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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애스 2]전편의 유쾌함은 도대체 어디로 간거지?

송씨네 2013. 10. 21. 23:45

 

 

슈퍼히어로들이 대부분이 초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시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슈퍼히어로들이 모두가 잘사는 부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빈곤한 이들도 있고요.

근데 초능력도 없고, 그렇다고 부유한 것도 아니고, 더구나 소심하기 짝이 없는 히어로가 있습니다.

녹색 복면의 사나이 바로 킥 애스이죠. 그런데 우리 킥 애스... 아니 데이브가 달라졌습니다.

영화 <킥 애스 2-겁없는 녀석들>(Kick-Ass 2 이하 <킥 애스>) 입니다.

 

 

 

데이먼(니콜라스 케이지 분)이 세상을 떠난지도 몇 년이 흘렀습니다.

민디(클로이 모레츠 분)은 새로운 양아버지인 마커스(모리스 체스넛 분)와 살고 있습니다.

데이먼의 형사시절 동료였으며 민디에게도 그에 말을 잘들어 줄 것을 신신당부 했었으니깐요.

하지만 민디는 여전히 힛 걸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히어로로 살아가는 것은 데이브(애런 존슨 분)도 마찬가지죠.

킥 애스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나름 소통하는 히어로죠. 하지만 두 사람의 이중생활은 여전히 어른들에게는 비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마커스에게 힛 걸로의 활동이 들통난 민디는 히어로로 살아가는 것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한편 데이브는 수많은 시민 히어로들의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라비티(도널드 페이슨 분)을 비롯 나이트 비치(린디 부스) 등의 복면으로 위장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요. 거기에 데이브의 친구이자 베틀 가이라는 닉네임으로 위장한 마티(클락 듀크 분)도 만납니다. 이들 군단을 이끄는 사람은 슈퍼 캡틴(짐 캐리 분)이라는 인물로 전직 마피아 출신이라고 하는 군요.

그들은 복면을 사용한 사람들이지만 어려운 이들을 돕고 봉사활동을 하는 하나의 거대한 조직체로 커져만 갑니다.

하지만 이 광경을 눈뜨고 볼 수 없는 이가 있지요. 바로 아버지의 죽음을 눈 앞에서만 봐야 했던 크리스(크리스토퍼 민츠 프래지 분)입니다.

그는 이제 레드 미스트라는 닉네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기로 합니다. 어머니도 돌아가신 마당에 아주 삐둘어지게 살기로 맘먹은 것이죠.

이름하여 마더 파커... 거기에 이들 시민군단과 대적할 수 있는 팀을 그도 구상하기에 이릅니다.

한편 민디는 마커스의 요청으로 요조숙녀로 살아가기로 마음먹지만 몸안에 꿈틀대는 힛 걸의 본능은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데이브의 이중 생활도 결국 아버지(가렛 M. 브라운 분)에게 들키게 되지만 정말 큰일은 지금부터 입니다.

살아도 산 것 같지 않는 이들에게 힛 걸과 킥 애스로 다시 복귀하는 그 날이 찾아오긴 할까요?

 

 

<킥 애스>는 원작 만화가 있는 작품인데요. 상당히 거친 스토리로 가득찬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작품을 1 편에서는 매튜 본이 연출하였으며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 현란한 무술과 피와 살점이 나가는 모습들도 거침없이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우리가 이 작품을 열광하는 이유도 아마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더구나 갸날픈 소녀 민디가 힛 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악당을 퇴치하는 부분에서는 묘한 쾌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합니다. 이런 역할을 어린 여배우인 클로이 모레츠가 했으니 더욱 열광할 수 밖에 없죠.

 

속편은 데이먼... 그러니깐 빅 대디가 세상을 뜬 이후부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데이브가 다니는 학교에 입학한 민디는 양아버지의 도움으로 학교에 무사히 들어오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의 본능대로 활동하게 이릅니다.

겁이 많았던 데이브도 그녀의 강도 높은 훈련에 동참하면서 더욱 강한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지요.

하지만 그들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고 히어로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데이브(킥 애스)에게 슈퍼 캡틴을 비롯한 시민 히어로들의 등장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그에게 희망을 주게 됩니다.

반대로 민디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요조숙녀의 길을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TV 속 뮤직비디오의 아이돌을 처음 본 민디는 다른 열 다섯의 소녀들처럼 심장이 두근거리는 묘한 기분을 체험합니다.

아버지 때문에 힛 걸로 살아갔지만 그것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던 그녀에게 이런 삶은 새로운 또다른 세계로의 경험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춤도 잘추고 무술도 잘하는 그녀는 너무 완벽했던 나머지 브룩(클라우디아 리 분)을 비롯한 또래 아이들에게 무시당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방식대로 이 아이들을 골탕먹이게 됩니다. 힛 걸 스타일로 말이죠.

