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로얄 어페어]어긋난 혁명, 어긋난 사랑... 덴마크에 이런 감독과 배우가 있었다니!

송씨네 2013. 1. 6. 05:09

 

140자로 말해봐! @songcine81 (http://twitter.com/songcine81)

이름있는 배우나 감독이 나오는 영화는 분명 아닌데 내용은 상당히 충실하고 재미있습니다. 덴마크 왕국의 살벌한 과거사는 마치 남의 이야기같아 보이지가 않네요. 주목할 감독, 주목할 배우로 가득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덴마크의 역사를 알면 좋겠죠. 하지만 우리가 그런 것을 검색하고 공부할 시간은 없으니깐요. 다만 최근에 개봉한 영화 <레미제라블>에서 보여주는 혁명의 의미와 비교하면 좋을 것 같고요. 영국 영화 <천일의 스캔들>이나 우리나라 영화 <후궁>처럼 왕권 쟁탈전에 목숨걸고 불륜에 가까운 사랑을 나누었던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들을 생각하시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혁명'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실겁니다. 어쩌다가 우리가 왜 이런 단어를 다시 쓰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의가 사라지고 세상이 뒤죽박죽으로 돌아가다보니 이런 단어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런게 있지요.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처럼 제대로 세상이 바뀌어진다면 그것은 '혁명'이겠지만 잘못 바뀌려고 하게 되면 '쿠테타'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대로 된 혁명... 하지만 그 혁명이 잘못 남용되고 결국은 어이없는 쿠테타로 변한 이야기... 이것은 바로 덴마크 왕국의 비극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영화 <로얄 어페어>(원제 En kongelig affære / A Royal Affair)입니다.

 

 

 

 

영국에서 귀족으로 자란 여인 캐롤라인(알리시아 빈칸데르 분)은 덴마크로 향하는 중입니다.

얼굴도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정략결혼이지만 왕과 결혼하게 된다는 점에서 그녀의 기대는 매우 컸지요.

그런데 첫만남부터 어딘가 이상합니다. 왕이라고 하는 사람치고는 어딘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으니 말이죠.

바로 이 남자가 캐롤라인과 결혼하게 될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7세(미켈 푈스가르드 분)입니다.

왕이 정신이 이 정도이니 나라 돌아가는 꼴은 안봐도 뻔하겠지만 의외로 나라는 잘 돌아가는 상황입니다.

한편 어수선한 왕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주치의가 필요하다고 느낀 이들은 수소문 끝에 독일의 의사인 스트루엔시(매즈 미캘슨 분)를 데려오기로 합니다.

그러나 알고보면 스트루엔시는 혁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었고 절친인 오베(다비드 덴시크 분)와 샤크(토마스 W. 가브리엘손 분)가 정권교체를 위해 심어놓은 사람이었던 것이죠.

그리고 의외로 혁명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크리스티안 7세의 신의를 얻게 된 스트루엔시는 크리스티안의 멘토 역할은 물론이요, 왕의 결제를 돕고 지시하는 중요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었기 때문이죠. 거기에 캐롤라인과 취향과 가치관이 스트루엔시 간의 관계도 가까워집니다.

하지만 왕비와 신하의 관계는 절대 동침해서는 안되는 위험한 관계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이들의 불륜을 눈치챈 반대파들은 스트루엔시와 캐롤라인을 몰아내기 위해 쿠테타를 꾸미게 됩니다.

 

 

 

 

 

 

 

네... 실화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요. 역사적으로 기록되어 있는 이야기이며 세상에 저런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크리스티안 7세(1749~1808)는 심각한 정신분열 증세를 보여왔으며 그런 요인은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아버지였던 프레데리크 5세로 인하여 심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이 작품에서 크리스티안 7세의 주치의로 등장했던 요한 프리드리히 스트루엔시(1737~1772)는 실제로도 1769년 왕과 왕비의 주치의에 해당되는 궁정의사가 되었으며 1770년에는 추밀원장직을 맡았다고 합니다. 국무총리 급에 해당되는 인사인데 회사로 치면 거의 초고속 승진과 다름이 없지요. 그러나 크리스티안 7세의 계모인 율리아나 마리아(영화에서는 트리네 뒤르홀름 분이 맡은 줄리앙 마리아)를 비롯한 반대파에 의해 불륜이 발각되고 스트루엔시는 처형당하게 됩니다.

