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캐릭터중 많은 사랑을 받는 사랑을 받는 캐릭터라면 곰돌이 푸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푸우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바지를 입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푸우를 변태 곰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푸우가 상의와 하의를 모두 입지 않았다면 어떠했을까요? 그리고 이 녀석이 인간세상에서 사람들과 적응해서 산다면 어떠할까요?
이 황당한 상상이 현실로 다가옵니다. 미워할 수 없는 성인 곰이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19곰 테드>(이하 <테드>)입니다.
어렸을 적 외톨이였던 존은 소원이 있었습니다. 진정한 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크리스마스 선물로 곰인형을 받은 존은 행복했지만 살아있지 않다는 것이 아닌 것이 조금은 아쉬웠지요.
존의 소원을 하늘도 들어주신 것일까요? 다음날 귀여운 곰인형은 자유롭게 걸어다니고 심지어 말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곰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너무 유명한 나머지 마약흡입을 비롯해 골치 아픈 사고를 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시 몇 년이 지나 존(마크 윌버그 분)과 이 곰인형 테드(세스 맥팔레인 분/목소리)도 성인이 되었지요.
존은 대학을 졸업했고 로리(밀라 쿠니스 분)라는 여자친구도 생겼으며 랜터카 회사에서 직장도 얻었지요.
반대로 로리는 잘나가는 대기업의 임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젊은 회장 렉스(조엘 맥헤일 분)이 그녀에게 집적대기만 합니다.
변변한 직장을 갖추지 못한 존에게 결혼은 현실이 아닌 꿈입니다. 더구나 로리는 테드 때문에 존과의 사랑이 방해받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설득끝에 테드는 결국 분가하고 새로운 직장을 다니기 시작합니다. 직설적이고 변태적인 것을 좋아하는 괴상한 성격의 슈퍼마켓 사장 프랭크(빌 스미트로비치 분) 덕분에 오히려 테드는 속전속결 승승장구하며 승진하게 되지요.
하지만 여전히 테드는 존을 시간이 날 때마다 부르며 자신들이 과거 좋아했던 영화와 TV 시리즈를 보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다시 로리와 멀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테드를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도니(지오바니 리비시 분)와 로버트(애든 밍크스 분) 부자...
어릴적 테드를 갖고 싶었던 도니는 아버지가 되고 나서 아들 로버트와 함께 테드를 납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죠.
과연 존과 테드는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로리와의 관계도 회복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인형이 말을 하거나 사건을 일으키는 경우를 다룬 작품을 뽑으라면 <사탄의 인형> 시리즈가 떠오르실 것입니다.
멜빵 바지를 입은 귀여운 인형이었지만 이 인형이 살인마의 악령을 받으면서 공포물로 변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보면 테드는 다행이라고 봅니다. 단지 다른 점이라면 변태적인 성향과 직설적인 말을 하고 다니는 이상한 곰인형이라는 것이죠.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여기 또 있습니다. 테드와 존은 옛날 영화와 TV 시리즈를 좋아하는 오타쿠적인 성향을 지녔다는 것입니다.
<스타워즈> 코스프레는 물론 핸드폰 벨소리도 <스타워즈>의 음악으로 장식을 했으니 말이죠.
그런데 이 작품에는 또 하나의 추억의 작품이 등장합니다. <플레시 고든>이라는 영화인데요.
사실 우리나라에는 그리 많이 알려진 영화는 아닙니다. 여러버전의 시리즈로 만들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수입조차 안된 작품입니다.
하지만 전설적인 락 그릅 '퀸'이 부른 주제가는 너무 유명해서 한번 들려드리면 '아하!'를 외치면서 기억하시지 않을까 싶군요.
영화에서 등장한 <플레시 고든>은 1980년에 만든 시리즈 중 한편으로 부제는 '제국의 종말'입니다.
