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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영화계 결산 ①]영화계 뉴스 결산-큰 이슈보다는 작은 이슈가 많던 한 해!

송씨네 2012. 12. 29. 03:15

2012년이 얼마남지 않았지요.

이맘 때면 항상 어딜가나 연말 결산 특집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저 역시 빠질 수는 없지요. 하지만 베스트 10이니, 베스트 5이니 하는 뻔한 숫자들의 조합은 좀 지겹죠.

억지로 끼워맞춘 느낌도 드니깐요.

그래서 저는 좀 다르게 이야기하려고요. 베스트라고 하긴 뭐하지만 영화계 결산 들어갑니다.

 

 

 

1. 헐리웃... 프리퀼과 히어로에 눈을 돌리다.

 

 

 

올해 묘하게 헐리웃 영화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히어로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많아졌다는 것과 이들 영화에는 공통적으로 전편의 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퀼 영화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베트맨'의 프리퀼인 <다크 나트 라이즈>는 베트맨 프리퀼의 마지막을 알렸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실력은 여전했음을 보여주지만 아무래도 고인이 된 히스 레저의 조커가 그리웠을까요? 그렇다고 '무한도전'의 박명수 씨 처럼 아무렇게나 '조커!'라고 정의할 수는 없으니깐요. 더구나 이번에 악당으로 등장한 베인은 약골의 케릭터였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반대로 엔 해서웨이가 연기한 캣우먼(셀레나)은 미셀 파이퍼의 캣우먼과 또 다른 느낌을 주어 긍정적인 평가를 얻기도 했습니다.

<맨 인 블랙>의 세 번째 이야기자 프리퀼도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돌아와서 그럴까요? 토미 리 존스의 활약이 미비했다는 평가도 있었지요. 하지만 젊을 적 'K'를 연기한 조쉬 브롤린의 토미 리 존스와의 싱크로율은 높았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가장 기대반, 우려반으로 다가온 것은 마블 코믹스의 주인공이 총출동한 <어벤져스>였습니다.

프리퀼은 아니지만 여러 슈퍼 히어로가 모이게 된 과정을 그리게 된 영화였습니다. 다양한 케릭터를 비중을 골고루하여 보여준 이 작품은 관객들의 환호를 받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헐크 케릭터는 기존의 헐크 시리즈를 만들었던 감독들과 달리 케릭터를 잘 나타내었지요.

그러나 <어벤져스>에는 많은 마블 케릭터가 등장했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스파이더맨이 빠진 상태에서 영화가 만들어졌으니 최고의 라인업이라고 말하기도 좀 아쉬웠지요. 저작권을 누가 가지고 있으냐의 싸움이 보여준 촌극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도 그럭저럭 괜찮았던 프리퀼이었다는 것입니다.

 

슈퍼히어로는 아니지만 오래간만에 돌아온 007도 반가웠지요. <스카이폴>은 샘 맨더스의 장기인 드라마에 초점이 맞춰져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지만 M과 Q가 몽땅 교체대되고 007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무기들과 본드걸이 실종되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에일리언>의 프리퀼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프로메테우스>, <반지의 제왕>의 프리퀼인 <호빗>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렇게 헐리웃이 최근 프리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소재의 고갈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관객들에게는 인기작을 다시 볼 수 있는 기대감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이것이 우려먹기의 전형적인 사례가 되느냐, 아니면 새롭게 재창조하여 과거 원작을 능가하느냐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내년 2013년에도 이런 프리퀼 영화의 증가는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관객이 만든 천만, 억지로 만든 천만... 천만 영화의 증가!

 

 

 

 

독립영화에서는 만 명만 넘어도 파티를 하지만 상업영화에서는 천만 관객을 넘기기 위한 노력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쇼박스가 배급한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과, CJ 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천만 동원에 성공하였습니다.

