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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배우다]김기덕과 아이돌 이준의 신기한 조합! 스타들의 허세에 딴지를 걸다!

송씨네 2013. 10. 30. 00:11

 

 

스타 혹은 명사들이 TV같은 매체에 나와 '자신은 연예인 병에 걸렸었다'라고들 말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이 겸손일 수도 있고 그것 자체도 허세로 보일 때도 있지만 그런 자기고백이 그렇게 나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밑바닥 인생에서 성공한 남자, 그리고 다시 타락...

아이돌 그릅인 '엠블랙'의 이준과 제작자 김기덕, 그리고 신연식 감독이 모여 만든 작품이 있습니다.

이제는 영화가 아닌 배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Rough Play)입니다.

 

 

어느 연극 공연장... 무명의 한 배우가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지해도 너무 진지한 표정에 뭔가 일을 저지를 것 같은 느낌입니다.

갑자기 에드리브를 날리더니 돌발행동을 하게 되는 이 사내는 결국 극단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의 이름은 오영(이준 분)입니다.

한물간 스타로 공연을 통해 재기를 해보려고 했던 연희(서영희 분)는 이 사내에 단단히 화가 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습을 우연치 않게 지켜본 장호(서범석 분)은 강빈(양동근 분) 만큼 훌륭한 스타로 키워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기에 이릅니다.

마침 강빈의 새 영화에 엑스트라 급으로 출연 예정이던 오영은 장호의 로비로 약간 비중이 늘어난 조연으로 분량이 늘어나게 됩니다.

영화는 성공하고 비슷한 연기로 비난을 받던 강빈은 팬과의 마찰로 구설수에 오르고 반대로 오영은 스타덤에 오릅니다.

그러나 사사건건 장호의 간섭이 신경이 쓰이던 오영은 결국 매니저였던 그를 잘라버리고 절친이자 무명복서인 우근(강신효 분)을 새 매니저로 기용합니다.

근데 이 연예계, 영화계가 호락호락 않은 법... 여배우 지민(민지오 분)과의 부적절한 관계에 우연히 만난 조폭형님(마동석 분)과 연예게 큰 손인 강 대표(성홍일 분)의 간섭이 여간 신경쓰입니다. 그리고 후배들은 선배를 우습게 알기까지 하고요.

과연 오영은 인기의 짜릿한 맛을 오랫동안 맛볼 수 있을까요?

 

 

 

 

첫장면부터 충격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흉기를 들고 있는 사내가 보이고 이 남자는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거의 떡칠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남자가 우리가 알고 있는 이준입니다.

마치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모습과 더불어 길바닥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왔다갔다 나오면서 혼란스럽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곧 오영이 연극 공연을 하고 있는 장면에서 다시 비춰주며 순탄치 않을 그의 인생을 암시해주는 것 같습니다.

열정은 최고이지만 그 열정의 에너지를 너무 쏟아붓는 바람에 그는 세상과 단절될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신인은 에드리브가 허용 안되고 인기배우는 자신의 아이디어라면서 에드리브를 합니다. 어차피 열정은 똑같은데 말이죠.

그렇지만 우연치 않은 기회에 전화위복이 되면서 스타가 되지만 자신 역시 서서히 스타병에 걸리게 되고 자만하게 되며 온갖 허세를 부리게 됩니다.

마치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섹스는 기본이요, 자신이 맘에 들지 않으면 촬영도 접고 그냥 바로 잠수를 타는 것이 생활화가 됩니다.

이런 망나니 같은 연예인을 감싸줘야 하는 것은 우근 같은 믿음직한 매니저이고요.

 

<배우는 배우다>는 한 젊은 사내를 통해 성공과 추락, 그리고 재도약하는 과정을 다룬 영화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김기덕 감독의 시나리오이며 이 영화를 연출한 신연식 감독이 각색을 하였습니다.

이미 김기덕 감독은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 건달같은 배우와 건달이지만 배우를 꿈꾸는 사내의 모습을 통해 아주 재미난 상황을 묘사한 바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어쩌면 그 부분에 대한 연장선상일 수도 있겠지만 전작이 인물과 인물이 대립하고 충돌하는 것이라면 이 작품은 한 인물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전작과는 차별화를 주고 있습니다.