 

2 편으로 넘어서면서부터는 이야기가 상당히 무거워졌습니다.

물론 이런 것은 당연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힛 걸은 이제 민디로 살 것인가 아니면 파란 가발과 복면으로 위장한 힛 걸로 계속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순간이죠. 그런 상황에서 이 아이에게도 사춘기가 다가온 것입니다. 근데 한참 반항할 나이에 반항하고 싶어도 떼를 쓸 아버지는 지금 그녀에게 없는 것이죠. 더욱 더 일탈과 방황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데이브도 졸지에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가출이라는 것을 처음해보고 순종하던 데이브가 처음으로 아버지의 말을 거역합니다.

하지만 그 댓가는 너무나도 참혹했고 그것이 자신에게는 큰 트라우마로 남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슬픔을 추스릴 시간도 없이 마더 퍼커 일당에게 납치까지 당하니 상당히 불편한 노릇인 것이죠.

 

 

 

 

 

이렇게 이번 속편은 무거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충분합니다.

하지만 너무 무겁다보니 <킥 애스> 1 편에서의 경쾌함이 너무 기름기 빠지듯 쏘옥 빠진 기분이 듭니다.

이야기는 살짝 심심해졌고 음악도 너무 많이 절제 되었으며 흥겨워야하는 상황에서 흥겨울 수가 없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특히 음악을 너무 죽여버린 것은 큰 실수라고 보여집니다. 킥 애스와 힛 걸의 난도질 장면에서 음악이 거의 빠진 밍숭맹숭한 기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음악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을 틀은 건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흥이 전혀 나지 않는다는게 문제죠.

 

코믹스가 원작이다보니 원작대로 가야하는 점이 있음을 우리는 모르는게 아닙니다. 더구나 감독도 바뀌었지요.

하지만 감독이 바뀌었다고 이야기의 느낌마져 바뀌면 안된다고 봅니다.

'007'시리즈나 '해리포터' 시리즈, '에일리언' 시리즈가 감독들이 여러번 바뀌었음에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감독들 나름대로 이야기의 뼈대는 놔두면서 자신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 두번째 이야기에서 그 개성이 과연 살아있는가는 의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흥미가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덩치가 큰 여전사 '마더 러시아'(실제 이 역할을 맡은 배우는 러시아 출신의 여자 보디빌더라고 합니다. 이름은 나와 있으나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은 없지요. 이 여성의 정확한 이름은 올가 쿠르쿨리나라고 합니다.)와 혈전을 벌이는 장면들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경찰 수십명을 아무렇지 않은 듯이 다양한 방식으로 몰살시키는 장면이라던가 힛 걸과의 마지막 대결 등의 장면은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시민 히어로들이 악당의 소굴로 들어가기 전 악당들끼리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그들의 대화를 말풍선으로 처리한 장면들은 이 작품의 원작이 코믹스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주기 충분한 장면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런 몇 장면 외에는 전편만큼의 흥미를 일으킬만한 장면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힛 걸, 클로이 모레츠의 다음 활약을 기대해 볼만한 것은 스릴러이자 호러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캐리>의 리메이크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었으며 1976년 영화화 되었습니다.)교롭게도 <렛 미 인>의 리메이크에 이어 계속 리메이크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클로이 모레츠가 과연 그 카리스마를 어떻게 내뿜을까가 궁금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예고편만 봐도 상당히 기대가 되는 작품이라는 것이죠.

 

 

 

 

이 갑자기 공허해진 속편을 전환시키기 위해서 꼭 감독만의 교체가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 편의 스타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나올지도 모르는 3편에 대해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점에서 2 편의 엔딩 크레딧 후의 쿠키 영상을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아마 여기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an>

 

과연 영화 속 엔딩처럼 정의는 영원할 수 있는 것일까요?

아주 조심스럽게, 3 편을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제발 흥이 좀 나게 만들어줬으면 합니다.

 

PS. 아울러 이 영화의 수입사인 UPI 코리아측에게 요청합니다. 포스터 이렇게 만들지 마세요.

1 편도 정말 촌티나게 만들어서 영화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냥 오리지널 포스터만 약간 손보고 공개해도 그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아울러 'Balls to the Wall'이라고 부제도 있던데 IMDB에는 이 부제가 없습니다.

UPI 측에서 정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일단 IMDB가 표준이라고 생각됩니다.

굳이 부제를 표기할 필요가 있는가는 모르겠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겁없는 녀석들'이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Balls to the Wall'의 원래 뜻은 남성 성기를 지칭하는 말들이 있어서 우리말로 부제를 고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을 것 같긴 합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부제 없이 올리는게 나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부제 강박증에 걸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