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생생 라이브 현장...

'메종 드 히미코'의 감독 & 배우의 관객들과의 만남

송씨네 2006. 3. 12. 19:17
 2006년 3월 12일... 봄을 시샘하는 막바지 추위가 찾아온 서울의 연대앞...
연대 백주년 기념관은 그 열기로 추위를 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영화 '메종 드 히미코'가 6 만을 넘어서고 계속 기록을 갱신중인 가운데 이 영화의 감독인 이누도 잇신 감독과 배우 오다기리 죠(하루히코 역)가 어제(3.11) 한국을 찾았다.
우선 살인적인(?) 스케줄 강행군 중에도 무대인사를 빼놓지 않았고 여기저기 그들을 찍느리라 여념이 없다.
그리고 이들의 둘째 날 일정인 오늘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다.
 
 
 
 
 


 

 

 

 

 

 

 

 

 

 

 

 

 

 

자, 그러면 생생한 이들의 만남을 지켜보자!

 

 

 

 

 

 
 
 
 

 

 

 

 

 

 

이누도 잇신은 작년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재상영회에 이미 한국을 찾은 경험도 있고 오다기리 죠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여러번 한국을 찾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이어서 이들에게 펜들이 선사하는 선물들이다.

 

 

 

 

 

 

당초 예정시간인 4시보다 약 5분 정도 늦어진 관객과의 대화...

질문 규칙은 감독-배우-감독... 순으로 한 사람 당 질문 하나가 주어졌다. 

 

 

 

 

다음은 관객과의 질문들을 몇 자 간추려 보았다.

 

 

Q : 댄스 홀 장면이 얘기를 듣기로는 가장 마지막에 촬영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이누도 잇신(이하 '잇신') :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던 거였다. 사실 그냥 조용한 사교댄스를 영화에 삽입하려고 했었다. 어릴적부터 내가 생각하길 춤추는 장면이 이어지면 영화에서는 다음에 침대로 직행(?)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장면들 때문이라도 이 장면이 필요했다.

이 장면이 예상외로 비중이 커지면서 상징적인 요소가 되어 버렸다. 일체감 같은 것 말이다...

 

 

 

Q : 시나리오만 받았을 때와 영화가 완성되었을 때 후의 차이점을 이야기한다면?

 

오다기리 죠(이하 '죠') : 받았을 때는 이 작품이 어렵다는 느낌이 있었다. 시나리오에는 여러가지 테마가 녹아 있어서 이것이 과연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촬영 후 테마가 잘 전달 된 것 같다.

 

 

 

Q : 사오리(시바사키 코우)의 댄스홀에서의 키스 씬을 저만치에서 지켜보는 야마자키의 모습이 눈에 자꾸 걸렸다. 혹시 그가 하루히코를 좋아했던 것인가?

 

잇신 : 맞다!(농담... 사실은 거짓말이다!) 야마자키는 하루히코와 사오리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그랬던 것이다.

 

 

 

Q : 사오리가 우는 장면이 있다. 그것도 아주 서럽게 우는데 아버지의 죽음, 어렸을 때 버림받은 것들 등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듯 싶다. 의도가 궁금하다.

 

잇신 : 영화를 보면 사오리가 '전무님이 생각하는  그게 아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장면이 있는데 '메종 드 히미코'(양로원)의 상황, 그리고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여러가지 상황(경험)들이 그녀를 슬프게 만든 것이었다.

 

 

 

Q : 게이 역활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며 오다기리 죠가 생각할 때 자신과 영화 속 하루히코와 닮은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되는가?

 

: 여러역활의 영화나 드라마를 하지만 그렇게 간단한게 아니다. 작업상 비밀과도 같은 것이다.

영화만 재미있으면 되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닮은 점은 최대한 만들어서 연기한다.

 

 

 

Q : 부산에서 왔다. 하루히코는 게이고 사오리는 일반인이다. 그런데 잘 뻔한 적이 있었는데 이것은 혹시 하루히코가 히미코에게 얻을 수 없는 것을 사오리에게 얻을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그 장면의 의도는?