쇼박스의 경우 오래간만에 흥행영화가 나와 경사스러운 분위기지만 CJ의 경우 기대했던 영화들이 줄줄히 참패를 하면서 조급한 면을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배급을 도와줄 수 없는 자사 극장이 사라진 쇼박스(과거 메가박스)는 쉽지 않은 천만이었지만, CJ는 CGV라는 든든한 배급망이 있기에 이들 도전이 어렵지 않았던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천만이 넘을듯 말듯 아슬아슬한 스코어를 보이자 막판 CJ는 단체관람 유도, '광'과 '해' 이름이 들어간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는 약간은 비굴한 마케팅을 진행하여 못매를 맞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CJ의 비굴 마케팅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요. 하지만 이런데에는 전작들이 줄줄이 참패한 원인이 그 주요인으로 작용되고 있습니다. 작년 <7광구>의 대참패,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비(정지훈)의 <알투비:리턴투베이스>를 시원하게 말아먹었기 때문이죠. 이는 이후 송중기, 박보영 씨 주연의 <늑대소년>과 현재 상영중인 김상경, 설경구 씨 주연의 <타워>의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진정으로 이룬 천만관객인가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배급망이 스스로 엑스맨(자책골)을 자처하고 있다면 안되겠지요.

 

이는 비단 CJ의 문제는 아닐겁니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 엔터테인먼트도 자사 영화 살리기에는 만만치 않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굳이 티내서 자사 영화를 홍보하기 보다는 정정 당당하게 자사의 영화를 홍보해야한다는 것입니다.

 

 

 

 

 

3. 대선을 향하여... 정치 영화, 정치 다큐의 증가...

 

 

 

 

축제는 절망이 되어 돌아왔지만 꼭 그렇게 나쁘게만은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정치 영화가 많아졌기 떄문이지요. 물론 이에 대해서는 말이 많습니다. 왜 이때 줄지어 정치영화가 들어왔느냐는 것입니다.

선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보수층의 의견이라고 봅니다.

어쨌든 맥쿼리의 비리를 고발한 <맥코리아>, 故 김근태 전 의원의 이야기를 다룬 <남영동 1985>, 이명박 대통령의 5년을 정리한 <MB의 추억>이 개봉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겨냥한 <유신의 추억>이 개봉된 것도 바로 이 시기입니다.

 

의외의 영화도 있었죠. 현존하는 인물을 대상으로 한 상업영화가 있었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암살하는 내용의 다소 충격적인 소재의 <26년>이 개봉된 시기도 바로 대선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여러번 엎어졌던 이 영화는 제작비를 국민들에게 모금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여럽게 제작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다소 급하게 영화가 만들어지다보니 아쉬움이 남는다는 부분도 많았지요.

 

이런 모습은 앞으로 영화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는 당초 제작발표회 당시 비난과 비판이 많았지만 박근혜 씨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제작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과거 MB 정권이 활발히 활동하였을때 천안함 사건을 배경으로 했던 <아름다운 우리>등의 작품이 제작과정에서 엎어진 것을 생각한다면 이들 영화가 제작될지도 의문입니다.

이들 영화가 현정권을 위한 홍보영화가 될지, 아니면 정말 평범한 멜로물이 될지는 의문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불안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4. 독립영화의 빛과 어둠... 정지영 감독의 복귀, 김기덕 감독은 롤러코스터를 타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상업영화는 천만 명이 넘어가야 성공하지만 독립영화는 만 명만 넘어가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얻습니다.

하지만 그 만 명의 관객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독립영화 전용관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고 줄어든 것도 아니지만 독립영화의 숫자는 그만큼 늘어났다는 점에서 개봉 독립영화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중에서 그나마 혜택을 본 작품이라면 김일란, 홍지유 감독의 다큐 <두개의 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작품은 사건이 벌어지던 용산에서는 보기가 힘들어 관객들의 모금을 통해 대관하는 방식으로 관람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용산 사건을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와 별개로 김일란 감독은 인터넷 뉴스인 <뉴스타파> 시즌 2의 앵커를 맡아 큰 활약을 보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독립영화는 여전히 상영관을 못잡아 고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올해 인디스페이스가 우여곡절 끝에 과거 미로스페이스 자리에 재개관하였으며 멀티플렉스에서는 쉽사리 열리지 않던 상영관의 문도 열리게 되었으니 CGV 압구정에 기존의 무비꼴라쥬를 1개 관을 더 늘리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영화의 상영관 벽은 힘들기만 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민병훈 감독의 <터치>... 상영을 하였음에도 상영관이 줄어들고 교차상영이 늘어나자 민병훈 감독은 멀티플렉스에서 철수하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민병훈 감독 만큼이나 독립영화계에서 올해 롤러코스터를 많이 탄 사람이라면 김기덕 감독이 아닐까 싶네요. <피에타>로 69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지만 그는 예전에도 독립영화 상영관 숫자가 적다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스스로 상영 종료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5. 바뀌고 또 바뀌고... 감독과 프로그래머의 교체로 영화계는 몸살!

