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아일랜드

송씨네 2005. 8. 16. 06:46
희망의 낙원 아일랜드를 꿈꾸시나요?
여러분은 아일랜드에 뽑히는 행운을 얻으셨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알고 있는 낙원은 없다.
여기 두 명의 인간이 있다.
아니, 그들은 인간의 모습이지만 제품이다.
복제인간 혹은 클론...
아일랜드로 떠난 줄 아는 사람들은 원래 주인의 심장이나 폐가 되기도 하며 대리모가 되어 버리기도 한다.
임무를 다 마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다. 
링컨 6-에코와 조던 2-델타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 세상으로 향한다.
과연 정말 나는 누구란 말인가?
 
 
 
영화나 드라마도 시대를 잘 만나야 뜬다.
황우석 박사의 연구가 큰 결실을 맺고 복제 개의 성공으로 세계는 그를 주목한다.
이제는 인간의 줄기세포 복제의 문제가 남았다.
'진주만'의 마이클 베이 감독의 신작 '아일랜드'는 언듯 보면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이 그렇게 반대하던 줄기세포 복제 문제를 이야기한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무뇌아와 다름없는 미국 대통령과 달리 마이클 베이는 이 인간복제 문제를 아주 진지하게 보고 있다. 물론 헐리웃 스타일은 빼놓을 수 없지만...
이 영화를 내가 여태까지 일부러 보지 않은 이유는 뻔한 헐리웃 영화 혹은 속빈 강정이라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인간복제에 대한 문제는 이미 많은 작품에서 이야기하였지만 우리는 느끼지 못했다.
 
 
나와 닮았으나 그는 내가 병들었을 경우 사용되는 물건이나 보험과 같은 존재라면...
두 남녀 복제인간은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체 다른 사람들처럼 희망의 낙원 '아일랜드'를 꿈꾸었다.
아니, 적어도 링컨 6-에코는 좀 의심이 많은 제품이었으니깐...
환경은 오염되고 몇 명 남지 않은 인간들만이 살고 있는 유토피아...
게임도 즐기고 요가도 즐기며 수영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하지만 자신은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모르며 아일랜드는 곧 죽음으로 가는 길이었음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까?
먼 미래는 아닌 가까운 미래를 이야기하였다는 점에서 이영화는 다른 영화와 좀 달라 보인다.
과거 7,80년대 영화들은 미래 2000년대의 희망을 이야기하였고 그 중 몇가지는 지금 실현되었으나 그러나 아직도 몇가지는 실현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던 2000년대가 다가왔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보인다.
 
영화는 적어도 실현 가능성있는 미래를 이야기하여야 한다. 전선위를 날아다니는 열차라던가 육성으로 말하면 주소와 전화번호가 자동 입력되는 길찾기 서비스...
그나마 실현 가능한 이야기라서 다행인지 모른다.
하지만 전선위를 나는 열차는 이건 아니다...
전선이 튼튼해야 하거나 열차가 가벼워야 하는데 과연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그리고 미래 역시 재벌가나 많은 기업체들이 이들의 삶을 도와주는 것인가라는 의문...
그러니깐 영화속에 등장한 PPL들인데 복제인간들이 아침을 맞이하면서 입는 의상과 신발은 퓨마이며 이들이 격투 게임을 벌이는 것은 X-BOX이며 길찾기 프로그램은 msn...
미래의 모습은 화려해 보이지만 아직도 PPL들은 우리에게 생뚱맞게 다가온다.
 
다른 딴지를 걸어보자면 영화속에서 이들 복제인간을 창조한 메릭 박사의 모습이 나오는데 사설 경호업체 대장인 알버트와의 대화에서 메릭 박사는 사무실안에 있는 피카소 그림을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피카소 그림이 좋다고 이야기하는데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웬지 복제인간과 피카소 그림과는 뭔가 관련이 있어보인데 감독이 생뚱맞게 이 대사를 넣은 이유가 뭔지 궁금해지고. 그게 아니라면 우리나라에서 개봉당시 이 장면히 잘렸거나  둘 중 하나인데...
잘린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왜 이유없이 피카소 그림을 언급한 이유는 뭘까?
쓸대없는 것이지만 더욱 궁금해진다.
 
이 영화의 주역들을 안 얘기할 수 없는데...
이완 맥그리거나 스칼렛 요한슨은 연기파 배우지만 엑션도 어울린다.
(하긴 이완 맥그리거는 스타워즈 시리즈라던가 데뷔작 '트레인 스포팅' 때부터 뛰고 날고 했으니깐...)
그러나 스칼렛 요한슨은 의외다.
너무 맬로물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그녀도 액션은 한다.
너무 잘한다.
얼마전 언론에서 '엽기적인 그녀'를 미국판으로 만든다면 누가 어울리겠느냐는 질문에 스칼렛 요한슨도 있더니만 내 생각은 스칼렛은 영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다양한 연기변신이 가능하다면 스칼렛도 엽기녀 전지현을 능가 못하라는 법도 없다.
아참, 감초연기의 대가 스티브 부세미를 빼면 섭섭하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천주교 신자이다.
최근 성당을 다니면서 신부님의 강론을 듣는데 항상 빠지지 않는게 인간복제와 황우석 교수 이야기다.
그들은 황 교수를 비난하고 인간복제에 분명 반대하는 뜻을 보인다.
처음에는 왜 그들이 황 교수를 비난하는가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생명공학의 혁신을 이룰 작업에 찬물을 붓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웬지 나도 모르게 황교수가 틀렸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물론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인간복제는 아니더라도 황교수의 이번 쾌거는 환영하는 편이다.
하지만 항상 옮은 일에 쓰여지는 것만은 아니고 세상일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노벨 역시 다이너마이트가 전쟁을 위한 무기로 사용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그러나 잊지 말자.
약은 언제나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