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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꿈과 꿈의 충돌... 현실적으로 다가온 우리들의 꿈이야기!

송씨네 2012. 1. 18. 01:02

 

 

요즘 영화들을 보면 꿈에 대해 묻는 영화들이 많아졌습니다.

개봉을 앞둔 '페이스 메이커'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할 것이냐,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들의 꿈이라는 것이 현실에서는 실현될 수 없다는 처절함에 우리는 자포자기하게 됩니다.

그 꿈이라는 놈이 뭔지 모르겠네요. 그런점에서 개봉을 앞둔 영화 한 편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큰 것 같습니다.

꿈과 꿈이 충돌할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영화 '댄싱퀸' 입니다.

 

 

정민과 정화... 그들은 세입자와 집주인의 아들과 딸로 만났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전학을 온 정민의 촌스러움에 저런 아이랑은 사귈 수 없을 것이라 어린 정화는 생각했습니다.

몇 년 뒤 그들은 연대와 고대의 법학과와 체육과 학생으로 만났습니다.

그리고 얼덜결에 민주투사가 된 정민을 돌본 정화... 두 사람은 결혼에 이릅니다.

정화는 과거 나이트에서 '신촌 마돈나'로 왕년에 잘 나갔던지만 그녀는 지금 에어로빅 강사로 살고 있으며 정민은 변호사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무료변론에 돈 벌이 안되는 변호만 맡다보니 살림살이가 나아질 기미가 안보이죠.

그러던 어느 날 정민은 지하철에서 취객을 구하는 영웅이 되었고 다시 그는 영웅대접을 받게 됩니다.

그에 대한 소식을 접하던 대학 동기이자 젊은 국회의원 종찬은 정민을 당에 영입하기로 합니다.

그냥 정당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쇼맨쉽으로 그를 선거판에 끌어들였고 그는 그렇게 서울시장 대선에 뛰어듭니다.

한편 정화는 거대한 기획사 관계자인 한위에게 다시 픽업되는 영광을 누립니다.

가수의 꿈을 여전히 갖고 있던 정화는 미용실 원장인 친구 명애와 슈퍼스타 K 오디션에 도전하지만 보기 좋게 떨어졌고 마침 맴버의 공석이 생기자 한위는 그녀를 중년돌 댄스그릅을 만들기로 했던 것이죠.

하지만 텃새도 심하고 '댄싱퀸즈'에서 불명애 퇴출당한 전 맴버 도로시 역시 정화의 비밀을 밝히려는데 급급하니깐 말이죠.

정화는 과연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가 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녀의 이중생활은 무사할까요?

 

 

 

 

최근 한국영화들의 경향은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다른 점이라면 배우가 노래를 하고 춤도 춘다는 것이죠..

더구나 꿈과 현실에서 방황한다는 점에서도 최근 개봉을 앞둔 영화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단순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가수의 꿈을 가진 중년의 여인과 서민을 위한 정치인으로 한 걸음 다가오려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부부이고 어찌보면 동상이몽에 가까운 꿈들을 꾸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 작품은 현실적인 소재로 사로 잡는 작품입니다.

영화 속 정화는 가수의 꿈을 가지고 있지만 남편의 내조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합니다.

왕년에는 '신촌 마돈나'라는 별칭에 'Harlem desire'(할렘 디자이어)에 맞춰 춤을 추던 그녀가 지금은 작은 체육관에서 에어로빅 강사나 하고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죠.

남편 정민 역시 그리 삶은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변호사가 되었지만 서민을 위해 일하다보니 무료 변론에 저렴한 가격에 변호를 해주는 그를 식구들이 좋아할 리가 없지요. 장인에게까지 핀잔을 듣고 밀린 방세를 내기 위해 손까지 내밀어야 하는 그들의 삶은 순탄치는 않아보입니다.

 

그러던 그들이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던 계기가 생기죠.

정화는 슈퍼스타 K에 지원서를 넣고 안될 줄 알지만 희망을 갖고 그들은 도전을 하게되지요.

정민은 술에 취한 취객을 얼떨결에 구하다 스타가 되었고 과거 정화와 대학시절 사건이 알려지면서 행동하는 양심인으로 평가받게 되지요.

정당들은 떨어지는 정당의 인지도를 붙잡기 위해 정민을 이용하기로 하고 그저 쇼라는 명목 속에 그를 서울시장 당 경선후보에 집어넣게 되지요.

