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타이타닉]명불허전의 다시보는 대작... 하지만 3D 효과는 글쎄?

송씨네 2012. 4. 9. 23:27

 

 

 

1997년 IMF 금융위기로 대한민국이 위기를 겪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타격을 받은 영화들이 있었으니 바로 헐리웃 영화들이죠.

금모으기 운동도 펼쳐졌었고 외국 직배영화는 봐서는 안된다는 풍조도 컸었죠.

더 몇 년전으로 넘어가면 <사랑과 영혼> 같은 작품이 UIP(미국 직배영화사의 줄임말로 불리웠지요.)를 통해 배급을 했을 때도 헐리웃 영화에 대한 거부감은 컸던 것도 사실이죠. 그런 점에서 1997년 개봉된 <타이타닉>은 영화를 보면 변절자라는 소리까지 나오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비웃듯 당시 국내 박스오피스는 1위를 달성했고 헐리웃은 많은 돈을 쓸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로 다시한번 맹위를 떨쳤고 그 시발점에는 바로 <타이타닉>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껍니다. 제임스 카메론은 과거 <타이타닉>이 1998년 아카데미 수상을 받던 시절 "나는 세상의 왕이다"(I am the king of the world)라고 외처던 그 때처럼 정말로 헐리웃 영화계에 있어서는 중요한 인물이 된 것도 틀린 말은 아니죠.

수많은 명장면과 패러디를 배출해낸 이 영화 <타이타닉>... 과연 3D로 돌아온 이 작품은 지금 우리에게 다시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요?

 

 

 

우선 제 블로그의 카테고리 중 <타이타닉>이 왜 인디 영화와 클레식 영화 리뷰로 분류가 되었는지 궁금하실껍니다. 

물론 몇 년 전이라면 이 영화는 분명 상업영화였습니다. 하지만 15년이 흐른 지금 이 영화는 재개봉이 되었습니다.

재개봉은 사실상 클레식 무비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분류를 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타이타닉>은 두 번째 관람이었습니다. 아니... 세 번째 일수도 있겠네요. 다시 돌려보기를 했었을지도 모르니깐요.

극장 구경을 하지 못했던 저는 집에서 빌려온 비디오 테이프(당시 DVD는 없던 시절입니다.)로 상/하로 나뉜 <타이타닉>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길었던지라 테이프 두 개로 나뉘어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느꼈을테니깐요.

 

<타이타닉>를 보신 분이라도 줄거리가 가물가물 하실 껍니다. 저도 15년 전이면 고등학생으로 넘어가던 시절이었으니깐요.

영화는 보물을 인양하는 탐사선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보물 사냥꾼으로 이름을 날리던 브록(빌 펙스톤 분)은 탐사도중 침몰한 타이타닉 호의 물품에 대한 인양작업을 서두릅니다. 그러던 와중 금고 하나를 발견하게 되고 보물이 가득할 것으로 생각하고 기쁨의 샴페인을 발사하죠. 하지만 보기좋게 거기에는 진흙만 가득하고 아무런 보물도 발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체불명의 그림 하나가 발견되게 되지요.

이 그림의 주인이 자신이라고 등장하는 한 노년의 여성이 등장하니 그녀의 이름은 로즈(글로리아 스튜어트 분)...

그녀는 타이타닉 호가 침몰했을 때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때는 1912년... 영국의 호화여객선인 타이타닉 호는 처녀 출항을 앞두고 대기 중입니다. 기품있는 가문집 딸린 로즈(케이트 윈슬렛 분)은 돈 많은 부잣집 남자 칼(빌리 제인 분)과 약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칼은 다혈질에 남이 잘되는 꼴을 못보는 남자이지요. 한편 타이타닉 호의 3등석 자리가 걸린 포커 게임에서 승리한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은 절친 파브리지오(대니 누치 분)과 타이타닉 호에 간발의 차로 들어오게 됩니다.

칼의 폭력과 강합적인 모습, 그리고 로즈 어머니(프랜시스 피셔 분) 역시도 부잣집 남자와 결혼해야 빛 청산을 할 수 있다는 소리로 그녀는 큰 압박감을 받게 됩니다. 배 난간에서 자살하려던 로즈를 발견한 잭은 이렇게 친해지게 되고 두 사람의 사랑도 깊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엄청난 크기의 빙하와 출돌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타이타닉 호의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됩니다.

