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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를 사랑한 남자]특별했던 피아니스트의 아주 특별한 인생 이야기!

송씨네 2013. 10. 15. 21:43

 

 

저는 이성애자입니다.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며 그들의 사랑방식에 우리가 참견할 권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사회는 아직도 게이 혹은 레즈비언에 대한 손가락질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김조광수 & 김승환 씨의 동성애 부부의 등장이 화제가 되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솔직히 사랑해서 그렇게 살겠다는데 왜 손가락질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그냥 그들을 똘아이로 생각하는 그 잣대가 참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 것에 비하면 다른 외국의 경우는 동성의 사랑과 결혼을 이해하고 축복도 해줍니다.

여기 아주 특별한 커플이 있습니다. 피아니스트를 좋아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Behind the Candelabra) 입니다.

 

 

 

1977년 여름... 우연이 술자리에서 친해진 밥(스콧 바큘라 분)과 스콧(맷 데이먼 분)이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라스베가스로 가고 있으며 한 극장식 레스토랑에 앉아 있습니다.

무대 막이 오르고 피아노와 한 남자가 등장합니다.

관객들의 눈을 끌게 만드는 현란한 피아노 실력과 쇼맨쉽에 관객들도 놀라고 두 사람도 놀라게 됩니다.

밥은 바로 이 남자를 만나러 가자고 제의를 하지요. 이 피아니스트의 이름은 리버라치(마이클 더글라스 분)...

리버라치의 초대로 그의 대저택에 오게 된 두 사람...

스콧은 리버라치가 기르던 개들의 전용 안약을 구해주고 말동무가 되어주었고 그런 모습이 좋았던 리버라치는 그를 비서로 고용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비서이기 이전에 두 사람의 관계는 너무나도 가까운 관계가 되어버렸지요.

결국 스콧은 리버라치 쇼의 운전기사 역으로 등장함은 물론 실제 그의 비서이자 기사이자 친구이자 애인이 되기로 합니다.

거기에 고아 아닌 고아로 위탁 가정들을 전전하던 그에게 리버라치는 양자로 입양하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1979년... 토크쇼에 출연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란 리버라치는 젊어지기 위해 의사 잭(로브 로우 분)에게 부탁해 대수술을 감행하며 그것은 그의 애인인 스콧에도 적용이 됩니다.

하지만 스콧은 관심분야는 다른 부분에 있었고 추가 수술은 물론 마약과 방탕한 생활로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지게 됩니다.

리버라치와 그의 매니저인 시모어(댄 애크로이드 분)에 의해 자신이 살던 집에서 결국 쫓겨난 스콧...

몇 년 후 그의 자서전 소식을 접하게 되고 다시 몇 년이 지나 리버라치에 관한 안좋은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브와지오 발렌티노 리베라체(Wladziu Valentino Liberace/1919~1987)...

바로 그의 실제 이름입니다.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폴란드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적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알려졌으며 스무살에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는 행운을 얻게 됩니다. 검은 턱시도와 검은 피아노가 맘에 들지 않았던 그는 자신을 잘 돋보이기 위해 하얀색의 화려한 수를 놓은 의상과 금빛 피아노로 무장하게 됩니다. 1952년 그의 이름으로 된 TV쇼와 매디슨 스퀘어 가든 라이브 공연 시리즈가 연속으로 대박을 치는 즐거움도 맛보았고요.

 

하지만 무대 뒷편에서 보여지는 것과 달리 그는 외로운 남자였습니다. 거대한 저택의 주인이었고 여러대의 피아노, 대형 수영장, 대형 욕조와 그가 사랑했던 수십마리가 되었을 강아지들도 있었지만 말이죠. 어쩌면 많은 게이 남자친구들을 여러번 갈아치운 것은 그의 성격일수도 있겠고 외로움을 그들과의 삶과 같이 했지만 그것조차 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증거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에 등장한 스콧이라는 등장인물은 상당히 주목할 지점이라고 봅니다. 리버라치 만큼이나 개를 좋아해 동물 조련사로 살아왔고 나중에는 수의사가 꿈이었던 평법한 남자였던 것이죠. 그러나 리버라치를 만나면서 그의 삶은 마치 로또를 맞은 것처럼 인생 역전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이 영화의 등장인물이었던 스콧 토슨의 회고록이 바탕이 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리버라치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많은 부분을 부풀렸고 서점을 들렸던 스콧은 그 글을 읽고 분노는 아니더라도 속상해했던 표정을 보셨을 껍니다. 근데 스콧 토슨의 경우도 이 회고록이 얼마만큼 신빙성이 있느냐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합니다. (평론가인 듀나는 이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셨더군요.)