 

 

방금 전 이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시려면 검색을 하셔야 합니다. 지금 찾아본 자료만해도 위키백과와 브리테니커, 두산백과 등을 뒤적거리며 찾아보았으니깐요.

덴마크 왕족이 콩가루 왕족이였구나라는 것을 느끼셨겠지만 사실 크리스티안 7세와 스트루엔시가 이륙한 행적들은 덴마크에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자들에게는 세금을 많이 걷고 그것을 저소득층 국민에게 분배하거나 복지정책을 강화시키기도 하였으니깐요. 또한 검열과 고문제도를 폐지하여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는 점은 결코 이 무시할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사형제 축소가 받아들여진 것도 바로 이시기라고 하네요.

 

 

하지만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혁명이라는 것이 성공하더라도 어떻게 이것을 유지시키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얼마전 개봉하여 지금 현재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의외의 흥행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만 그것의 주요인이 바로 혁명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것이라는 추측은 결코 틀린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레미제라블>과 분명 다른 방향의 영화입니다. 혁명은 성공했지만 그 혁명이 지속되지 못했다는 것이죠. 오히려 그 혁명이 좋지 않게 남용이 되었으며 혁명이 성공한 것에 너무 축배를 든 나머지 해서는 안될 사랑을 해버린 것이지요. 

 

 

 

 

 

 

사실 의외로 궁금한 것은 이 영화에서 이야기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인 캐롤라인입니다. 정확히는 캐롤라인 마틸다(1751~1775)입니다만...

행복한 결혼을 꿈꾸다가 미친 남편을 만나 고생하고, 해서는 안될 불륜에 마지막에는 우울함을 잊으려고 아편에 중독되어가는 모습은 처절하기까지 하지요.

근데 정말 의외로 그녀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네요. 하지만 이런 극적인 이야기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상상력은 필요했기에 그녀에 대한 기록과 그에 대한 구성은 어느 정도 상상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것이 이 영화를 집중하게 만들었던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르겠고요.

 

 

덴마크 영화... 참으로 우리에게는 낯선 영화입니다. 감독도 모르겠고 배우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감이 오실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이 영화의 감독 니콜라이 아르셀은 스웨덴 영화 <밀레니엄> 시리즈의 각본을 만들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지요.

이 작품의 이야기가 탄탄한 것도 아주 재미있는 역사적 기록도 있겠지만 탄탄한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의 시나리오 덕분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배우들도 상당히 생소합니다. 우선 스트루엔시역의 매즈 미캘슨의 경우 그나마 인지도가 있는데 저에게는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를 통해 알게된 배우였고 곧 개봉될 영화 <더 헌트>를 통해 그의 개성넘치는 연기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덴마크에서는 인지도 있는 배우이며 헐리웃에서는 많은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였습니다.

캐롤라인으로 등장한 알리시아 빈칸데르는 덴마크 영화에 많이 출연한 경력이 있는데요. 상당히 육감적인 몸매도 지니고 있지만 순수함이 많이 엿보이는 배우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인상적인 배역은 크리스티안 7세 역의 미켈 푈스가르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발음하기가 좀 어렵죠?) IMDB로도 검색해도 그리 많은 작품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영화계에서는 신인이지만 미치광이 왕 역할로 정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혁명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혁명이 순수한 혁명이냐, 아니면 쿠테타에 가까운 혁명이냐의 문제이며 또 하나는 좋았던 의미의 혁명이 변질되지 않고 순수하게 지속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난 5년 우리의 혁명은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5년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암울한 소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혁명을 이루어내는 것은 일부 진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만은 아닐겁니다.

보수도 있겠지만 대놓고 이야기하는 꼴통 보수가 아닌 보수이지만 진보와 융합할 생각이 있는 보수야 말로 진정한 혁명의 동반자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점에서 영화 <로얄 어페어>의 혁명은 성공한 혁명이지만 반대로 실패한 혁명 혹은 절반만 이루어낸 혁명이라고 봅니다.

일부 진보를 말하는 분들은 진보로 구성된 사람들로 구성되어야 진정한 혁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진보와 보수가 제대로 결합이 되어야 안정된 혁명을 이룰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흔히 진보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은 많은 생각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정한 혁명은 무엇인가 고민하신다면 이 영화 <로얄 어페어>도 잊지말고 꼭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