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롤러코스터]배우 하정우의 영화, 실험인가? 영화계에 대한 도전인가?

송씨네 2013. 10. 22. 01:36

 

 

잘 생긴 외모, 배우 김용건 씨의 아들, 먹방 전문 배우, 쌩뚱맞는 농담 전문...

배우 하정우를 이야기 할 때 아마 많은 분들의 머릿속에 남는 것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는 인맥도 넒기로 유명한데요, 물론 아버지의 영향이 컸겠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썰렁한 유머일지라도 분위기를 바꿀 줄 아는 그런 사람이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래서 그럴까요?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일명 '하정우 군단'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이던, 드라마이건, 그리고 다큐를 빙자한 로드 버라이어티에 최근에는 그들을 데리고 자신의 토크쇼도 만들었으니깐요.

다큐 <577 프로젝트>에서 이들 '하정우 군단'에 대한 베일이 어느 정도 벗겨지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들이 궁금합니다.

배우 하정우는 결국 이들을 데리고 장편영화를 만들게 됩니다.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소동극... 영화 <롤러코스터>(Fasten Your Seatbelt)입니다.

 

 

 

영화 '육두문자맨'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 마준규(정경호 분)...

욘사마, 뵨사마 처럼 한류 스타의 대접을 받으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하지만 그 인기만큼이나 온갖 구설수를 몰고 다니죠.

인기 아이돌과의 스캔들은 물론 임신설까지 올라오는 판국입니다.

싸인? 종이랑 팬 준비하시면 해드립니다. 사진? 매니저와 상의 후 가능합니다.

까칠한 팬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좋아하는 팬들은 그런 것들을 참아냅니다.

승무원들도 준규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

육식을 하지 말라는 스님(김병옥 분)부터, 마구 들이대는 젊은 신혼부부, 불만투성의 사내(최규환 분), 그리고 흥분하면 안되는 타 항공사 회장(김기천 분)과 그의 비서 혹은 부인으로 보이는 여인(손화령 분)도 보입니다.

그런 와중에 비행기는 출발하지만 김포공항으로 도착해야 할 비행기가 착륙을 하지 못합니다.

티격태격 하는 기장(한성천 분)과 부기장(임현성 분)은 어딘가 이상하고 일본인 승무원 미나미토(고성희 분)에게 준규는 마음이 끌립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스캔들도 모자라 이미 '교회 오빠' 시절의 악연으로 인해 따귀도 얻어맞은 상황입니다.

김포 실패, 인천 실패... 남은 곳은 이제 제주 공항뿐... 이것도 실패하면 연료 부족으로 추락하는 것은 시간문제...

오줌 지려가며 공포에 떠는 준규에게 이 롤러코스터 같은 비행기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지만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며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다룬 영화입니다.

승무원들과 심지어 기장과 부기장은 술과 담배를 거리낌없이 하며 손님들은 하나같이 진상이며 마준규 역시 진상입니다.

온갖 진상들이 총망라된 이 비행기에서 이들은 큰 위기를 겪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상황들은 하정우 식의 개그로 승화가 됩니다.

그의 말장난이나 대화 내용들은 매체 인터뷰라던가 토크쇼를 보셨다면 알 수 있는 것들 입니다.

 

영화에는 말도 안되는 상황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베테랑이라고 생각했던 기장이 비행기 바퀴를 내리는데도 애를 먹었다는 대목이나 음식 불만을 하는 승객, 회장님 계신데 불편하게 소란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항공사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의 상황도 등장합니다.

무례한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스님은 알 수 없는 불경을 읊조리고 있으며, 흑인 여승무원은 한류스타에게 유창한 한국어로 계속 추파를 던지고 있습니다.

관제탑과의 대화는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도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상황이 영화의 극적인 재미를 위한 것이라는 것은 우리는 너무 잘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상황들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어디까지 웃어야 하고 어디까지 이해를 해야하는가라는 부분입니다.

하정우 감독 스타일의 코미디를 이해한다면 이런 상황은 재미로 받아들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런 부분부분 하나가 옥의 티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죠.

 

비행기를 다룬 코미디 영화하면 떠오르는 것이 2008년 작인 일본 영화 <해피 플라이트>일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상천외한 상황들이 벌어지며 온갖 비행기에서의 진상손님과 더불어 초보 승무원들의 좌충우돌 헤프닝들도 그려지고 있습니다.

