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컨빅션]미우나 고우나 나의 가족... 인권과 가족애에 대한 감동실화!

송씨네 2013. 1. 7. 16:31

 

 

140자로 말해봐  @songcine81 (http://twitter.com/songcine81) 가슴 아프고 속상한... 그래서 해피엔딩이 좋았던 영화입니다. 세상의 부조리와 싸워가는 일은 어쩌면 자신들의 가족 이야기에서 출발하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가 대표적이죠. 우리나라에는 최근 개봉된 <남영동 1985>도 있으며 2009년 영화 <음모자>는 링컨 암살에 공모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잡힌 여성의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컨빅션>는 '이노센스 프로젝트' 이야기로 알려져 있는데요. 2012년 5월 4일 방송된 <스펀지 제로>는 바로 이들을 소개하기도 하였습니다.

 

백수 생활이 지속되다보니 낮과 밤이 바뀌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낮에 잠자고 밤에 잠을 못드니 말이죠.

새벽에 TV를 보왔는데 <스펀지 제로>에서 '이노센스 프로젝트'(The Innocence Project)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이 프로그램은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작년 5월에 방송된 내용이었습니다.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쓰게 된 사람들... 20년간 298명이 이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났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더욱더 안타까웠던 영화 <컨빅션>(원제 Conviction)입니다.

 

 

 

1983년... 자그마한 컨테이너 집에서 한 여인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됩니다.

아무런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경인 낸시(멜리사 레오 분)은 근처에서 나무를 베고 있던 케니(셈 록웰 분)을 체포합니다.

평소 크고 작은 사고로 경찰서를 드나들지만 살인이라니... 여동생 베티(힐러리 스웽크 분)은 증거 불충분인 오빠를 어렵게 꺼내옵니다.

하지만 2년 후 이들 남매의 아버지의 장례식에 낸시와 경찰들이 다시 나타나 케니에게 수갑을 채웁니다.

케니의 전 부인이었던 로센나(줄리엣 루이스 분)가 케니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신에게 이야기 했다고 진술을 해버렸기 때문이지요.

베티는 석연치 않음을 느끼고 오빠를 구해내기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바로 로스쿨에 입학하여 변호사가 되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지요.

하지만 남편 릭(로렌 딘 분) 뿐만 아니라 두 아들 리처드(코너 도노반 분)와 벤(오웬 캠벨 분)의 뒷바라지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몸이 열개라고 해도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정도니 학사경고는 물론이요, 이러다가는 퇴학까지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가정에 소홀해짐은 물론 두 아들들도 본의 아니게 베티와 멀어지기까지 합니다.

그럴 때 마다 로스쿨 동료이던 아브라(미니 드라이버 분)는 그녀에게 용기를 줄 뿐만 아니라 베티의 오빠를 구해내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합니다.

합격 통지서를 받은 베티... 그러나 이제부터 그녀가 오빠를 구해내기 위한 여정은 더욱더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결백 프로젝트의 변호사인 베리(피터 갤러허 분)을 만나 오빠의 누명을 벗기기 위한 노력은 더욱더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우선 소개해드린 영상은 바로 이 영화 <컨빅션>의 실제 모델이었던 베티 워티스와 케니 워티스의 모습입니다. (영어로 된 인터뷰와 화면이지만 대충은 짐작이 가실 겁니다.) 영화와 실존 인물의 싱크로율이 뛰어나죠. 사실 제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부분은 이게 아니고 이 작품은 그 정도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이라는 겁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정말 한편의 드라마 같습니다만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이들의 이야기는 대부분이 진실입니다.