 

 

 

 

사실 오래전부터 갑자기 영화에서 감독이 교체되는 일은 종종 있어 왔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그리 많지 않았고 그렇게 중요할 정도로 영향을 끼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무려 세 명의 감독이 교체되거나 교체될 뻔한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미스터 K>의 이명세 감독으로 사실상 배급과 제작비를 맡고 있는 CJ와 윤제균 감독의 JK 필름과의 의견 충돌로 이명세 감독이 하차하는 경우가 생기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이합니다. 이후 영화는 <협상종결자>라는 제목으로 교체되었으나 이명세 감독은 여전히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지요.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도 우여곡절 끝에 임 감독이 복귀하여 제작을 마쳤지만 한동안은 제작진과의 마찰로 하차설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빅뱅의 탑(최승현)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동창생>의 경우도 박신우 감독이 하차하는 등의 진통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앞에 소개한 <26년>처럼 특수한 경우 감독이 교체되는 경우도 있지만 촬영중에 교체되는 경우는 상당히 문제가 있지요.

 

하지만 이런 교체는 감독들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올해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이들 감독들만이 아니죠.

바로 전주영화제도 큰 타격을 입었는데요. 유운성 프로그래머의 해임은 여전히 석연치 않은 점을 남기고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 2의 부천영화제 사태가 아닌가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지요. 정치적인 이유가 결합되어 김홍준 전 프로그래머가 해촉되고 줄줄이 사무국 스텝들이 사퇴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지요. 과연 내년에는 전주영화제가 이 위기를 뚫고 재정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 같습니다.

 

 

 

 

 

6. 한국영화계 타임머신을 타라... 복고 열풍 영화들의 증가!

 

 

 

작년 영화 <써니>의 덕을 봐서 그럴까요? 올해도 어김없이 과거를 생각할 수 있는 영화들이 많았습니다.

그 시작을 알린 영화는 윤종빈 감독의 <범죄와의 전쟁>였는데요. 실제 1990년대 노태우 정권에 실시되었던 '범죄와의 전쟁'을 소재로 했던 영화였습니다. 부산의 조폭과 그 조폭의 비유를 맞추기 위해 살았던 비리 공무원의 이야기를 담았던 이 작품은 기존의 우습게 미화된 조폭영화에서 탈피하였으며 긴장감과 드라마적인 재미를 주기도 하였습니다. '살아있네~!'라는 대사는 이제는 웬만한 분들이라면 다 기억할만한 명대사가 되었지요. 아울러 함중아 씨가 불렀던 '풍문으로 들었소'의 경우 장기하와 얼굴들이 다시 리메이크하여 OST 부분에 있어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미스에이의 수지를 '국민 첫사랑'으로 만든 이용주 감독의 <건축학개론>도 빼놓을 수가 없지요. 역시 이 작품도 1990년대가 배경이었죠.

삐삐와 PC통신 등을 다시 소환한 이 영화는 배수지, 엄태웅, 한가인, 이제훈 씨의 인기를 얻게 만들었지만 무엇보다도 '납득이'로 연기한 조정석 씨를 스타로 만들게 됩니다. 이후 조정석 씨는 <더 킹 투 하트>와 곧이어 소개할 <강철대오>에서 큰 활약을 하게 됩니다. 이와는 별개도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도 성공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이 외에도 사회적인 이슈를 코미디로 녹여내는 특이한 이력을 보여주는 육상호 감독은 전작 <방가방가>에 이어 <강철대오>를 통해 1985년 미국 문화원 사건을 재조명합니다. 이는 이후 개봉하는 <남영동 1985>와 더불어 1985년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올해 한국영화게는 1990년대와 1985년을 기억할 수 있는 영화가 많아졌다는 겁니다.

 

 

 

 

이상 올해 한국영화계를 결산해보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 나름대로의 결산이므로 여러분이 생각하는 영화계 결산과는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영화게는 큰 사고는 없었지만 자그마한 사고가 많았던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한국영화계는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