두 영화모두 공통점이 있다면 비행기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그려진다는 것과 코믹하게 그려지긴 했어도 일부 무례한 장면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항공사나 비행기 관련 관계자들의 고증을 나름 받았다는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상황이 너무 억지라고 생각되어 모든 기내에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다 잘못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옮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유머로 받아들일 부분은 잘 가려내어 유머로 이해하자는 것이죠.

 

 

 

 

 

 

배우들은 연기는 잘하는 배우들일까요? 다행히도 검증된 배우들이 총출동합니다.

'아침 연속극의 장동건'이라는 닉네임이 있는 이지훈 씨(가수 겸 배우 이지훈 씨와는 동명입니다.)를 비롯해 많은 배우들이 등장합니다. 

최주봉 씨의 아들이자 SBS '기적의 오디션' 출신으로 알려진 최규환 씨의 모습도 보이고, 손화령 씨는 고인이 되신 배우 손창호 씨의 딸입니다.

마준규를 '교회오빠'로 만났던 여인으로 등장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배우 나혜진 씨는 나한일 씨의 딸입니다.

 

이외에도 김기천 씨를 비롯해서 개성있는 배우들이 등장하는데 앞에 이야기한 관제탑 부분에서는 깨알같은 유머를 선사할 인물들이 대거 대기중이라는 사실입니다. 김포공항 관제사로 등장하는 개그맨 강성범 씨나 제주공항 관제사로 등장하는 오광록 씨가 대표적이죠. 특히 기장과 김포 관제소 관계자와 말도 안되는 이야기로 아웅다웅 싸우는 장면은 상당히 재미있는 부분이죠. (물론 실제로 이랬다가는 두 사람 모두 징계감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영화의 제작사입니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판타지오는 하정우 씨의 소속사입니다. 그렇다보니 배우가 감독도 할 수 있고 소속사 배우들도 출연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 영화는 하정우 감독을 위한 영화지자 기획사의 기획영화라는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최근 문제되고 있는 주연으로 등장하는 유명 배우에 자사 신인배우를 한 명 더 출연시키는 관행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죠.

 

근데 제작사가 출연과 제작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이 영화안에 등장하는 핀타지오 소속의 배우는 바로 주연인 정경호 씨와 감독 하정우, 그리고 특별출연한 김성수 씨와 김성균 씨 정도이며(심지어 이들은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나머지는 그야말로 하정우 씨의 인맥으로 온 배우들이거나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출연한 배우들이라는 사실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음악 어때요?

음악들은 상상을 깨는 음악들이 일부 있는데요.

간만에 한국영화에서 듣는 우리 가요도 인상적이죠. 씨스타의 '나 혼자'는 여러 방식으로 변주되어 등장하는데 엔딩 크레딧에는 이 노래를 작곡한 용감한 형제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낸 부분도 있습니다. 히트곡을 아무 조건 없이 허락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죠. (물론 사용료는 받겠지만요.)

'나 혼자' 만큼이나 많이 등장하는 곡이라면 팝의 전설인 퀸시 존스(Quincy Jones)의 'Ai No Corrida'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인데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곡으로 이 곡도 사용되었다는 것은 상당히 인상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1982년에 발표한 곡인데요. 하정우 감독이 직접 퀸시 존스에게 이 메일을 보내 음악 사용 허락을 받았다고 하네요. 동영상은 퀸시 존스의 75주년(2009년) 생일잔치에 거하게 벌어진 헌정공연에서 올라온 동영상입니다.

 

 

 

 

 

 

 

 

이 영화는 분명 하정우 씨를 좋아하는 팬분들이라면 좋아할만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의 연출력과 그의 개그까지도 사랑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점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죠.

신은 배우 하정우에게 연기력을 주셨지만 연출력과 유머감각 만큼은 제대로 주지 못하셨던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정우 씨는 두번째 연출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소설인 '허삼관 매혈기'를 영화화하는 것인데 <롤러코스터>가 그야말로 가볍게 워밍업처럼 만든 작품이라면 이번 작품은 대자본으로 만들어지는 영화라는 점에서 과연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씨스타의 '나 혼자'가 영화음악? 이 황당한 주장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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