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뒤죽박죽 동물원... 그래도 그곳엔 희망이 있다!

송씨네 2011. 12. 24. 17:03

 

 

 

강아지는 야옹야옹 고양이는 멍멍멍 송아지는 삐약삐약 병아리는 음메에 돼지는 어흥어흥 호랑이는 꿀꿀꿀 오리는 짹짹짹 참새는 꽥꽥꽥

뒤죽박죽 동물원 싫어싫어 난싫어 뒤죽박죽 동물원 꿈속에나 있을까

강아지는 야옹야옹 고양이는 월월월 송아지는 삐약삐약 병아리는 음~메 뒤죽박죽 동물원 뒤죽박죽 동물원 뒤죽박죽 동물원 왈!

 

몇 년 전 '무한도전'에 노홍철 씨는 '뒤죽박죽 동물원'이라는 요상한 가사의 음악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웬지 이 영화와 어울릴 것 같아서 가사를 좀 가지고 왔습니다.

동물원... 저에게 동물원에 대한 기억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서울대공원을 분명 가긴 갔는데 언제 갔는지 기억도 안나고요. 그 근처에 있는 서울랜드는 소풍으로 지겹게 왔던 곳이라 잊혀지지 않지만 동물원은 어른이 되면서는 잘 안가는 곳이 된 것 같습니다.

동물원은 즐기는 사람은 즐거울지 모르지만 한 편으로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긴장일 것입니다.

헐리웃이 요즘 달라진 점이라면 거짓말 같은 실화를 영화의 소재로 잘 들여온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개봉을 앞둔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상당히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동물 사랑, 인간 사랑, 자연 사랑...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입니다.

 

 

세계 여러나라를 돌며 자연도 탐사하고 테러리스트도 만나러 갔던 칼럼니스트 벤자민...

하지만 신문에서 칼럼을 쓰던 그가 인터넷 환경에는 도저히 적응할 수 없는 그는 신문사를 박차고 나옵니다. 남은 돈은 별로 없지만 몇 달 전 세상을 떠난 부인을 생각하면 벤자민 가족이 살기에는 벅차기만 합니다.

아들 딜런은 사고만 치는 사고뭉치에 그가 그리는 그림은 어두운 그림들 뿐입니다. 하지만 벤자민은 귀여운 막내 로지 덕에 희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벤자민은 결국 이사를 결심하는데요. 살기는 좋은 넓은 평원... 근데 문제는 이 곳이 동물원이라네요.

동물원의 관리까지 맡아야 하는 벤자민은 졸지에 동물원의 대표가 되고 조련사 켈리를 비롯한 동물원 직원 체용은 물론이요, 많은 동물들을 챙겨야 합니다.

노후된 시설에 이들이 투자해야 할 돈 액수는 점점 늘어나고 세무사인 형 던칸이 안타까운 마음에 충고를 하지만 어찌겠습니까... 이들의 동물원 꾸미기는 계속될 수 밖에요.

난관에 부딫치고 동물원 직원들도 벤자민도 다른 전 주인들처럼 동물원을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그림과 사고방식만 갖던 딜런에게도 캘리의 조카인 릴리와도 조용히 사랑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뒤죽박죽 동물원의 개장을 얼마 앞둔 시간... 엄청난 폭우라는 벽에 부딫칩니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동물원을 개장할 수 있을까요?

 

 

 

 

 

이 작품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영화의 내용처럼 실존 인물인 벤자민 미의 책을 토대로 만든 작품입니다. (국내에서는 '동물원을 샀어요'란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실제 칼럼니스트였던 그는 동물원을 매입하고 관리함으로써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화는 벤자민의 이야기가 중심으로 시작됩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고 아내의 숨결이나 그 기억이 너무 두려워 젊을 때 그녀와 갔던 식당도 못가고 그녀의 사진이 담긴 노트북 사진첩도 제대로 넘기지 못합니다. 두 자녀의 가장인 그에게는 그런 슬픔을 오래 감출수 없는 노릇이고요. 그런점에서 그는 이사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요.

