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톱스타]박중훈 감독의 도전... 첫 스타트 치고는 괜찮았던 영화!

송씨네 2013. 11. 5. 02:14

 

 

영화 <깜보>로 데뷔를 하였으며 <칠수와 만수>를 비롯 많은 영화에 출연...

코미디 배우만큼은 국내에서는 이 사람 만큼은 없었다고 과언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한류를 이야기하고 있을 때 이미 오래전 미국에서 영화를 찍었던 배우이며 유일하게 영화만 고집하던 그가 출연한 유일한 드라마 작품은 <머나먼 쏭바강>...

트위터에 새 작품 시나리오를 쓰러가겠다며 트위터 운영을 중단했던 이 남자는 결국 새 작품을 들고 들어옵니다.

배우 박중훈, 그리고 영화감독 박중훈이 우리 앞에 와 있습니다.

그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길래 그렇게 좋아하던 트위터까지 잠시 끊었을까요?

배우에 대한 이야기 혹은 박중훈 자기 자신에 관한 이야기... 영화 <톱스타>(Top Star)입니다.

 

 

 

영화제 시상식...

리무진에 세 남자가 보입니다. 기획사 대표와 톱스타 원준(김민준 분), 그리고 원준의 매니저 태식(엄태웅 분)이 있습니다.

원준은 대종상 2년 연속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내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태식은 자신이 맡고 있는 배우가 상을 받았다는 기분에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이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어보길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만취상태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치고 원준은 달아나게 됩니다. 다행히도 오토바이 운전자는 큰 부상은 없었지만 원준의 혐의가 알려지면 영화계와 연예계 퇴출 위기입니다. 태식이 대신 그의 죄를 뒤집어 쓰게 되고 그 조건으로 태식에게 단역 역할이 들어옵니다.

새 드라마에 첫 출연이라는 기대도 잠시 역시 톱배우인 강철(김수로 분)과 드라마 제작팀간에 마찰이 생기게 되고 드라마가 방송 중단되는 위기를 겼습니다.

하지만 불도저처럼 밀고 나간 태식의 모습에 감동한 드라마 제작자 미나(소이현 분)에 눈에 띄어 새로운 인생을 맞이하게 됩니다.

시간은 흘러 태식도 원준만큼이나 인기 대열에 오르게 되지만 인기에 취한 나머지 원준과 멀리하고 잦은 트러블로 그들의 우정에는 금이 갑니다.

아울러 아버지(정규수 분)가 있음을 부정했던 태식에게 연예 담당기자인 박 기자(강성진 분)가 그를 괴롭히고 원준의 전 소속사 직원이었던 조 실장(오성수 분)은 원준과 태식의 과거를 자꾸 들먹입니다. 

위기에 빠진 태식은 돌파구를 찾게 되지만 그것이 불행의 씨앗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또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 맞습니다.

공교롭게도 10월 한 달 동안 연예계와 영화계, 배우들의 삶을 그린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 중 두 편은 실제 배우 활동을 했던 이들이 감독이 되어 첫 작품을 내놓게 된 경우입니다.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배우는 배우다>, 하정우 감독의 데뷔작인 <롤러코스터>에 이번 박중훈 감독의 데뷔작 역시 연예 산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배우생활을 가장 오래했고 가장 연기자 생활에서 근접했던 생활을 했던 이가 박중훈 씨라는 점에서 그가 이야기하는 연예계 이야기는 그렇게 설득력이 없어보이지는 않습니다. 모두 다 실제 이야기일 수는 없고 약간의 과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연예 산업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을 이야기했다는 것이죠. 한 편으로는 배우 박중훈에 대한 자아 비판과 반성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영화임을 그 스스로도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앞에 소개한 두 영화 포함해서 본다면 <배우는 배우다>보다는 가볍고 <롤러코스터> 보다는 무거운 딱 중간 정도의 이야기라고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웃음도 없으며 그렇다고 자극적으로 그려낸 것도 아닙니다. 아주 담담하게 연예계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일부에서 이야기하듯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의외로 이 작품을 흥미진진하게 보았습니다. 배우가 되고픈 한 매니저가 스타가 되고 다시 타락해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그린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담담하지만 담백하게 그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절친이자 받들어 모시던 형님같은 스타(여기선 원준이 되겠죠.)와 엇갈린 운명을 지니는 부분은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최근 계속 이런 영화들에 계속 언급했지만 이 영화 역시 '스타병'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뜨고 나니 변했더라'라는 스타병에 대한 증상들을 이 영화 역시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성공하면 꼭 출입하고픈 클럽을 아예 사버렸고 대선배이자 친구같은 원준을 무시하는 모습, 심지어 형처럼 지냈던 자신의 매니저인 상철(이준혁 분)에게 손지검은 물론이요, 대스타이자 국민배우인 경민(안성기 분)의 충고도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으니 그야말로 스타병에 단단히 걸린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본인 뜻대로 찍었던 영화가 원하던대로 흥행을 이루었지만 이것은 마치 원준에게 행해지는 복수 같은 것인데 그것 역시도 도를 지나친 부분이라는 점에서 볼 때는 과연 그래야만 했는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뜨고 나면 저렇게 변하는가 싶더군요.