 

 

1983년 벌어진 이 사건은 영화 그대로 오빠인 케니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다혈질인 오빠이지만 누구보다도 여동생 베티와 가족들을 사랑했던 사람이었지요. 그들의 꿈은 정말로 영화속 내용처럼 자그마한 컨테이너 집에 오손도손 모여서 사탕이나 초콜릿 같은 과자를 원없이 먹어보는 아주 단순했던 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불량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실적을 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케니는 희생량이 되었고 억울한 옥살이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이야기가 실제로도 미국을 비롯해서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것과 과거에는 더욱더 이런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입니다. 실적을 올리기 위해 엉뚱한 사람을 감옥에 넣고 증거는 대충 끼워맞춰버리며 증인은 돈이나 협박으로 매수해버리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이 영화는 법정 영화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법정 장면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베티가 초라한 웨이트레이스에서 변호사로 변모하는 과정은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두 아이를 키워야 하고 남편의 뒷바라지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겨우 고졸에 해당되는 여인이 로스쿨에 입학하여 낙제 직전까지 가는 모습들을 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럼에도 이 영화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것은 초반 증거물들이 모두 기간을 지나면 폐기한다는 조항으로 생기는 부분인데요.

참으로 영화스럽지만 다행히 케니의 자료가 남아있으면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는 점에서 영화를 흥미롭게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나면 영화적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그럴까요? 무죄가 입증되어도 검찰에서 여전히 무죄를 인정하지 않아 생기는 상황들이 생기면서 절대 절대 호락호락하게 사건이 일단락지어지는 해피엔딩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서도 저는 화가 나더군요. 무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점 때문에 말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았지만 영화 속 베티를 도왔던 단체는 바로 '이노센스 프로젝트'(http://www.innocenceproject.org/)라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1992년 뉴욕 예시바대 벤저민 로스쿨에서 시작된 이 단체는 아직도 많은 이들을 구해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사형집행 도중 무죄입증이 되어 형집행이 정지된 죄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행이 끝나고 나서 무죄가 입증이 된 경우도 있으며 이들이 죽은 후 수 십년이 지나서 이들의 무죄가 입증된 경우도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안타까운 일이죠. 실제 '이노센스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영화에 소개된 베티와 케니 남매의 이야기를 포함해 억울한 사연을 담은 이들의 이야기가 소개되었으며 주연을 맡은 힐러리 스웽크는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힐러리 스웽크는 이 작품을 통해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은 배우라는 인식을 갖기에 충분했고 오빠를 살리기 위해 변호사가 된 여인으로 등장해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하였습니다. 훈남의 셈 록웰은 완전히 망가져 실제 주인공인 케니와 거의 똑같은 싱크로율로 연기하였고요. 베티를 도왔던 로스쿨 동기 친구로는 미니 드라이버가 등장하여 깨알같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베티를 도왔던 이노센스 포로젝트 소속의 변호사로 등장한 베리 쉑 역의 피터 갤러허도 멋졌지요.

또한 영화에서는 많은 비중을 차지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 케니를 범죄자로 생각하며 불신의 벽을 가졌던 딸 맨디 역의 아리 그레노이도 인상적으로 보였던 배우입니다.

 

 

 

 

 

 

 

인터넷을 뒤적이다보니 우리나라에도 '이노센스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느끼는 분들의 이야기가 많더군요.

실제로도 우리나라는 여러 이유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사람들도 많았고 힘들게 누명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인권 또한 심각한 수준이라는 생각도 해보는데요. 엠네스티 같은 단체가 나서서 이야기할 정도면 심각한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촛불시위만 해도 잡아가고 희망버스만 타도 잡아가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잡혀가신 분들이 누명에서 벗어나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으며 아울러 우리나라의 인권문제가 많이 개선되길 희망해봅니다.

그런데 이런 바람... 불가능한 건가요?

 

PS. 수입사와 배급사에 묻습니다. 이렇게 좋은 영화를 이제야 개봉하시는 이유는 뭔가요? 더구나 이 영화는 작년 연말 개봉하려다가 미뤄졌더군요.

'이노센스 프로젝트'라던가 인권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서 홍보를 하셨더라면 많은 분들이 보셨을텐데 개봉일을 늦춘 것이 오히려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구나 홍보도 너무 소극적으로 하시는게 아닌가 싶네요. 홍보 좀 확실히 하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