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철의 여인]강한 영국의 최초 여성 총리 대처... 그녀는 강철이기전 여자였다.

송씨네 2012. 2. 24. 00:39

 

 

 

 우선 옆의 포스터를 하나 보고 이야기할까요? 오늘 소개할 영화와 관련이 있는 공식 포스터입니다.

국내 버전은 아니지만 인상적인 포스터라서 가져와 봤습니다.
수많은 가방이 보입니다. 주로 남성들이 쓰는 서류가방들이죠. 저도 저런 가방이 하나 있는데 아주 칙칙한 모델에 진부하죠.

근데 맨 하단에는 색상도 틀리고 핸드백 크기 가방이 보입니다. 수많은 서류가방 사이에 여자 핸드백이 놓여져 있습니다. 도대체 이게 뭘 의미할까요?

 

영국을 대표하는 인물들은 많지만 영국 최초의 여자 총리로 활약했던 마가렛 대처(1925~ )를 뺀다면 섭섭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도 그녀는 살아있으며 정치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품위를 지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대처의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과연 그녀는 어떤 여자였을까요?

정치인 대처가 아닌 한 사람의 아내이자 어머니인 여자 대처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영화 <철의 여인>입니다.

 

영화 <철의 여인>은 일종의 전기 영화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런 전기 영화들은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인물이면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사람이 현재 살아있으면 그 얘기는 달라집니다. 살아있기 때문에 함부로 그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현재 여든여섯인 그녀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겠죠.

 

그래서 그럴까요? 영화는 상당히 안전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현재의 대처 모습을 보여주면서 번갈아가며 그녀의 일대기를 나열하는 방식이지요. 그녀는 실제로도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치매 증상 중 하나가 망상이라는 점에 착안해 오래전 세상을 떠난 대처 남편인 데니스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삽입해 그녀의 일대기를 이야기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식료품 가게 딸인 대처는 그 누구보다 경제관념은 뛰어난 여인이었지요. 하지만 반대로 겉으로 외모를 가꾸는 신여성의 모습들만 강조되었을 뿐 정치나 사회에 관해서는 여성들의 참여는 여전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그런점에서 그녀의 정치도전은 쉽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그녀는 정치계에 한발 한발 다가갑니다. 1959년 정계에 진출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괄시받는 점도 많았습니다. 화장실은 남성 전용이 대부분이요, 여성 휴게실에는 다림질할 수 있는 다리미와 다리미판이 전부인 것을 생각한다면 여자는 집안살림만 잘하면 된다는 틀에 박힌 사상을 지닌 남성들로 가득합니다.

 

1975년 당 대표가 되고, 1979년에는 총리(수상) 자리에 오르면서 그녀는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불황의 경제난 속에 광부들을 비롯한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대처의 위기 대처 능력(!)을 시험할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앞의 '대처'와 뒤의 '대처'는 다른거 아시죠? ^^; ) 그녀의 고집은 노동자들을 다시 현업에 복귀하게 하였고 1982년에는 아르헨티나가 점령한 포클랜드를 탈환하는 데 성공합니다.

 

 

 

‘아니, 이 양반아... 영화 이야기는 안 하고 왜 대처의 일대기를 이야기 하는 거야?’라고 되물으시겠지만 지금까지 소개한 내용이 바로 이 영화 내용들이자 실제 대처의 일대기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영화는 대처의 삶에 대해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처의 슬픔과 고난도 이 작품에서는 고스란히 놓여 있지요. 남편 데니스와 1984년 폭탄테러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음에도 그녀의 정치는 더욱 독해졌고, 의외로 이런 그녀의 보수정치는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습니다. (물론 초창기에는 욕도 많이 먹고 비판도 많이 받았지만요.) 그녀의 뚝심과 고집이 지금의 영국을 있게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이 작품을 보면 많은 작품이 떠오르는데요. 말더듬 왕자 버티 이야기를 다룬 <킹스 스피치>는 <철의 여인>과 더불어 영국의 근대사를 한 인물을 통해 제대로 비춰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유사점이 보이고요. 드라마 <대물>(박인권 작가 만화가 원작이죠.)에는 대처 만큼이나 많은 고난을 겪은 여자 대통령 서혜림(고현정 씨)이 등장하지요. 정치적 대립과 탄핵 등 상황이 유사한 점이 많죠. 총리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아내이자 쌍둥이 자녀를 둔 어머니로서 대처 이야기도 많은 공감이 갑니다. 정치에 관심을 두다 보니 정작 가정에는 집중하지 못했던 망상을 통해 드러나는 남편 데니스 모습이 그녀를 힘들게 만드는 것도 가족의 평화를 지켜내지 못했던 대처의 고통을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됩니다.

