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맨 오브 스틸]슈퍼맨의 비애? 혹은 슈퍼맨의 도약? 리부트가 해답일까?

송씨네 2013. 6. 18. 21:44

140자로 말해봐!

프리퀄이 질렸다면 이제는 기존의 이야기를 해체하는 리메이크로... 근데 이건 '300'인가요? 아니면 슈퍼맨 스타일의 '다크나이트'?

 

이 영화, 이렇게 보세요

슈퍼맨의 유사영화는 슈퍼맨이지요. 슈퍼맨 시리즈는 상당히 많습니다. 얼마전 개봉한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그런것처럼 수많은 극장판과 TV 시리즈를 가지고 있는 것이 슈퍼맨 시리즈이기도 하죠.

우리에게는 고인이 된 크리스토퍼 리브의 슈퍼맨만 생각하겠지만 슈퍼맨 시리즈는 상당히 뼈대 깊은 가문 같은 시리즈입니다.

 

 

 

 

 

 

 

 

우리에게 슈퍼맨 시리즈는 어떤 의미일까요?

분명한 것은 슈퍼맨은 슈퍼히어로의 대명사이고 끊임없이 우려먹고, 또 우려먹는 수많은 시리즈들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우려먹는 것은 한계가 있지요. 007 시리즈도 조금씩 프리퀄적인 상황까지 넣어가며 역사를 이어가는 것처럼 '스파이더 맨', '배트맨', '스타트렉' 등등 이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는 상황이죠.

그런데 좀 문제가 생겼습니다. 2006년 <슈퍼맨 리턴즈> 大亡... 그러니깐 크게 망해버려 근심에 쌓인 것이죠.

그래서 죄다 엎어버리고 다시 하기로 합니다. 이게 가능하냐고요? 가능합니다.

헐리웃이잖아요. 영화 <맨 오브 스틸>(원제 Man of Steel) 입니다.

 

 

 

 

우주 어딘가의 행성 크립톤... 타 행성까지 개발하며 나름 맹위를 떨쳤지만 이 행성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쿠테타로 이 행성의 정권을 잡으려는 조드 장군(마이클 섀넌 분)의 움직임으로 라라(아예렛 주러 분)와 조엘(러셀 크로우 분)은 결단을 내립니다.

아들을 피신시키기로 말입니다. 행성은 파괴되었고 파괴전 조드 장군을 비롯한 부하들은 냉동상태로 봉해버리게 됩니다.

지구... 나는 누구인가 고민하는 소년이 있습니다. 스쿨버스가 추락하는 사고가 나고 그만의 괴력을 발휘해 아이들을 구했지만 영웅이라기 보다는 자신을 괴물처럼 생각하고 있는 이 소년...  소년 클락은 아버지 조나단(캐빈 코스티너 분)에게 묻습니다. 

그러자 조나단이  그가 답합니다. 자신을 지구로 태웠던 캡슐 같은 우주선... 그리고 밝혀지는 비밀들을 말이지요.

한편 거대한 우주선이 북극에서 발견하고 이 사건을 파해치기 위해 데일리 플레닛의 기자인 로이스(에이미 애덤스 분)는 군사 출입금지 구역을 들어서게 됩니다. 그리고 한 사내를 발견하죠.

이 사내 역시 우주선을 발견하고 우주선 프로그램에 저장되어 있는 조엘을 통해 자신의 진짜 생부임을 알게 됩니다.

희망을 뜻하는 S가 그려진 슈트를 입은 슈퍼맨(헨리 카빌 분)은 이제 세상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겨우겨우 봉인이 풀린 조드 장군은 지구로 내려와 칼엘을 찾기 시작합니다. 바로 슈퍼맨 혹은 클라크의 또 다른 이름이죠.

지구의 운명이 그에게 달린 상황... 과연 조드 장군의 뜻대로 조엘을 잡아들이고 지구 역시 크립톤 행성화 시키는데 성공할까요?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봤던 슈퍼맨의 시리즈와는 뭔가 달라 보입니다.

