 소규모 멀티플렉스가 들어올 수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CGV와 경쟁상대인 롯데시네마는 큰 변화는 없지만 김포공항에 극장을 지으므로써 앞으로 제 2 롯데월드 등의 새로운 장소에 지어질 극장에 보여질 모습들에 대한 워밍업 과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관객이 그 실험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지난번에도 말씀드렷지만 관객은 실험쥐가 아니니깐요.

 

 

 

 

 

4. 합병과 인수... 새 옷으로 갈아입은 메가박스!

 

메가박스의 새 주인 소식은 의외의 뉴스였습니다.

인지도에서는 낮았던 씨너스가 메가박스를 인수하면서 CGV와 롯데시네마의 스크린 수에서도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아울러 대형 기업들이 극장의 주인이 되면서 이들 대결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씨너스는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중앙일보가 씨너스라는 이름을 포기하고 메가박스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전략을 취함은 물론이요. 대대적인 시스템을 변경해야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세로로 펼쳐봐야 한다는 메가박스의 홈페이제에 대한 문제점도 노출된 상황입니다. 새롭다는 의견도 많지만 우측 방향으로 계속 펼쳐서 매뉴를 봐야한다는 불편함에 대한 지적도 많아진 것도 사실입니다.

시스템 개편에 따라는 통합작업 시간이 계속 늦춰지고 11월에 합병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홈페이지 불안정, 극장 통합작업도 불안정하여 많은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과연 내년에는 CGV와 롯데시네마의 대결에서도 당당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할 일입니다.

 

 

 

 

 

5. 실속없는 3D... 이제는 4D에 목숨거나?

 

3D 안경을 쓰고 보는 영화들이 많아졌습니다.

따라서 제 리뷰에도 3D 안경을 쓰고 보는 영화들의 이야기도 많아졌지요.

하지만 3D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였으나 그 효과를 보지 못한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캐리비안의 해적'의 새 시리즈는 안하는게 낫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고 한국영화에서 처음 시도한 3D 영화인 '제 7광구'는 기자시사에서도 비난을 받을 정도로 냉정한 비판이 이어졌고 개봉 하루를 앞두고 개봉일이 늦춰지는 해프닝까지 벌어졌지요. 하루를 앞두고 개봉일자가 변경되는 것도 한국영화계에서도 사상초유의 상황이었고요.

이런 가운데 극장가는 이제는 4D로 눈을 돌리는 상황까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CGV가 적극적으로 4D 전용관에 투자를 하기 시작하였고 롯데시네마 역시 4D 전용관을 늘리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는 극장 수입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자가 갑자기 안마하고 드라이 아이스가 뿌려지는 이런 4D 전용관이 그저 어른들의 장난감으로만 그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드네요.

더구나 이들 3D나 4D로 제작되거나 개발되기 위해서는 제작자나 극장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속없는 3D와 4D의 인기는 결국 떨어질 것이 분명하니깐요.

 

 

 

 

6. 영구는 정말 없었다. 희대의 사기꾼이 된 심형래.

 

우리는 그를 몇 년 전 신지식이라 불렀고 그의 영화에 열광하기도 하였습니다.

진중권 씨를 비롯한 많은 비평가들이 그를 디스하기 시작했고 그럴 수록 관객은 이들 비평가들을 오히려 비난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진중권 씨의 말이 옳았다는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 워'의 성공 후 심형래 씨의 크나큰 욕심은 그를 정선의 카지노로 내몰았고 불법으로 개조된 총기를 가지고 영구 아트무비 직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그의 신작 '라스트 갓파더'는 헐리웃 진출과 자신의 캐릭터인 영구를 동시에 되살리려는 시도를 하였지만 보기좋게 실패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것도 모르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 뉴스는 그의 몸개그와 도전정신을 찬양하고 있었으니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바보가 되었는가를 생각하게 되는 뉴스였습니다.

진짜 바보 영구는 바로 우리들이었습니다. 영구는 정말 없었습니다, 심형래 씨도 없구요.

 

 

 

 

7. 거짓말 같은 진실... 진실같은 거짓말. 실화 영화와 다큐맨터리의 인기.

 

올해 '도가니'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이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거짓말 같은 사실은 진짜가 되었지요.

올해만 해도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은 많았습니다.

'아이들', '퍼팩트 게임', '마이웨이', '글러브' 등등의 영화가 쏟아졌던 것도 올해이지요.

그럼에도 이들 영화중에는 사실에만 치중하느냐, 아니면 극적 감동을 위해 허구를 집어넣느냐의 고민에 빠진 영화들도 많았으리라 봅니다.

극적 감동을 위해 억지스러운 시나리오로 만든 영화는 관객의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다큐맨터리도 점점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늘어난 것이 올해였습니다.

'잼 다큐 강정', '하얀 정글', '트루맛 쇼' 등의 작품이 개봉하였고 산과 바다, 병원, 맛집 등등 풍자할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는 대상이 다양화 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이런 다큐를 기대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