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들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월래스, 얘는... 아시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치즈없이는 못사는 과학자이죠.
제 충직한 파트너인 그로밋은 아침, 점심, 저녁 꼬박 세 끼는 챙겨주는 것은 물론이요. 같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토끼를 비롯한 해충으로부터 여러분들의 야채를 보호해드리는 것이지요.
가만있자... 곧 수퍼 야채체 선발대회가 안남았군요.
음... 우리 고객명단 좀 보고요... 그로밋... 치즈좀...!
요즘 다이어트 중이지만 치즈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나요?
하여튼 그건 그렇고 요즘 토끼들 때문에 저희가 좀 바빠졌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토끼들을 말이죠, 야채를 기피하도록 뇌를 변화시키면 어떨까
하는데...
니 생각은 어떠니 그로밋?
표정을 보아하니 그건 아니라고 하는 군요.
아... 전화가 왔는데 토팅턴 부인이군요!
뭐 솔직히 드리는 말씀이지만 저희 고객이기이전에 웬지 그녀가 끌리는 군요.
하지만 그녀 앞에 자주 나타나는 빅터라는 양반이 자꾸 찝적대서 뭐... 잘될지는
모르겠군요.
영국하면 떠오르는 영화사
둘...
아드만과 워킹 타이틀... 바로 두 곳이다.
아드만은 영국에서는 알아주는 스톱모션 전문 제작사이고 워킹 타이틀은 로맨틱 코미디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영화사이다.
한 우물만 판다는 점에서 두 곳은 웬지모를 친근감이 든다.
스티븐 박스와 닉 파크의 명콤비가 만들어낸 장편 '월래스와 그로밋'은 이미 단편 3부작으로 어느정도
고정팬을 확보한 상태이다.
더구나 맬 깁슨이 느끼한 닭으로 열연했던 '치킨 런'이 큰 성공을 거두고 나서 다시 준비하는
프로젝트라서 그런지 기대가 되었고 기대 안한 이도 거의 없을 듯 싶다.
치즈에 환장하며 온갖 잡다한 발명품을 만드는 과학자 월래스와 그의 충견 그로밋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장편에서도 이들은 큰 활약을 하였다.
'월래스와 그로밋'의 시리즈의 오프닝은 007 시리즈처럼 항상 특징이 있다. 'The Wallace
& Gromit'이란 제목이 뜨고 나서 그다음 항상 붙는 것은 달랑 'in'이란 단어이며 그 다음 거대하게 부제가 떠오르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치즈를 구하러 달나라에 가고 양털 도둑과 싸우며 전자바지를 훔친 팽귄과도 싸움박질을
한다.
요번에도 만만치 않다. 토끼들과의 전쟁...
수퍼 채소를 뽑는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날 골칫거리인 토끼를 소탕하려고 월래스와 그로밋이
잠복근무에 들어가며 이들은 성공을 한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토끼와 더 이상 월래스의 집에 토끼를 가둬 놓기에는 자리도 협소한
편...
그래서 월래스가 만든 기계를 이용해 토끼들에게 야채를 싫어하도록 뇌에 자극을
준다.
성공을 하지만 월래스와 토끼간의 정신이 뒤바뀌고 거기에 달의 정기를 너무 오래받아 월래스는 달만
뜨면 거대 토끼로 변신을 하는 것. 이 사실 본인 월래스는 모르지만 그로밋은 알아내고 주인을 원상태로 돌리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여전히 토끼의 습성을 못버린 월래스는 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이야기의 짜임새는 양호한 편이며 하나하나 정교하게 움직임을 그려낸 것이 이 작품의
특징.
단편 3 부작에서 월래스 역을 맡은 피터 셀리스가 여전히 장편에서도 큰 활약을 보여주었으며 토팅턴
부인 역활은 헬레나 본헴 카터이다. 재미있게도 '유령신부'와 마찬가지로 이번주에 개봉되는 이 두 작품 모두 스톱모션이라는 공통점과 더불어 상태
역활이 모두 빅터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우연의 일치치고는 참 희얀하다.
다혈질의 귀족 빅터 역을 맡은 배우는 릴프 파인즈로 곧 만나게 될 '해리포터와 불의 잔'에서
볼드모트 역을 맡았으며 이 역시 악역이다. 이러다가 '레옹'의 게리 올드먼 처럼 악역 전문배우로 낙인찍히는게 아니냐는 우스겟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장편속에는 다양한 패러디와 오마쥬가 숨어 있다.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인상깊게 생각하는 장면은 역시 거대해진 월래스가 토팅턴을 들고 토팅턴의 집
벽을 타는 장면인데 거기에 미친듯이 울부짖는 장면을 생각하자면 영화 '킹콩'을 떠오르게 마련이다. 과연 오마쥬였는지 패러디인지는 모르지만
오리지날을 재미있게 망가뜨린 점에서 재미있는 장면으로 손꼽힌다.
또한 빅터의 강아지와 그로밋의 고공 격투씬이 인상적인데 이 장면의 경우 과거 '월래스와 그로밋'
단편 3부작 중 하나인 '전자바지 대소동'에서의 팽귄과의 장난감 기차 격투씬 만큼이나 스피드하고 박진감이 넘친다. 빅터네 강아지와 그로밋의
격투장면 중에 아주 생뚱맞은 장면도 있으니 놓치지 말고 보길 바란다.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보면 '늑대인간'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 싶다. 달이 뜨면 늑대로 변하듯 달이
뜨면 거대 토끼로 변하는 것을 보자면 영락없는 늑대인간을 모티브로 따온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또한 토끼를 잡아들이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고스트 바스터즈' 역시 떠오르게 된다. 유령이 아닌 토끼로 바뀌었을 뿐이지 엽기적인 장비를 들고 이들을 물리치는 면에서는 '고스트 바스터즈'의
아이디어도 빌려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많은 패러디와 오마쥬가 등장하다보니 '월래스와 그로밋'에서 기존에 보여주었던 독창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나름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모습이 보인다.
방학시즌이 아님에도 이런 애니메이션이 쏟아짐은 반가운 일이지만 어린이들 관객층을 끌어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PS.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것이 사람들이 앤딩 크레딧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 역시
아기자기한 앤딩 크레딧이 기다리고 있다.
앞에 장면에 진공청소기에 갖쳐 지낸 토끼들이 마치 탈출이라도 한 것 처럼 앤딩 크레딧 사이를
날아다닌다.
이들 모습을 주목할 것!
또한 영화 시작전에 드림웍스가 제작한 작품 '마다마스카'의 케릭터 중 팽귄 사총사의 '크리스마스
미션' 단편도 놓치면 후회한다.
건달의 피가 흐르는 이상한 팽귄들의 모험도 눈여겨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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