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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 Docu 강정]아이러니, 적반하장... 왜 우리는 강정에 목숨거는가?

송씨네 2011. 12. 22. 14:30

 

 

 

국회의사당은 저에게 두번째 방문이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써 이 곳은 묘한 공간입니다.

얼마전에는 그 근처 여의도 공원에서 있었던 '나꼼수 콘서트'도 다녀왔던터라 더 이상한 일이죠.

참여연대의 트위터를 봤었죠. 'Jam Docu 강정'(이하 '잼 다큐 강정')에 대한 국회 시사회였습니다.

홍경숙 감독의 '경계도시 2'의 국회시사회도 다녀왔던 저에게 이 시사회는 보통 시사회는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큐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보통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독립영화 다큐감독들이 왜 강정에 목숨걸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뭘까요?

다큐멘터리 '잼 다큐 강정' 입니다.

 

 

 

 

제주도 강정마을... 트위터에서 강정마을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있었죠.

바다가 보이는 구럼비라는 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2007년 해군은 국가안보를 위해 제주 남쪽에 기지가 필요했고 기지 건설 계회은 마을 주민들의 의견에 번번히 실패합니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결정을 내린 곳은 바로 이 강정마을이고 해녀분들을 설득을 시작으로 이들은 결국 구럼비가 있는 이 곳을 시멘트 바닥으로 바꾸기로 합니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출발합니다.

이 작품은 독립영화 중에서도 다큐멘터리 제작을 주직업을 하는 여덞 명의 감독이 모였습니다.

100 일이라는 기간에 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스타일대로 다큐를 제작하기로 합니다.

 

 

 

이야기의 뼈대는 다큐 '택시 블루스'를 최하동하 감독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중간중간 여덞 명의 감독의 강정마을, 그리고 구름비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방식이지요.

 

포문을 연것은 '쇼킹패밀리'의 경순 감독입니다. '안녕 구럼비'란 에피소드를 통해 그녀는 단식 투쟁으로 결국 병원에 실려간 영화평론가 양윤호 씨를 찾아나서게 됩니다. 근데 그건 비단 양윤호 씨의 모습만은 아니었습니다. 다큐는 진기한 사진들을 보여주는데 포크레인, 자동차 등에 깔려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저는 이 사진이 합성스러운 느낌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왜 저렇게까지 싸우나 말이지요. 하지만 러닝타임이 길어질 수록 그들이 강정마을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되었습니다.

'오월愛'를 통해 광주를 이야기하던 김태일 감독은 '마을의 기억'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늘 그렇듯 가족들이 연출실력을 갖춘 만큼 모두와서 강정마을에 와서 마을을 비롯한 여러 곳을 촬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하지요. 그들은 원래 평화롭게 살아가던 사람들이었지만 해군기지 건설에 설득당해버린 사람들에 의해 편이 갈라지게 됨을 이야기합니다.

'원 웨이 티켓'의 권효 감독은 아예 아이들을 이끌고 그들에게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를 건내줍니다. '말똥게의 사진수업'이란 에피소드를 통해 아이들이 생각했을 때 아름다운 것들, 싫은 것들을 촬영하라고 맡겼던 것이지요. 아이들은 대부분이 강정마을과 구럼비를 아름다운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흉물스러운 해군기지 건설현장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아이들도 그것이 추한 모습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별들의 고향'의 정윤석 감독과 '히치하이킹'의 최진성 감독은 아예 그 모습을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정윤석 감독의 '해적단 밤섬가다'란 에피소드에서 펑크 락 밴드인 '밤섬 해적단'은 현정권과 제주도 지사를 비꼬면서 강정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를 코믹하면서도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집으로 간 항공모함'의 에피소드를 맡은 최진성 감독은 프라모델을 좋아해 결국 해군이 된 자신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며 강정마을 중국집과 국방부 앞에서 항공모함 프라모델을 만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간간히 흘러나오는 대한뉴스의 모습은 미국에 끌려다니는 우리정부에 대한 강한 비판도 숨어있지요.

 

아이러니의 최절정은 최하동하 감독의 '코사마트와 나들가게'에서 보여줍니다. (영화스럽지만 실제로) 길건너 서로 마주보고 잇는 슈퍼마켓 체인인 두 곳은 각기 찬성파와 반대파가 이용하는 슈퍼마켓이 되어버렸고 친했던 그들이 고소와 고발을 하고 심지어는 이데올로기까지 들먹이면서 싸우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합니다.

'경계도시' 시리즈의 홍형숙 감독은 강정마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실천적 방향을 제시하는 이야기로 보여주게 됩니다. '구럼비에 멈춰서서'에서 그녀는 현제 준비중인 '성미산 살리기 프로젝트'와 연결하여 두 마을이 합심하고 의견을 맞춰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가장 강정마을에 대한 사연을 가까이 듣고 지내는 '범섬에 부는 바람'의 양동규 감독의 경우 이 프로젝트에 임하는 각오가 가장 크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고 그 덕분에 5년전에 환경부는 이곳을 자연생태마을로 지정했으니 말이죠. 한 쪽에서는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하고 있고 한쪽은 이 아름다운 마을을 케이슨이란 이 레고블록스러운 시멘트 블록으로 덮어버리려고 하니 슬픈일이죠. 

 

 

 

 

많은 사람들이 잡혀갔습니다.

이 작품을 촬영하던 상황에서도 평화운동가인 송강호씨를 비롯해 강정마을 대표인 강동균 씨도 이 마을을 지켜내겠다는 신념으로 시위에 임했는데 건설현장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잡혀간 것이지요.

다큐 상영이 끝나고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강동균 씨와 문정현 신부님도 뵐 수 있었습니다.

강정마을을 왜 못지키냐고 항의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강정마을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뭐냐고 물어보는 분도 계셨습니다. SNS로 참여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다양한 활동을 해달라는 문정현 신부님의 당부도 있었고 민주통합당 김재윤 의원은 강정마을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는 얼마전 거대한 보이스피싱 의혹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세계 7대 자연경관'이니 뭐니하는 ARS에 사람들은 홍보를 하고 있고 심지어는 ARS 투표기계까지 만드는 상황까지 보았습니다. 강정마을도 못살릴꺼면서 우리는 왜 이 거대한 보이스피싱에 현혹되었는지 의문이네요.

 

누군가는 그럴지 모릅니다.

바위덩어리들만 모여있는 곳에 사람들은 왜 저리도 집착을 하느냐고 말이죠.

하지만 어민들에게는 이 곳이 터전이었고 아이들에게는 이 곳이 그 어느 놀이공원보다도 멋진 생태학습장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국방부, 제주도는 누굴 위해 일하는지 궁금합니다. 대한뉴스 속의 미국은 우리들의 영원한 친구같아보입니다. 그들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지켜줘서 고맙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위해 우리가 환경을 파괴할 이유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 전쟁은 끝날 줄 모릅니다. 현재 공사가 잠시 중단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시작될 것이고 싸움은 다시 시작되겠지요. 건설현장에 나타나면 벌금을 물리겠다고 겁을 주는 이곳... 그들은 다름아닌 주식회사 대한민국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이지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사원은 아닙니다.

 

상영장이 많지 않습니다. 독립영화 다큐 감독들이 이렇게 모이기도 쉽지 않습니다.

왜 그들이 강정에 목숨거냐고요? 직접 보시면 압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느끼실 겁니다.

자연은 소중한 것이라고 말이죠. 그 어떤 이데올로기보다도 자연이 소중하다고 말이죠.

이데올로기 그 따위 집어치우고 강정을 생각해주세요. 그게 더 옮은 일이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