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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청담... 특색있는 극장? 1%를 위한 극장?

송씨네 2011. 11. 10. 01:56

오래간만에 쓰는 극장 리뷰죠.

사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죠. 정말로 특색있는 극장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죠.

그것도 멀티플렉스입니다. CGV 청담 씨네시티(이하 CGV 청담)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강남은 어떻게 보면 극장이 그 숫자를 넘어 포화상태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CGV만 해도 강남지점과 압구정지점이 있고 롯데시네마는 씨티극장을 대대적으로 손보고 나서 롯데시네마 강남으로 오픈을 하였습니다. 씨너스 강남은 메가박스와 합병후 브랜드를 모두 메가박스로 변경하고 나서 메가박스 강남으로 새출발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멀티플렉스 체인이 아님에도 나름 선전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시네마가 위치한 곳도 바로 강남입니다. 근데 강남에 극장이 또 생길 필요가 있을까요?

 

강남하면 떠오르는 극장이 또 있으실껍니다. 바로 씨네시티 극장이었지요.

근데 이 극장이 난대없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몇 년전에는 그 근처에 위치하던 스폰지 하우스 압구정 지점도 문을 닫으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경로가 사라지는게 아닌가라는 우려가 들었는데 이 극장까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지요.

 

하지만 CGV 관계자 분의 트위터 멘션 한 줄이 저를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새로운 방식의 극장으로 리모델링을 들어간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근데 또 극장? 하지만 이 극장은 어딘가 다르네요. 

 

 

 

 

 

 

 

사실 이런 클레식 극장의 인테리어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인데 이미 압구정 CGV 신관에서 선보인 인테리어는 전혀 이제는 낯설지가 않지요.

근데 이 극장은 매표소가 1층이 아닌 8층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1층에는 도대체 뭐가 있길래... 그 이야기는 천천히 해보도록 하죠.

 

 

 

 

 

 

8층 매표소가 있는 로비는 상당히 넓습니다. 그러나 앉을 곳이 없습니다.

CGV에 대해 일부 관객들이 쉴만한 곳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지적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 극장 역시 그 부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일부러 의자를 설치하지 않은 것인지 그랜드 오픈이라는 점에서 아직 의자가 들어오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의자가 없다는 점은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DVD와 음반을 판매하는 곳이 생겼고 매점은 기존 CGV 지점과 달리 좀 클레식합니다.

사실 제가 아쉬웠던 것이 CGV압구정에 갑자기 사라진 음반샵이었습니다. 음반 뿐만 아니라 영화관련 서적과 DVD도 판매했던 곳이었는데 투 썸 플레이스 매장이 확장공사를 들어가면서 이 시설이 사라졌지요.

과연 이 매장은 얼마나 많이 버틸까라는 의문부터가 드네요.

 

 

저는 '리얼스틸'의 4D 버전을 보았습니다. 작년인가 애니메이션 '슈퍼베드'를 4D 버전으로 관람한 적이 있는지라 4D는 오래간만에 관람입니다. 가격표를 보시면 '뜨악'하고 놀라실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주말이며 오후 타임입니다. 그러다보니 관람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연 한 편 가격보다 약간 저렴한 19,000 원의 요금입니다. 여기에 3D 기능이 포함되었더라면 요금이 더 만만치 않았겠지요.

 

그나마 이 매표소가 위치한 8층의 장점이라면 넒은 화장실과 전망 좋은 큰 창입니다. 둥글둥글한 이 창은 청담동, 압구정동의 전망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공사중인 건물들이 많은 이 동네의 모습은 웬지 슬퍼보이네요.

 

 

 

 

 

CGV 청담의 컨셉은 특화관입니다. 물론 CGV만큼이나 특화관이 많은 곳도 없을 껍니다.

골드 클레스, 유로 클레스, 스타리움, 아이맥스, 3D, 4DX, 스위트 박스, 스타관, 바이브레이션 시트(진동의자)관.... 참 많죠! 어떻게 보면 CGV 청담은 이 특화관의 종지부를 제대로 찍겠다는 의미로도 판단이 됩니다.

 

옆에 상영관 안내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4DX, 스위트박스는 아시겠지만 나머지 상영관은 생판 모르는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각각의 층에는 어떤 관이 있는지 살펴봐야겠지요.

 

2층은 빕스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빕스와는 조금 다르네요.

'더 스테이크 하우스 빕스'... 그러니깐 스테이크를 전문적으로 판매하겠다는 겁니다. 그런점에서 기존의 빕스랑 다르겠죠. 사실 빕스 외에도 뚜레쥬르, 비비고 등의 식사와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습니다,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니라는 곳이죠. 다만 장점이자 단점인 점은 바로 CJ 패밀리로만 구성이 되었다는 겁니다. CJ onE 포인트 적립은 편하게 할 수 있겠지만 타사는 입점할 수 없다는 점에서 다양성에서는 실패하였죠.

 

 

 

 

 

 

 

 

 

 

 

3층은 엠큐브라는 곳으로 공연장이나 행사를 하는 곳으로 역시 CJ의 자회사인 Mnet과 같이 하는 특화관입니다. 아직 이 곳은 출입금지...

4층으로 올라가면 CJ가 만든 패션 무가지인 1St Look의 상품을 직접 소개하고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편집샵이 들어와 있습니다. 저는 편집샵이나 이런 패션에는 관심이 없지만 최근 이런 편집샵은 하나의 유행이 되어버렸지요. 역시 CJ 패밀리라서 가능한 곳이죠.