 

잇신 : 멀리서 와줘서 고맙다. 댄스홀에서 사오리와의 키스는 사실 동정도 포함된 것이다. 인간적으로 가지고 싶다는 것이기도 하고... 사오리도 그런 감정이 있었는데 그런데 둘 다 그것이 진실인지 확인하고 싶었고 그런 실험이 바로 이 장면의 의도였다. 실제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장면은 관객들의 판단에 맡긴다.

 

 

Q : 노래나 피키피키(영화 속에서 만화주인공의 주문) 같은 것을 하면서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한번 이 자리에서 보여달라.

 

: (이누도 잇신 감독-그거 사오리가 하는거 아니냐?) 내가 안해봐서 모르겠다. 여러분이 보신 그 장면은 나는 보지 못했다. (관객들이 대신 감독님이 보여줄 것을 요청... 하지만 결국 오다키리 죠는 하지 않았다.)

 

 

 

Q :영화를 보면 특색 있는 방과 침대가 등장한다. 그런데 왜 하루히코의 방은 등장하지 않았는가? 만들었다면 어떤 모양이었는지?

 

잇신 : 일단은 예산이 없고(?) 시나리오에도 비중이 없어서 장면을 생략했다. 사실 영화 거의 처음에 하루히코가 전화를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자신의 방에서 뛰어나와 전화를 받은 것이다. 하루히코의 방은 오피스텔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먹고 쉬는 형태로 말이다. 그러나 촬영은 하지 않았다. 필요없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Q : 하루히코의 배 바지 패션(?)이 인상적인데 스타일리스트의 의도인지, 감독의 의도인지 궁금하다.

 

: (스폰지 조성규 대표-오다기리 죠는 직접 자신의 옷을 코디한다.) 영화의 경우 스타일리스트가 정해줬다. 사실 셔츠에 바지 넣는 것을 참 싫어한다. 아마도 게이스러움을 나타내고 싶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Q : 감독님을 더 좋아한다. (이누도 잇신 감독-고맙다!) 영화에서 학생 네 명이 나오고 그 중 한 명이 하루히코에게 반하는데 그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잇신 : 알 수 없다. 그 학생의 선택이니깐... (아까 의상 이야기에 대하여...) 그리고 일부 여성들은 남자 엉덩이를 유심히 보지 않는가? 오다기리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엉덩이를 어떻게 찍는가를 잘 알고 있다. 

 

 

 

Q : 주인공이 되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게이의 마음에서 연기가 되어야 하는데 오다기리 죠는 어떻게 준비를 했으며 영화에서 시바사키 코우가 못생긴 컨셉으로 연기를 했었는데 정말 못생긴 여자다라고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는지?

 

: 미국에 살았을 때 룸메이트가 게이였다. 따라서 주변 친구들도 게이일 수 밖에 없었다. 나를 제외하고는... 거기는 아시아 남성들이 인기가 많았고 그래서 나도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있는 존재처럼 느껴져서 나는 게이가 아닌 그냥 그저 평범한 청년처럼 연기하였다. 시바사키 코우와의 연기는 오히려 지저분하게 점(주근깨)을 찍은 것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배우였다.

 

 

 

조성규 스폰지 대표 : 마지막으로 한국에 오신 소감?

 

: 한국은 내가 좋아하는 나라들 중 하나이다. 다섯 번 정도 온 것 같다. 거리 걷는 것을 좋아하는데 거리를 거닐 수 없어서 아쉬웠다. 다른이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는 그냥 멋지다는 이야기만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잇신 : 하지만, '매종 드 히미코'는 재미있다고 꼭 이야기 해 달라!(웃음~!)

 

 

 

 

 

유쾌하고 즐거운 만남이었다.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고 산다.

하지만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노력은 대단하다.

아울러 평범함 속에서도 진지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오다기리 죠 역시 훌륭한 배우라고 본다.

이 날 만남에 잠시였지만 이 영화의 프로듀서인 오가와 신지의 모습과 오다기리 죠의 소속사 사장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작은 영화지만 이런 영화가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앞으로 이런 영화가 많이 보여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