미식축구 선수인 플레시 고든이 우주 여행중 우주의 어느 행성에 불시착하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당시 이 영화의 주연이었던 샘 J. 존스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는데요 이 영화 <테드>는 추억의 스타인 샘 J. 존스를 실명으로 출연시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이 영화에는 <007 옥토퍼시>(Octopussy)에 등장했던 'All Time High'가 등장하며 노라존스의 노래도 무려 두 곡이나 등장하죠.
어쩌면 이 영화가 곰인형이라는 소재와 추억의 영화와 미드를 이야기한다는 점은 겉모습은 어른이지만 아이처럼 살아가는 '피터팬 증후군'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어른이지만 아직도 그 추억이 그리워 어렸을 적 품에 안고 자던 곰인형을 잊지 못하고, 번개 소리에 놀라 괴상한 노래를 부르며 추억의 영화 주인공에 오타쿠 적인 성향을 지니는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하지만 추억을 추억으로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사랑하는 여자친구와의 사랑과 결혼도 불가능하며 좋은 직장에서 멋진 꿈을 꾸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테드>는 단순한 코미디 영화지만 무언가에 빠진 오타쿠들이나 '피터팬 증후군'에 빠진 사람들에게 일종의 경종을 울리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됩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세스 맥팔레인은 <패밀리 가이>등을 비롯한 성인 취향의 애니메이션에서 성우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감독입니다. 성우 뿐만 아니라 배우로도 활동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같이 이 작품에 목소리 출연을 했던 밀라 쿠니스를 적극 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밀라 쿠니스를 스타로 만든 작품은 <70년대 쇼>(That '70s Show)라는 TV 시트콤이었지요. 이 후 많은 작품에 출연해 다방면으로 활약을 하게 됩니다. 마크 윌버그는 설명이 필요없는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이고요. <파이터>에서 망나니 형으로 등장한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지요.
<엑스맨>시리즈의 사비에 교수로 우리에게 친숙한 패트릭 스튜어트의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 나레이션도 인상적이고, 잠시나마 등장하지만 결코 단순한 카메오(?)가 아니었던 노라 존스의 모습도 보입니다. (그녀가 셀프 디스를 어떻게 하는지를 꼭 보시길...)
이 작품은 미국식 코미디로 가득한 작품이어서 이 코미디를 이해하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납득이 안가는 이유로(?) 곰인형을 납치하는 부자나 테드의 변태적인 행위에도 불구하고 승진을 시키는 슈퍼마켓 사장, 렌터카 회사에 일하는 별난 게이 성향의 직장동료, 중국인인지 한국인지도 모를 동양인에 대한 비하에 가까운 조크 등이 어떻게 보면 이해하기 힘든 영화일지도 모릅니다.
더구나 앞에 이야기한 <플레시 고든> 같은 시리즈나 역시 국내에는 미개봉된 아담 샌들러 주연의 <잭 앤 질>(아담 샌들러가 남매로 1인 2역으로 등장한 작품으로 최악의 영화를 뽑는 '골든 라즈베리'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영화에 대한 언급도 있으니 이 영화화를 보기 전 기본적인 미국의 문화 트렌드를 알아야 할 것 같은 기분까지 드네요.
이 영화는 홍보면에서도 독특했지요. 인터넷 웹진 '텐 아시아'와 독점 인터뷰(?)를 했던 성인 곰이었으며 'SNL 코리아'에서는 2회 연속 출연하시어(?) 크루들을 돋보이게 했으니 이 정도면 홍보 확실히 했지요. 다른 경우긴 하지만 SNL 오리지널(미국)에 호스트로 출연한 세스 맥팔레인 감독 편에서는 싸이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이거야 말로 상부상조(?)이죠.
성인 코드를 이해하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끝을 향해가는 장면에서는 테드의 위기도 찾아오고 에필로그도 아기자기 하고 재미있으니 연인들 보다는 남자들의 단체관람을 권하고픈 작품입니다.
아마도 개콘의 인기스타 '브라우니'도 아마도 이 작품을 추천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나저러나 브라우니가 한번 짖어줘야 할텐데... 브라우니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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