 

5층과 6층은 기아 시네마로 명령된 곳으로 이 곳 역시 일반에는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어느 방향에서 영화를 보건 간에 스크린이 정면 뿐만 아니라 좌, 우로도 걸려 있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특화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까지 역시 배일에 쌓인 곳이라서 알 수가 없습니다. 메가박스가 서태지관, BMW MINI관 등의 상업기업의 이름이 들어간 특별관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 경우도 같은 경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7층은 아직 오픈이 되지 않았지만 구경은 가능한 곳입니다. 역시나 CJ의 패밀리로 알려진 닥터 드레 헤드폰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기아 시네마처럼 상업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나 여기가 좀 다른 점이라면 귀로 듣든건 듣는 건데 그냥 듣는게 아닌 그 음향을 헤드폰을 끼고 듣는다는 것입니다.

닥터 드레 헤드폰이 좌석마다 들어갈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특화관도 기대가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입구에는 미러볼을 설치하여 마치 클럽에 입장한 느낌도 들고요, 닥터 드레 제품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공간도 살짝 있습니다.

 

 

 

 

 

9층의 비트박스 관, 10층의 스위트 박스 관을 지나면 11층에는 프라이빗 시네마라는 상영관이 등장합니다. 이 특화관은 아무래도 CGV의 프리미어 상영관인 골드 클레스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지만 더 특화된 고급상영관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라 역시 궁금증이 많이 유발이 됩니다.

 

 

 

 

 

12층은 화장실(설마 모두가 화장실일까요?), 13층은 제가 영화를 보기로 한 4DX관을 갔습니다. 4D 상영관이라고 생각하시면 더 이해하기 쉬울 껍니다. 주인공이나 물건이 움직일 때마다 의자 역시 똑같이 움직이는 실감나는 연출이 나오는 특화관이죠. 심지어는 주인공이 두들겨 맞으면 의자 역시 등을 관객에게서 똑같이 두드립니다. 물론 살살 건드리지요. 안마받는 기분이라고 해야할까요?

 

 

 

 

 

 

 

 

 제가 앞에 이야기했던 문제의 12층... 바로 화장실입니다. 입구가 으슥한데 귀신이라도 나올것 같지요?

 

사실 이 곳은 의문투성인 곳입니다. 하지만 바로 옆에 관계자외의 출입금지 구역이 있네요. 그걸 봐서는 직원들의 휴게실이나 회의실 용도의 비밀방(!)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해리포터 시리즈의 호크와트 학교의 복도를 보는 듯한 이 기분...'CGV 직원과 비밀의 방'이라고 이름 붙어보고 싶네요.

 

 

 

 

 

 

 

 

 

 

 

 

CGV 청담이 독특한 이유를 더 살펴볼까요?

클레식한 인테리어가 아무래도 그 첫번째이겠지요.

이 촌티 날리는 올드한 네온싸인...

 

 

엘리베이터에는 영화의 명대사나 추억의 배우들의 그림이 걸려 있습니다.

제임스 본드, 마릴린 먼로, 히치콕 등의 얼굴들과 명대사들이 붙어있지요.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벽면의 인테리어도 인상적입니다.

층수를 나타내는 그림들도 손수 작업을 한 듯한 모습도 보이는데요.

상당히 멋진 문자나 그림들도 보입니다.

 

 

팝콘 매뉴도 차별화를 두었는데요.

이미 개발된 치즈맛, 양파맛에 이어 여기는 바베큐맛도 있는데 바로 여기 CGV 청담에만 맛볼 수 있다고 하네요. 맨 우측에 있는 것이 바로 바베큐맛이랍니다.

아울러 팝콘에 토핑(!)을 추가시키는 것도 이 곳만 가능합니다. 믹스넛, 초코볼, 젤리 등의 다양한 토핑이 가능하더군요. 토핑 추가시 1,000원 별도입니다.

 

 

사진에는 담지 않았지만 이 곳에는 매점이 8층에만 있다는 것에 감안하여 이동식 매점이 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이동식 매점도 CGV만 가지고 있는 특이한 모습이죠. 나쁘게 보면 돈벌기 위해 별거 다한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이동식 매점은 CGV의 매출을 올리는 또다른 비결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기존 CGV에는 없는게 또 하나 있습니다. 엿이 들아간 큰 나무판자나 쟁반을 들고 엿을 팔던 엿장수를 기억하시나요? 혹은 옛날 극장에서는 열차 이동식 매점처럼 '오징어, 땅콩 있어요~'를 외치던 사람들을 기억하실 껍니다. 상영관 안으로 침투한 이동식 매점이 바로 다른 멀티플렉스에서 시도하지 않는 점이죠. 직원들은 마치 센드위치맨처럼 목에 간식들을 매달고 물건을 판매하기도 하는데요. 역시나 매점 수익을 위한 그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안쓰럽기까지 하네요.

 

 

 

CGV 청담을 둘러본 전체적인 느낌은 일반 상영관이 일단 아니라는 점이 그것입니다. 이 곳은 특화관 답게 할 수 없는게 몇 가지 있습니다.

일반상영관에서 쓸 수 있는 예매권을 여기서는 사용 불가능하며 일부 할인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상영관이 관람료가 10,000 원이 넘어가기에 그 사실을 모르고 간 일부 관객들은 그냥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남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1%를 위한 영화관이라는 점에서는 특별한 극장임에 틀림없습니다. 고급 음식점이나 호텔에서나 할 법한 발렛파킹(주차도우미) 서비스도 하고 있으니 정말 특히하다고 볼 수 밖에 없겠죠.

과연 소수를 위한 이 극장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CGV의 도박이 성공이 될지... 아니면 큰 좌절을 맛보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