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클라우드 아틀라스]메시지보다는 오락적인 재미에 초점을... 다른 세상에서의 다른 얼굴들의 이야기!

송씨네 2013. 1. 11. 06:00

 

 

※이 리뷰에는 작품의 결말의 스포일러보다는 작품에 등장하는 배역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140자로 말해봐  @songcine81 (http://twitter.com/songcine81)

너무 무겁게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 보아야 할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영화를 봐야 이해가 되는 좀 특이한 영화죠! 복잡한 철학과 사상에 대한 생각은 NO!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철학적인 의미와 미래를 배경으로 한 부분의 영화들을 이야기한다면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1982)나 뤽 베송의 <제 5원소>(1997)가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블레이드 러너>를 보지 않은터라 뭐라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제 5원소>의 이미지나 상황이 그나마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모습과 닮아있지 않나 싶어요.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는 깨달음을 얻은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 <천상의 피조물>(2011/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 중에서)가 가장 흡사하지 않나 싶네요.

 

 

 

진정한 깨달음은 무엇일까요? 또한 진정한 구원은 무엇일까요?

종교영화의 단골 소재라고 하면 바로 이 깨달음과 구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 복잡한 세상에서 이런 어려운 철학을 우리가 알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우리가 바쁘게 살아가는 나머지 천천히 쉼표를 찍고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세 명의 감독과 다양한 인종의 배우들이 여러 시대 속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사랑을 나누고 이별을 하며 음모에 맞써 싸운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참으로 어려운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원제 Cloud Atlas)입니다.

 

 

 

 

 

 

1849년 태평양 항해... 사업을 준비중인 애덤 어윙(짐 스터게스 분)은 원인모를 병에 걸린 상태에서 망망대해에 오릅니다. 이와중에 폴리네시아 부족인 중 심한 매질을 당하던 아투아(데이빗 지야시 분)라는 사내를 만나게 되지요. 자신은 쫓기고 있고 선박에서 노예로 낙인찍혀 죽음을 당하느리 어윙에게 자신을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던 것이죠. 한편 어윙은 정체모를 질병에 걸린 상황에서 헨리구스(톰 행크스 분)라는 의사에 도움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랑하는 아내 틸다(배두나 분)을 만나기 위해서는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의 병세는 전혀 호전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1936년 영국... 천제 작곡자 프로비서(벤 위쇼 분)는 노년의 작곡가인 비비안 에어스(짐 브로드벤트 분)의 저택에 있습니다. 동성 남자친구가 있지만 새로운 꿈을 위해 이곳에 왔지요. 하지만 비비안 에어스는 그에게 참을 수 없는 굴욕을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곡이었던 ‘클라우드 아틀라스 육중주’를 가져가려고 합니다. 거기에 프로비서는 동성 남자친구를 놔두고 비비안 에어스의 부인(할 베리 분)과 사랑에 빠지고야 맙니다. 자신의 작품이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프로비서는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1973년 미국의 센프란시스코... 열혈 기자인 루이자 레이(할 베리 분)은 핵 발전소의 비리를 파해치기 위해 취재중입니다. 하지만 그에 곁에 있던 루퍼스 식스스미스(제임스 다시 분)와 핵발전소의 비밀을 알고 있던 연구원 아이작(톰 행크스 분)이 킬러 빌 스모크(휴고 위빙 분)를 비롯한 이들에게 살해당하게 되고 루이자 레이 본인 역시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구사일생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그녀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월남전 참전 전우였던 조 네이피어(키스 데이빗 분)의 도움을 받으며 사건의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2012년 영국의 런던... 잘나가는 출판업계의 대부인 티모시 캐빈버쉬(짐 브로드벤트 분)은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남자였지요. 출판 기념 파티에서 건달출신의 작가인 더못 호킨스(톰 행크스 분)는 자신의 작품을 비하한 비평가를 창문으로 던져 살해해 버리고 덕분에 감옥에 갇힌 상태에서 그의 책은 엄청나게 팔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 수입원의 대부분은 티모시가 가지게 된 것을 알게 된 호킨스는 형제들을 불러 돈을 뜯어내려고 합니다. 빛만 많았던 티모시는 형 덴홈 캐번디쉬(휴 그랜트 분)에게 요청을 하고 피신을 하게 되지만 피신처로 알았던 곳이 호텔이 아닌 노인 강제 수용소라는 것을 알게되고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2144년 미래의 도시 네오 서울... 손미 451(배두나 분)은 레스토랑 파파송에서 일하는 복제인간입니다. 다른 복제인간들과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하고 노래하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료 복제인간인 유나 939(주신 분)이 탈출 도중 죽은 모습을 보게 되고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더구나 손미 451은 영화라는 것을 통해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지게 되기도 한 것이죠. 그러던 중 네오 서울의 반란군 장교인 장혜주(짐 스터게스 분)이 손미 451과의 탈출을 하게 되고 손미 451은 자신과 같은 복제인간의 최후를 가까이 목격하면서 더욱더 불안감에 휩싸입니다.