 

뭐니뭐니해도 이 작품은 메릴 스트립의 원맨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대처 총리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고 있으니깐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지고지순함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까칠함까지 다양함을 지닌 배우이죠.

그런데 저는 젊은 대처 역을 맡은 배우도 매력적이었거든요. 알렉산드라 로치라는 배우입니다. (위에 스틸 주인공입니다.) 아... 근데 이 배우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네요. 겨우 발견한 것 하나는 그녀가 2011년 영국 TV드라마인 <위처씨의 유혹>에 출연했다는 정보가 전부입니다. 거기에 <철의 여인> 시사회 현장에 등장한 사진이 전부... (홍보 담당하시는 분들... 주연급 조연입니다. 이 배우에 대한 정보도 필요하다고 보네요.) 이 외에도 역시 TV 시리즈로 사랑을 받은 <왕좌의 게임>의 해리 로이드가 젊을 적 대처의 남편인 데니스의 역을 맡았다고 하네요. (안경 벗으니 훈남이라는 한 블로거의 글... 공감합니다.)

이 영화감독은 <맘마미아!> 필리다 로이드 감독 작품입니다. 원작 뮤지컬과 영화 버전이 모두 성공하면서 영화 연출의 맛을 본 그녀는 두 번째 영화를 연출하게 되는데요. 여성 감독답게 대처 일대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메릴 스트립과는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죠!

 

 

<철의 여인>은 대처의 정치적 일대기에 초점을 맞춘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정작 필리다 로이드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네요.) 하지만 그녀도 정치가이기 이전에 여자로서 정치에 입문한 그녀의 성장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봅니다. 얼마 전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신문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 노쇠했고 무언가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영국인들이 그녀를 아직도 그리워하는 것은 할 말은 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카리스마 있는 정치인이라는 것입니다. 존경 받을 사람이 존경받는다는 겁니다.

 

PS. 하나 이야기할 것이 있습니다. 대처는 대표적인 보수 성향의 정치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의 보수와는 개념이 다르죠. 물론 대처 역시 일반적인 소통을 거부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대처는 소통을 하던 대표적 정치인입니다.

우리나라처럼 서로를 무시하고 지역감정과 이념을 가지고 비판하는 일부 보수 정치인들과는 다르다는 것이죠.

클린트 이스트 우드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순재 선생님 같은 개념있는 정치인이나 명사들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이 영화는? 한 여인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보기에도 힘든 걸음으로 가게에서 우유와 신문을 구입한 그녀는 우유값이 올랐다고 푸념입니다.

그녀의 이름은 마가렛 대처(메릴 스트립 분)... 그녀는 남편 데니스(짐 브로드벤트 분)와 대화를 나누고 있고요.

그런데 그녀의 눈에만 데니스가 보입니다. 그녀의 딸 캐롤(올리비아 콜맨 분)은 이해할 수 없다는 모습이죠.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아들은 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그녀는 자꾸 잊어먹습니다. 하지만 데니스는 자꾸만 환상처럼 그녀 앞에 다가오죠.

이야기는 과거로 돌아갑니다. 젊은 시절 마가렛(알렉산드라 로치 분)은 남편 데니스(해리 로이드 분)의 도움으로 정치계에 입문합니다.

당시 정치는 남성들의 전위물이었고 여성들은 남자들의 대화에 낄 수도 없는 상황이죠. 그런 상황에서 그녀의 정치 도전은 무모해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승승장구하고 마가렛의 야망은 그녀를 점차 새로운 삶으로 뛰어들게 만듭니다.

여성 최초로 국회에 들어오지만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기만 합니다.

총리가 된 이후에도 그녀의 편은 보이지 않습니다. 영국 경제는 계속 불황이고 노조는 정부에 반발심만 커집니다.

아르헨티나는 작고 작은 섬 포클랜드를 공격하고 대처는 아르헨티나와 전면전을 선포하고 있고요.

전쟁에서 승리로 이끌었지만 그녀에 대한 반발 세력은 커지기만 합니다. 과연 마가렛 대처는 이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