정화와 정민 모두 기획사와 정치판의 막내로 들어온 이유 때문에 기존 연습생들이나 정치인들의 텃새에 시달리지만 그것은 그들에게 문제가 될 일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들의 꿈이 충돌하는 순간입니다. 정화는 자신의 꿈을 남편에게 끝까지 숨겨야 하고 우여곡절 끝에 중년돌의 리더가 되지만 서울시장 후보의 아내로써, 중년돌 그릅 '댄싱퀸즈'의 맴버로써 겹치기 출연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꿈과 꿈의 충돌, 자신의 꿈을 숨기기 위한 이중 생활을 해야하는 상황이죠.

 

 

 

 

 

또 하나 이 영화는 황정민 씨가 맡은 정치인 정민에서 누군가를 떠오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신념이 있는 정치를 하려는 점에서는 현재 서울시장이 된 박원순 시장을 떠오르지만 영화속 정민의 실제 모델로 삼은 것은 故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감독인 이석훈 감독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기록이 하나 있습니다. 2002년 노무현 후보는 열린 우리당 경북지역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아버지(노 전 대통령에게는 장인어른이죠.)와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자 '내가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 군요.

그러고 보면 이 영화에서도 부인의 사생활이 정치생활에 걸림돌이 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그런 것이죠.

더구나 그것이 다른 이와의 부적절한 관계도 아니고 단지 음악활동을 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일 것입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후보자인 정민이 아내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은 많은 공감을 하게 만듭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영화의 주인공의 이름들이 엄정화와 황정민이라는 것입니다.

정말로 배역이름 외우기 쉽네요. 이 외우기 쉬운 배역 이름은 어쩌면 이들이 누군가의 배역을 대신 살아가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약간은 벗어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특히나 실제로 가수로도 활동하는 엄정화 씨에게는 상당히 몸에 맞는 옷 같은 느낌이죠. (아러니하게도 슈퍼스타 K 시즌 2에서 실제 심사위원을 했던 그녀는 시즌 3라는 이름에 영화속에서는 참가자가 되었고 시즌 1의 심사위원인 이효리 씨는 여기서 심사위원으로 등장했지요.)

이 영화의 감독인 이석훈 감독은 '방과 후 옥상'이나 '두 얼굴의 여친' 등으로 사랑받은 감독입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공감을 할 것 같네요. 더구나 최근 '7 광구'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였던 제작사 JK FILM에도 제대로 된 구원투수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7 광구'와 '마이웨이'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CJ 엔터테인먼트(CJ E&M)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구요.

 

이 영화는 주연만큼이나 명품 조연 총출동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만큼 인상적인 조연들이 등장합니다.

역시 동명의 이름으로 등장하는 기획사 관계자로 등장하는 이한위 씨는 '미녀는 괴로워'의 성형외과 의사처럼 이번 작품에서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민을 돕는 젊은 국회의원 종찬 역의 정성화 씨의 활약도 돋보였지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수가 되고 싶은 정화를 도와는 파트너로 등장한 명애 역의 라미란 씨는 특히나 많은 관객들의 인상을 남는 배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장원을 운영하는 배역답게 영화속 한위와 더불어 정화를 돕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중년돌 그릅인 '댄싱퀸즈'의 뱀버들의 이력도 재미있는데요, 미국 콜로라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라라 역의 오나라 씨는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비롯 많은 작품에서 활약을 했던 뮤지컬 스타이고요, 린다 역의 최우리 씨의 경우 '헤드웍'과 '그리스' 등에서 활약한 뮤지컬 배우입니다. 이브 역의 박아롱 씨의 경우 몇몇 영화와 뮤직비디오로 알려진 배우이고요. (최근에는 이런 영화들에서 가수 역할의 배역의 경우 실제 음악과 연기활동을 했던 배우를 기용한다는 점이 주목할 점입니다. 연기는 되는데 노래가 안되는 검증 안된 배우를 기용 안하는 것보다는 상당히 안전한 방법이죠.)

 

 

 

 

 

우리는 꿈을 꿉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꿈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지요.

영화 속 정화의 어린 딸이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최근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하는 영화 '페이스 메이커'에서도 하고 싶은 것을 할 것이냐,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처럼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니깐요.

언제나 그렇듯 이런 영화들의 결말은 '결국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것이 그 결론입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우여곡절에 결국 꿈들을 이룰지 모르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심한 우여곡절이 있겠지요, 그리고 실패할 가능성도 높고요.

그래서 우리는 이런 영화에 자기 자신에게 대리만족을 주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락적인 재미도 충분하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현실은 어둡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줄기 희망적인 빛이 찾아오겠지요.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