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긴급점검]영화 평점 조작문제... 10년이 지나도 왜 이슈일까?

송씨네 2013. 5. 8. 21:18

분노의 블로깅이라고 해야할까요?

살면서 갑자기 글을 쓰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되었지만 오늘은 속상한 마음에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분노를 하게 된 것의 시발점은 바로 이 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영화 <러스트 앤 본>에 대한 어느 네티즌의 별점 평입니다.

별 점을 두 개 주건 하나 주건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 분이 글을 쓰는 태도였습니다.

'별점 평의 닉네임을 클릭하면 이 사람이 알바인지 알 수 있다. 이 영화도 보나마나 알바들이 찬사를 보낸게 분명하다'라는 일방적인 주장이었던 것이죠.

 

저는 보시다시피 이 분과 댓글로 설전을 벌였습니다.

사실 저도 뭐 잘한 것은 없습니다. 영화 별 점을 좀 넉넉히 주는 편이죠.

별로인 영화는 아무리 심해도 별 셋 반(★★★☆) 정도를 주었으니깐요.

그럴 것이 제가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는 신중하게 영화를 고르는 편이라서 별로 내키지 않는 영화의 경우 아예 그 영화를 보러가지 않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제가 선택한 영화는 대부분이 생각보다 좋았던 것이고 별 점수가 후하게 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이게 저에게 핑계라면 핑계 일 수 있겠죠.

 

하지만 이 분의 글을 보고 속이 상한 것은 독립영화나 흔히 말하는 다양성 영화를 제작, 수입/배급하는 이들도 댓글 알바나 평점 조작을 하는 알바들이 존재한다는 주장입니다. 우선 확실한 것은 상업영화의 경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댓글 알바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오래전 저는 이 문제에 관해 여러번 다루었고요.

 

더 오래전으로 돌아가면 지금은 폐간된 필름 2.0이라는 영화잡지는 영화 알바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 했었습니다.

무려 10년전의 일인데 최근 벌어진 상황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맥스무비의 김형호 팀장 님과 무비스트의 서대원 팀장 님과 이 메일 인터뷰를 통해 그 가능성을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지나친 집착인가? 아니면 돈벌이 수단인가?-영화계 알바 문제! http://blog.daum.net/songcine81/5275985

영화 알바... 못다한 이야기 그 두번째! http://blog.daum.net/songcine81/6131053

 

 

그런데 2006년... 그러니깐 7년이 지난 지금도 이 평점 조작이나 댓글 알바의 문제점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 분은 아직도 같은 곳에서 열심히 일하신다는 점이죠. 이것도 신기한 노릇입니다. ^^; )

문제는 여기서 그 유형이 몇가지가 추가되었다는 것입니다.

 

 

 

유형 첫번째는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상대편 영화 헐뜯기 방식인데요.

상대편 영화를 헐뜯는 대신 자사가 배급/수입하는 영화에 대해 평점을 높이는 방식이죠. 이는 한국영화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러던 것이 최근에 다른 방향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정치적인 이슈를 다룬 독립영화나 다양성 영화에는 어김없이 평점 깎기 문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죠.

이게 두번째 경우죠. 대표적인 경우가 최근 개봉되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지슬>과 <비념>입니다.

오죽하면 배급사에서 억울함을 보도자료 메일로 보낼 정도이니깐요.

두 영화는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답게 평점 조작 논란이 심한 편입니다. 특히 제주도민을 좌파 혹은 빨갱이로 단정짓는 분들의 댓글이나 평점 조작으로 의심되는 글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이 영화를 정치적인 부분으로 잘못 이해하고 평점 깎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런 평점 깎기의 배후 인물은 현제 알려진 바가 없지만 흔히 우익 세력의 커뮤니티로 알려진 '일간 베스트 저장소'(일명 '일베')의 소행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실제 증거는 없으니 함부로 단정짓기는 그렇죠.

 

 

 

여기에 재미있게도 하나 괴상한 방식이 추가가 되었는데 그냥 이유없는 평점 조작이 바로 그것입니다.

B급 영화에는 그만한 찬사가 보내지는 경우도 있고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도 있기 마련이지만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영화 <클레멘타인>(2004년 영화로 스티븐 시걸이 참여한 한국영화였습니다.)의 평점 조작설이라던가 최근 '의리 출연'으로 화제가 된 김보성 씨의 작품인 <영웅:샐러멘더의 비밀>이 평점이 갑자기 올라가는 일이 발생했던 사건은 평점 조작이 하나의 이벤트나 장난성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음을 보여주는 예가 되었습니다. 재미있게도 합작영화라는 공통점이 있죠.

이것 역시 일부 커뮤니티의 자발적인 평점 올리기 운동이 한 몫을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유니온 프레스 기사(원문 http://www.union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5398)

 

 

 

 

2006년 당시 네이버에 올라온 공지사항

 

2012년 네이버에 올라온 공지사항

 

정확히 7년이 지났지만 나아진 부분은 없었습니다. 물론 이들 영화 포탈이나 예매사이트가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Daum은 기대평과 관람평으로 나뉘어 별점 평을 만들었고 거기에 열혈회원과 전문가 집단의 별점평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다양화를 시도하였습니다.

네이버의 경우에는 개봉일 전에는 절대 영화 관람평을 올릴 수 없도록 장치를 추가하고 중복 IP가 발견될 경우 삭제하는 방식으로 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비스트와 맥스무비는 여전히 철저한 모니터와 예매한 실관람객의 별점을 더 우대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최근에는 CGV나 롯데시네마 같은 멀티플렉스의 별점 평가의 경우에도 실관람객의 점수를 더 우대하는 방식으로 역시 차별화를 두고 있습니다.

 

Daum 영화 게시물 규칙

 

네이버 영화 게시물 규칙

 

 

 

그렇다면 여전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독립영화나 다양성 영화의 별점 평에는 정말 조작이 없는가 입니다.

상업영화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조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도 완전히 그렇지 않다고 말하긴 장담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만나본 독립영화나 다양성 영화를 수입/배급, 제작하시는 관계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케팅 비용을 오히려 긴축해서 운영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영화 평점 조작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더구나 이들 관계자들의 대부분이 시사회나 파워블로거, 기자나 평론가들의 입소문을 통해 홍보가 되는 방식을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작은 영화들까지 과연 알바들이 존재하는가는 솔직히 의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저는 독립영화인들이나 다양성 영화를 수입/배급하는 분들을 믿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이 궁금한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이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들어볼 생각입니다.

 

독립영화인들이나 다양성 영화를 수입/배급하시는 분들의 양심선언을 기대하겠습니다!

저는 서두에 올린 이 네티즌과 한번 정정당당한 방식으로 싸워볼 생각입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게 맞는지... 아니면 제가 실망하는 상황이 생기는지는 일단 뚜껑을 열어봐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