 

위에 언급한 내용이 여러분들이 기억하고 있을 <타이타닉>의 줄거리입니다.

15년이 지난 지금 필름 영화를 대체하는 수단으로 디지털 영사기가 보급이 되었고 3D 기술도 발전하였지요.

어쩌면 제임스 카메론은 자신의 영화에서 미비했던 부분을 15주년 기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선보이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우선 아무래도 디지털로 화면은 더 깨끗해졌으며 음향면에서도 더 좋은 기술을 선보였을 것이 분명합니다.

 

 

 

 

문제는 이 영화를 3D 버전으로 재개봉했다는 것입니다. 근데 저는 이 영화를 보다가 '도대체 무슨 부분이 3D인거지?'라는 의문이 들더군요.

제가 안경을 써서 그런지 3D 안경까지 이중으로 쓰다보니 내가 제대로 3D 효과를 못느끼는게 아닌가 해서 안경을 섰다, 벗었다 하고 안경을 다시 닦아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요즘 일부 3D 영화에는 그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물론 제임스 카메론도 3D에 중점을 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영화잡지들의 영화리뷰에서도 3D 여부는 크게 생각하지 말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깐 이번 재개봉에서 중요한 것은 3D로 변환한 것이 아니라 제작 15주년 기념이라는 것입니다.

최근 고전 영화들이 디지털 복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3D를 더 추가해 영화 관람료만 올리려는 수작으로 밖에 저는 보이지가 않더군요.

그런점에서 굳이 이 영화는 3D나 4D(4D로도 일부 상영관이 개봉되었는데 이것 역시 실망한 분들이 많다고 하네요.)로 추가하기 보다는 그냥 디지털 복원(2D)해도 무방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화를 관람하고 어떤 분의 리뷰를 읽었는데 잘 쓴 영화평이었지만 이 리뷰어는 큰 실수를 저질렀더군요.

3D의 이번 재개봉이 혁신을 가져왔다는 식의 리뷰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리뷰를 읽고 어처구니가 없는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이 영화에서 3D 구현은 거의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년에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인 <7광구>가 떠오른다고 해야할까요? 그럼에도 이 리뷰어는 그것이 마치 대단한 혁신인 것 뭐냥 이번 3D 개봉에 대해 찬사를 보내더군요.

그 리뷰어에게 묻고 싶었던게 혹시 1997 년의 <타이타닉>을 극장이나 VHS 비디오 버전이라도 한 번이라도 보고 떠들고 있는가 라고 되묻고 싶었습니다.

그 만큼 3D 버전의 <타이타닉>은 재개봉의 의의만 있을 뿐 3D의 개봉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번 <타이타닉>의 재개봉은 말 그대로 지금봐도 혁신적인 기술로 만든 영화라는 점과 케이트 윈슬렛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젊은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아울러 엔딩 크레딧의 셀린 디온의 명곡인 'My Heart Will Go on' 만큼은 다시 들어도 명곡이라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겠지요.

 

이번 15 주년을 맞이한 재개봉 외에도 약간 달라진 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영화에서 1 등석 부자들의 연회에서 연주를 하던 악단으로 등장했던 한 사람... 이 살로니스티(I Salonisti)가 참여한 영화 속 연주 음악이 더 추가가 되어 <타이타닉> OST가 재발매 되었다는 것이죠. 특히 우리에게는 '나는 꼼수다'에서 패러디 송인 '내곡동 가까이'의 원곡인 'Nearer My God To Thee'(내 주를 가까이)를 온전한 버전으로 들어 볼 수 있는 것도 이번에 보강된 <타이타닉> OST에서 들을 수 있는 부분이죠.

 

 

 

타이타닉 호 침몰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엄청난 사건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유네스코에서 타이타닉 호의 잔해들을 수중 문화유산으로 지정한다는 소식이 들리네요. 올해가 타이타닉 호가 침몰된지 100 년이 되는 해라고 하는 군요. 어쩌면 우리가 문화유산이라면 아름다운 문화 유적만 생각하겠지만 되풀이 되어서는 안되는 사건도 있어야 하기에 이런 문화제 지정은 안타깝지만 뜻깊은 일이라고 보여지네요.

역사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간에 기억해야 할 일들이고 기록되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