하지만 아이들은 정든 곳을 떠나면 친했던 아이들과 작별하고 그것을 원치 않는 것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똑같은 것 같습니다. 큰 아들 딜런의 반항은 더 커져가고 분노 가득찬 그의 그림에는 슬픔까지 더해지게 되지요.

 

엎친데 덮친격으로 동물원을 사들였지만 많은 비용이 들어감에 놀라게 됩니다.

곰이 몰래 탈출을 하기도 하고 좁은 울타리를 비롯해 이런저런 시설을 감안하면 너무 노후가 되었지요. 처음에도 켈리를 비롯한 많은 동물원 직원들도 그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재정난에 결국은 동물원을 포기할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의외의 벤자민에게 도움을 준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형이 말렸지만 벤자민은 의외의 자금을 마련하여 동물원의 재개장에 힘을 쏟지요.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인상적으로 보시게 될 장면이 호랑이 스파의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일 것입니다. 열 일곱의 나이지만 우리나이로 치면 노년에 해당되는 이 호랑이에게는 어쩌면 죽음을 앞둔 환자처럼 투병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 보기 좋을리가 없습니다.

밴자민은 이런 스파를 살리려고 영양제를 먹이고 노력을 하지만 성공하지 못합니다. 또한 켈리는 스파를 포기하라고 합니다. 이 장면을 접하고 많은 의문을 드실껍니다. 생명이 우선이냐, 아니면 가망없는 동물을 안락사시키느냐가 우선이냐는 의문말입니다. 안락사에 대한 문제는 비단 동물의 문제만이 아닌 사람의 문제이기도 하죠. 최근 개봉된 인도 영화 '청원'이 인간의 안락사 문제를 다루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잠깐의 에피소드이지만 동물의 안락사에 대해 질문을 합니다. 고통없는 죽음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지만 이 부분은 사실 답이 없는 부분이긴 하죠.

 

 

 

 

 

영화는 후반으로 들어서면 동물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가족관계 개선에 대한 이야기로 눈길을 돌립니다.

벤자민은 나름대로 세상을 떠난 아내로 인해 생긴 우울한 모습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아들 딜런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을 쏟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영화에서 용기내어 고백하는데에는 20초면 충분하다는 대목이 있는데 이 작품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테니 그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인간의 교감, 사랑하는 사람과의 교감을 이야기하는 장면이기 때문일껍니다.

 

실화를 이렇게 담담하지만 그렇다고 진지하게 그리지 않은 것은 감독인 카메온 크로우 감독의 공이 큽니다. '제리 맥과이어'나 '바닐라 스카이' 등등의 다양한 장르를 연출한 그 노하우가 제대로 쌓인 결과이겠지요.

출연진들도 화려한데요, 맷 데이먼은 잔잔한 드라마로 돌아왔으며 스칼렛 요한슨은 매력적이며 사랑스러운 조련사로 돌아왔습니다. 패닝 자매의 둘째인 엘르 패닝은 언니 다코타 패닝의 유전자를 물려받아서 그런지 귀염움은 물론이요, 멋진 연기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딜런 역의 롤린 포드와의 우정과 사랑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로 열연할 예정입니다.

 

 

 

영화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자막으로 나타내는데요.

실제 영국 데번에 위치한 다트무어 동물원은 2006년 벤자민 가족이 사들여 250여종의 동물을 여전히 키우고 있으며 이 동물원은 현재도 성황리에 운영중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 시작은 뒤죽박죽 동물원이었지만 결론은 뒤죽박죽이 아닌 멋진 동물원의 탈바꿈이죠.

실화가 주는 감동은 아마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의 엔딩에서 켈리가 릴리에게, 릴리가 켈리에게 인간과 동물중 무엇이 소중하냐고 묻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들은 인간이라고 대답합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답은 앞에 이야기한 동물의 안락사와 생명존중에 뭐가 소중하냐고 묻는 질문처럼 상당히 여려운 답변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들이 소중한 것은 인간이라고 이야기한 부분은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물론 동물들도 똑똑한 것들도 있지만 인간만큼 이성적이며, 사랑에 열정적인 사람은 없을테니깐요.

사랑할 수 있기에 사람을 사랑하고 동물을 사랑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