 

연예계 전반에 문제점들을 많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배우들에게만 있을 것 같은 스폰서 문제를 남자 배우에게도 적용시켰고 허세와 인기에 자만하는 이들의 모습도 보여줍니다. 카메오로 초반 등장한 양동근 씨가 연기한 강빈 역은 어디서 본듯한 허세와 자만에 빠진 일부 스타의 모습을 떠오르게 만들죠.

그리고 이런 모습은 초심을 잃어버린 오영에게 발생하며 영화에는 잠시나마 등장하여 오영과 사사건건 부딪치는 신인배우 공명(김형준 분)에도 약간이나마 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스캔들은 물론이요, 술집에서의 시비라던가 조폭과의 연류, 거대 기획사나 큰 손들에게 매장당할 위험에 처하는 모습들도 보여줍니다.

연기 지망생이랍시고 젊은 꽃뱀 아닌 꽃뱀(고등학생으로 등장하지만...)에게 걸려 함정에 빠지는 모습도 보여주니 남자 연예인이 겪을 수 있는 온갖 구설수 종합 선물세트를 보는 듯한 착각마져도 듭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김기덕 감독이 직접 목격한 것인지, 그리고 어느 정도 리얼리티를 준 부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워낙 김기덕 감독이 상업영화나 메이저 영화사의 횡포에 열변을 토하셨던 부분이 있는지라 이에 대한 부분을 시나리오로 표현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을 정도니깐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김기덕 감독의 시나리오에 대한 의문도 많은게 사실이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큰 수혜자는 바로 이준 씨 입니다.

순수 청년 이미지가 강한 아이돌이지만 노래할 때와 연기할 때는 야성적인 모습으로 돌변하는 천상 짐승남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더구나 아이돌이 웬만해서는 잘 하지 않는 베드신이 상당히 많다는 점은 엠블랙 전체 팬들이나 이준 씨를 좋아하는 팬 분들에게는 충격을 안겨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청불 영화이니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지 않는 이상 반발하지는 못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준 씨의 이런 도전이 연기자로써로 발돋음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나다.

선배이자 스승인 비(정지훈 씨)가 키운 팀이자 가수이며 연기자답게 배우로써의 싹수가 보인다는 것은 스승인 정지훈 씨와 상당한 유사점을 보이는 건 분명합니다.

 

이준 씨의 역할도 컸지만 이 영화는 조연과 카메오의 역할들도 큽니다.

대스타로 등장한 양동근 씨 외에도 조폭으로 등장해 공포감을 몰고왔던 마동석 씨의 연기도 인상적이죠. 기주봉 씨나 오광록 씨의 짧은 등장도 인상적이었고요.
다만 주연급으로 표기된 서영희 씨는 생각보다 분량이 적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물론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고 오영이 초심으로 돌아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분량이 적었다는게 매우 아쉽습니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공교롭게도 올해 연속으로 자신의 영화 두 편이 연달아 개봉되는 행운이자 경사를 맞이하기도 했지요.

9월에 이미 <러시안 소설>이 개봉되는 와중에 10월에 바로 이 작품 <배우는 배우다>까지 개봉되는 영광을 얻습니다.

보통 한 배우가 한두 달 동안 두 세 편의 영화에 연달하 등장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감독이 긱긱 디른 장르의, 다른 배급방식의 두 영화가 개봉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아마 감독 본인에게도 자신의 진가를 관객에게 보여줄 좋은 기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올해 10월에 개봉되는 세 작품이 모두 스타병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가 그랬고 박중훈 감독의 <톱스타>도 그렇습니다.

여기에 이 작품 <배우는 배우다>까지 등장하게 되었는데요.

과거 연예계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아는 방법은 거의 없었지만 여러 좋지 않은 연예인 관련 사건들이 터지면서 우리가 몰랐던 그들의 비밀과 그들만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하나 벗겨지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스타이건 스타가 아니었건 간에 마음가짐이라고 봅니다. 경솔해야 하는데 자꾸 그들은, 그리고 우리들은 그 과거를 잊어먹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연예인 병'의 치료약은 현재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로써는 본인이 스스로 반성하던가 아니면 파탄이 나야 치료가 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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