 

2321년 폐허의 지구 어딘가...허로 변한 지구는 다시 원시시대 초기로 되돌아간 상황입니다. 유목민 자크리(톰 행크스 분)는 자꾸만 주민들을 위협하는 식인 코나종 때문에 두렵습니다. 더구나 악령 올드 조지(휴고 위빙 분)는 자꾸만 그의 머리를 맴돌며 그를 괴롭히고 있고요. 지구만큼이나 상황이 좋지 않은 프레전트 족의 메로니(할 베리 분)는 자크리를 만나 폐허로 변한 지역으로 과거 외계식민지로 데려가 달라 요청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안녕과 올드 조지로 인해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그 곳에 도착했지만 예상치 못했던 과거 선조들의 삶에 놀라게 됩니다.

 

 

 

 

 

 

 

 

 

얼마전 한 토크쇼에는 영화 홍보를 위해 앤디 워쇼스키와 라나 워쇼스키가 나왔는데요.

과거 형제였던 이들이 남매가 된 것은 참 묘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동양문학에 관심이 많았다는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이 깊더군요.

외국인들이 동양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사실 쉽지가 않거든요. 어쩌면 워쇼스키 남매의 전작이었던 <매트릭스>는 단순히 미래에 대한 암울한 보고서로 그치는 것이 아닌 가상과 현실에서 갈등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 어느 것이 현실인가라는 점을 되묻고 있지요.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전작에서 워쇼스키 남매는 형제 때나 남매 때 모두 항상 두 사람이서 작품을 제작하였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파트너를 더 추가시킵니다. <향수>, <롤라 런>의 감독인 톰 티크베어가 전격 기용된 것이죠. 물론 이 세 사람은 오래전부터 친구관계라 별로 서먹서먹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영화를 만드는데는 어렵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더구나 배두나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A팀, B팀으로 나뉘어 감독이 달랐기 때문에 확실한 분업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죠. 심지어는 같은 출연자끼리 마주치는 일이 적었다고 하기도 하니깐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 작품의 원작은 데이비드 미첼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하였고 여섯개의 이야기(시대)가 등장하는 다소 복잡한 방식입니다.

워쇼스키 남매와 톰 티크베어 감독은 이런 이야기를 더 꽈베기로 꼬아버리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관객들은 이야기를 이해할 쯤에 다른 시대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게 됩니다. 놀라다가 조금씩 이 스타일에 이해를 하게 되고 심지어는 이 방식이 상당히 식상하다는 소리까지 하는 관객도 나옵니다.

영화에서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서로 달라보이는 인물들과 시대이지만 악연이던 인연이던 그들은 다시 만나고 또 만나는 특이한 관계라는 것입니다. 이 작품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등장인물과 여섯개의 이야기를 풀이한 블로거의 분을 보고서야 저도 이해가 갈 정도입니다. (이글루스 '벨푼트의 호숫가 산장' 블로그 글 참고,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http://lunarsix.egloos.com/4768099)

 

 

 

 

이 작품은 논쟁꺼리가 많지만 다른 분들이 많이 이야기를 하실테니 저는 일단 몇가지만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선 첫번째는 미래의 서울로 등장하는 '네오 서울은 왜 이상하게 그려졌는가?'인데요. 원작을 바탕으로 한 부분이라서 서울을 이렇게 표현했다는 이야기가 지금으로써는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일본풍으로 등장할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죠. 어색한 한글 간판은 미드 <로스트>의 한국 이야기를 담은 에피소드를 생각하기에 충분하죠. (왜 하나같이 미드나 헐리웃 영화에 등장하는 한글 간판이나 대사는 왜이리도 어색하던지... 번역기 돌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에 대해 시네마 토크에 참석했던 배두나 씨는 워쇼스키 남매나 톰 티크베어 감독이 그 부분을 많이 걱정을 했고 오해가 없길 바란다는 당부에 말을 잊지 않더군요.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네오 서울'이라는 것이 꼭 우리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서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미래의 지구라는 점도 있으며 이 시기에는 일본과 같은 섬나라는 물에 잠기게 될 것이고 서울에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여러 아시아인이 모여사는 미국과 같은 형태를 띄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영화에 반영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이 영화를 보면서 이 부분은 굳이 꼭 그래야만 했는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작에서 짐 스터지스가 맡은 장혜주의 경우만 보더라도 외자의 한국인 이름이었지만 배두나 씨가 워쇼스키 남매에게 잘 맞지 않는 부분이라고 수정을 요청했던 것이 반영된 것을 생각한다면 어색한 한글 간판이라던가 왜색풍의 부분에 있어서도 충분히 논의를 거쳐서 수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일테니깐요. 그 점에 있어서는 아쉽더군요.