결국에는 희생자가 나온 상황까지에서도 태식의 욕심은 전혀 줄지 않습니다. 결국 그것은 본인을 스스로 타락에 길로 내몰리게 되지요.

 

 

욕심에 가득찬 태식 역으로 엄포스 혹은 순둥이라는 닉네임으로 사랑받는 엄태웅 씨를 선택한 것은 의외일 수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잘 어울리는 역할이었다고 봅니다. 욕심으로 가득차서 결국 타락하고 다시 밑바닥에서 시작하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 우리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임을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한편으로는 원준 역을 엄태웅 씨가 하고 태식 역을 김민준 씨가 해도 어색하지는 않을 것 같더군요. 다만 김민준 씨가 워낙 순둥이 역과는 거리가 먼 역할들만 했던지라 매니저 역이 안어울릴 수도 있겠네요.

 

영화의 홍일점이라고 할 수 있는 소이현 씨의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캐릭터가 더 부각이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듭니다. 여배우를 단지 섹시한 이미지로만 사용하기에는 좀 아까운 면이 있는데 박중훈 감독도 소이현 씨를 확실히 잘 사용하지는 않은 것 같더군요.

뭐니뭐니해도 인상적인 것은 강철 역을 맡은 김수로 씨인데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영화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신 분이라면 강철의 모습에서 웬지 배우 최민수 씨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일까요? 허세 혹은 터프가이 전문배우로 알려진 최민수 씨를 모델로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온갖 트러블과 허세와 불만이 가득한 모습으로 등장해 오히려 이것을 웃음으로 바꾸는 효과를 주기도 하였습니다.

 

음악은 딱 하나... 윌리 넬슨의 히트곡인 'Aways on my mind'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였는데 저는 그 부분이 좀 아쉽더군요.

물론 많은 영화들이 한 곡을 가지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를 합니다. <시네마 천국>의 러브테마도 그렇고 하물며 <라 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 곡을 가지고 변주를 하더라도 질리지 않을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아닌 정말 필요할 때 음악이 등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음악의 과도한 남용은 조금은 아쉬운 점이 남네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중훈 감독의 도전은 괜찮았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하고픈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 이루어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지요.

영화시작 전 박중훈 감독과 절친으로 알려진 이현승 감독님과의 대화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요.

두 사람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그에 대한 우정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참고로 안성기 씨의 카메오도 인상적이지만 이현승 감독의 카메오도 인상적입니다. 어디에 등장했는지 찾아보시는 것도 재미있을 수도 있겠네요.)

다양한 영화는 만들어져야 하고 다양한 목소리는 전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배우 입장에서 만드는 영화들도 그래서 상당히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죠.

헐리웃은 많은 배우들이 영화감독을 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서 배우들의 감독 도전이 조금씩 늘어난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에도 한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사람이 나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점에서 지금도 시나리오에 작성과 공부에 매진하는 배우들의 선전을 기원해봅니다.

 

 

 

 

 

 

박중훈 씨가 관객과의 대화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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