물론 미드 <스몰빌>을 열심히 보신 분이라면 슈퍼맨의 탄생이기 그렇게 순탄치 않았음을 알게 되지만 이 작품을 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저렇게 우울한 상황에서 슈퍼맨이 탄생이 된게 아닌가 의문을 자아내게 만든다는 느낌이 드리라 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맨 오프 스틸>은 크리스토퍼 리브가 주연한 1편(1978)과 2편(1980)의 내용을 압축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스케일은 더 커지고 이야기는 더 암울해졌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든 원흉(?)은 다름 아닌 이 영화의 감독인 잭 스나이더와 제작자인 크리스토퍼 놀란의 탓이 크죠.

그렇다보니 <300>에서 보던 근육과 덮수룩한 수염이 달린 슈퍼맨을 우리가 보게 되었고 웬지 모를 누군가가 다가와 'What so serious?'라고 카엘에게 물을 것 같은 어두운 느낌이 들게 만들지요.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서는 조드 장군이 카엘을 찾는 과정에서 'You are not alone!'이라고 말하죠. 이런 거지같은(?) 경우가 다 있나 싶지요.

사실 마이클 젝슨의 노래 제목으로 알려져 있는 이 문장은 '너희들은 혼자가 아니야'라고 상당히 희망적인 문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잡히면 가만히 안두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로 이 문장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보면 마치 조드 장군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베트맨 시리즈에서의 조커를 연상시키는 느낌마져도 듭니다.

 

압축의 미덕(?)을 발휘한 덕분에 클레식 슈퍼맨 시리즈의 1, 2 편의 내용이 한 편으로 줄어들었고 러닝타임도 덕분에 좀 긴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긴장감을 놓치 않는 설정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 긴 시간이 길다고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전편의 수많은 슈퍼맨 시리즈들의 전통을 잘 이어나가고 있느냐의 의문은 슈퍼맨 시리즈들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의문으로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슈퍼맨 스판의 'S'만 제외하고는 모든게 바뀌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스판의 소재도 약간 바뀌었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듯 이제 슈퍼맨은 바지 위에 빤스(!)를 입는 변태짓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점 중의 하나이지요.

감독도, 제작진도 그 모든게 바뀌었으니 배우들이 안바뀌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요.

 

미드 <튜더스> 시리즈로 얼굴이 알려진 헨리 카빌이 새로운 슈퍼맨이 되었는데요. 사실 이것을 두고도 말이 많았다고 하죠.

미국인이 대부분이 슈퍼맨 역할로 등장했던 시리즈들을 생각한다면 영국인이 슈퍼맨이 되는 것도 모자라 수염이 덮수룩한 노숙자 포스를 취하고 등장했다는 것도 이색적이기 했으니깐요. 

슈퍼맨 시리즈의 민폐 캐릭터로 전략했던 로이스 역시 캐릭터의 약간의 변화가 있습니다. 007의 본드걸도 변화하듯 로이스도 개성넘치는 커리어 우먼도 변모하게 됩니다. 에이미 애담스가 그 주인공으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마스터>에서도 곧 보게 될테니 그녀의 새로운 연기 변신을 기대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절대(!) 짧은 등장이 아닌 러셀 크로우라던가  데일리 플레닛의 깐깐한 편집장으로 등장한 로렌스 피쉬번의 등장도 인상적이죠.

특히나 데일리 플레닛의 편집장의 역대 배우들이 모두 백인이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의 등장은 영국인 슈퍼맨 만큼이나 충격적인 대목(?)일지도 모르겠네요.

 

 

 

 

 

새로운 슈퍼맨에 어떻게 적응을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회복 불능의 상태가 될지, 아니면 기사회생을 할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잭 스나이더와 크리스토퍼 놀란이 다음 이야기에서도 감독과 제작을 맡는다면 의외로 이야기와 볼거리는 풍부해지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기대를 해봅니다.

설마 J.J. 에이브람스처럼 떡밥만 안겨놓고 돌아가실 것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