 

 

 

 

 

 

 

 

또 하나는 이 영화는 생각하고 봐야할 영화인가라는 점입니다. 특히나 불교의 윤회사상에 대한 부분은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나서 충분히 토론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죠. 불교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윤회사상을 이야기하는 반면 개신교나 카톨릭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는 용서라는 이야기가 주된 소재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인데요.

우선 이 영화는 그냥 오락영화라는 겁니다. 이 영화가 왜 오락적인 부분에 주안점을 두었는가는 엔딩 크레딧에 같이 등장하는 이른바 '분장쇼' 장면에서 이해가 가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리뷰 특성상 줄거리 옆에 배역과 배우들의 이름을 써 놓았지만 이 영화는 배역과 배우 이름을 열거하는 것이 무의미 할 정도로 많은 배우들이 많은 역할과 분장을 하였습니다. IMDB에 배역을 소개하는 공간이 이렇게 정신없기도 처음이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정도로 많은 배역과 분장이 등장하는데요.

 

물론 이 영화에서는 인연이라는 부분과 전생이라는 부분을 재미있게 보여주기 위한 방식으로도 한 배우가 일인다역을 소화하지 않았을까 생각되지만 강요에 의해 이들의 배역이 정해졌다기 보다는(강요에 의해 정해졌다면 상당한 연관성을 계산해야겠지요.) 배우 개성에 맞게 분장을 하고 배역을 주었다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나 싶습니다.

따라서 불교의 윤회사상이라던가 전생, 평화 등의 부분에 메시지 부분은 그 다음에 생각할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부터 너무 생각하고 영화를 본다면 너무 어려운 영화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영화가 아닌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윤회사상에 대한 부분을 그냥 넘어가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고 의외로 이 중요한 부분을 한국배우인 배두나 씨가 열연했다는 것은 상당히 자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에서도 이런 부분에서 감동적으로 느끼게 되었고 배두나 씨도 관객과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손미 451은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바로 2321년에서 손미 451을 신격화 했다는 것입니다. 깨달음을 얻고 그 속에서 사랑을 나누고 희생의 고난도 감수한다면 평화로운 세상을 이륙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깔려 있고 그 부름에 응답받기를 원했다는 점에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황폐화된 지구의 모습은 매우 중요한 단락임에는 충분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기도를 통해서 응답을 받던 것이 아닌 레이저를 하늘에 쏘며 응답을 바라는 부분인데요. 이것도 좀 특이했지요.)

 

 

 

 

이 영화는 분장쇼 이야기도 했듯이 분장에 관해서는 아주 특별한 기록을 남기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섯개의 이야기가 등장하지만 가령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이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조연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심지어는 사진첩에 한 장면으로 잠시 등장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너무 순식간이라서 뒤늦게 분장쇼 크레딧을 봐야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런 분장도 했었어?'라는 의문이 드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남성이 여장 분장을 하기도 하고 여성이 남장 분장을 하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요.

그러고 보면 분장이나 특수효과의 기술이 상당이 많이 발전 했음을 느끼게 합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미드로 만들어진 <제 5전선> 포함해서)에서나 보던 실리콘 분장 가면이 영화에서 이렇게 잘 활용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테니깐요.

 

 

 

 

 

 

 

 

 

<클라우드 아클라스>는 출연진도 빵빵할 뿐더러 상당히 이야기가 많은 영화입니다.

이것이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지만 분명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다양한 시대를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운 영화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인 배우가 있다는 것이 더 놀라운 점이고요.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일단 오락적인 측면에서 영화를 보고 메시지는 차츰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영화에서 한국을 나타내는 이야기거나 한국인이 등장하는 영화의 경우 배우 자신이나 감독들 모두 한국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한국문화에 대해 바로 잡을 것이 있다면 바로 잡고 중요한 부분은 부각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행복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암울한 미래가 있고 그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말하기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미래는 우리가 만드는 것이고 운명도 결국은 우리의 손에 걸려 있다는 것입니다.

 

PS. 배두나 씨는 참 성실한 배우라는 생각이 드네요. 두 편의 일본영화와 첫 헐리웃 영화 진출작... 이 정도면 자만하고 오히려 자신을 더 자랑하기 마련인데 겸손을 아는 배우더군요.

더구나 이 영화를 위해 따로 공부를 했다면서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음성관련 학과 교수님의 지도를 많이 받았다며 교수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마침 관객과의 대화에 찾아온 교수님을 직접  소개하여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상당히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장면이더군요.

배두나 씨... 그냥 하던대로 열심히 하시면 된다고 생각됩니다. 싸이 만큼 헐리웃 강제 진출 꼭 이륙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