이렇듯 서로가 서로를 얼마나 과장대고 부풀려서 이야기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그들이 이야기하는 삶은 어느 정도는 사실에 근거해서 만든게 아닐까 일단 생각은 됩니다. 이 작품은 TV시리즈로 먼저 작품이 되었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먼저 극장판 버전으로 개봉되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는 평가가 그리 좋지 않아 극장판 개봉대신 TV로 직행하게 되었는데 만든 제작사가 유료 캐이블 영화채널로 우리에게 알려진 HBO라는 것이죠.

 

 

 

감독은 스티븐 소더버그의 작품으로 은퇴작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이준익 감독이나 하물며 미야자키 하야오도 여러번 은퇴를 번복하는 시점에서 그의 은퇴도 곧 번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두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들이죠. 우선 마이클 더글라스가 맡은 리버라치의 연기가 기억에 남으실텐데요.

동성애자이자 최고의 뮤지션으로 사랑받던 이 남자를 완벽 재연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실제 유튜브 같은 영상에서 그의 생전 모습과 마이클 더글라스가 리버라치로 열연한 모습을 비교해 보시면 얼마나 싱크로율이 높은가를 아시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마이클 더글라스는 얼마전까지 암투병을 했던지라 그의 재기작이 의외의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그의 전성기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심지어는 일부에서는 역대 그의 작품중 최고라는 극찬까지 나오고 있으니 말이죠.

이에 비해 맷 데이먼은 의외라는 생각도 들으실 껍니다. 마흔 넘은 아저씨가 그것도 금발의 청년을 한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리버라치의 마지막 사랑이었던 남자의 역할을 멋지게 그려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보여집니다.

 

 

 

 

이 음악 어때요?

당연 이 영화의 OST는 리버라치의 음악으로 꾸며진 OST인데요.

극중 리버라치 역을 맡은 마이클 더글라스의 독백이 돋보이는 곡들도 몇 개 있습니다. 독백속에 흘러나오는 피아노 곡 역시 리버라치의 피아노 곡들이고요.

저는 인상적인 음악을 꼽으라면 영화의 시작에 등장했던 리버라치가 무대의 막을 여는 부분에서 등장한 음악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바로 'The Liberace Boogie'라는 곡입니다. 관객과의 호응을 유도하는 부분이 상당히 재미있지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리버라치의 어머니까지 모두 '헤이!'를 외치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영상은 1969년 '리버라치 쇼'에 등장했던 장면에서 가져왔습니다. 그야말로 진짜 라이브입니다.

 

 

 

 

 

 

 

 

리버라치는 에이즈로 사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이 언론에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던 그는 자신의 죽음을 심부전 심장마비로 이야기하게 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언론은 그의 죽음의 비밀을 밝혀냈고 검사 결과에서도 이를 뒤집는 발표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앞의 스콧이 서점앞을 지나는 장면서 복선처럼 등장한 장면이 있는데 영화배우인 록 허드슨(1925~1985) 부고 소식을 다룬 신문기사의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그 역시 에이즈로 세상을 떠났는데 마초의 대명사였단 그가 알고보니 동성애자였다는 소식이 접하면서 아마도 그 두려움은 리버라치에게도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후 락 그룹인 '퀸'의 맴버인 프레디 머큐리(1946~1991) 역시 에이즈로 사망하면서 '동성애자는 에이즈로 죽는다'라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도 했지요.

 

리버라치가 죽음 직전까지 숨긴 것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대머리였다는 것과, 게이였다는 것, 에이즈로 죽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들이죠.

하지만 동성애자들을 비하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얘기들 중에 에이즈가 꼭 동성애자들의 전염벙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앞에도 이야기했지만 그들도 사랑할 권리를 갖고 있고 우리는 그것에 딴지를 걸 이유는 없습니다.

사랑할 수 있다는 것... 그것 자체로도 그들에게는 행복일테니깐요.

 

음악적으로, 그리고 사랑을 함에 있어서도 멋진 인생을 살았던 리버라치의 이야기...

영화 <쇼를 사랑한 남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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