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나의 시사회 원정기...

송씨네 2006. 9. 20. 23:29

 

 

 

 

 

나는 영화 시사회를 자주간다.

포탈 사이트에 응모하여 매주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내가 블로그나 미디어 다음에 기사로 내보내는 영화 리뷰의 대부분은 시사회에서 본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자비를 들여서 보기는 하지만 시사회 아니면 예매권으로 보는 일이 많아졌다.

 

사실 나는 이 이야기를 쓸까 고민을 했다.

나 자신의 자화자찬이 될 수도 있고, 또한 시사회 사냥꾼들의 모습들이 과연 올바른 모습들인가라는 의문도 들었다.

 

오늘 내가 할 이야기는 우리나라 시사회에 대한 생각들이다.

 

 

 

 

 

2006년 9월 6일 수요일...

수요일은 원래 약속을 비우는 날이다.

하지만 이 날은 시간이 나는 바람에 서울로 올라갔다.

시사회는 대부분 공식적인 영화 상영의 1~2 주전에 개최되는 것이 보통이다.

3주 전쯤 올라오는 시사회의 경우 대부분이 기자 시사회, VIP 시사회가 대부분이다.

 

모 극장 앞에 들어섰다.

한 상영관에는 보통 여러 포탈사이트의 관계자들이 앉아있다.

대부분이 영화포탈이나 네이버, 다음, 야후 같은 포탈 사이트의 영화 섹션을 담당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미처 이들 관계자가 오지 못할 경우 특정 영화의 홍보사에서 대신 시사권 배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 날은 약 5 개의 포탈에서 온 당첨자들이 줄을 서 있었다.

 

영화 상영시간은 저녁 9 시 였지만 부천에서 달려온 나는 10분 늦게 시사회장에 도착했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예를 들어 좌석이 1000석이라고 한다면 A 사이트에 200석, B 사이트에 200석... E 사이트의 200 석하여 시사권을 배치한다. 하지만 요즘 시사회는 정원을 초과하여 시사회 인원을 더 받는다. 약 50 석씩 5개 사이트가 더 시사권을 받는다면 1000명 정원에 1,250 명을 더 받은 것이 된다.

 

이런 시사회들 중에서는 화제만발 시사회의 경우 마감시간 이전에 이미 표를 다 배부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별히 화제작은 아니라면 좌석은 어느정도 남는 편이다.

적정인원을 초과했어도 말이다.

 

3일 시사회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었고 이 작품은 전 좌석의 배부가 9 시에 끝난 상황이고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관람객들은 돌아가야 하는 상횡에 놓여졌다.

이미 각 포탈 사이트에서 온 사람들은 철수를 하였고 이 영화를 홍보하는 홍보사 직원들만이 남아있다. 몇 번이고 '죄송합니다'를 연발한 직원은 곧 이어 예매권을 이 메일로 전송하곘다는 약속을 하고 늦게 온 관객들에게 하나하나 인적사항을 적고 있었다.

 

 

 

songcine : 오늘 여기만 시사회가 있는 건가요?

 

홍보사 직원 : 아니요, 다른 옆 극장에서도 동시에 하고 있고든요. 그런데 그쪽에서는 별 문제 없다고 연락이 왔는데 유독 이 극장만 이러내요.

 

 

요즘 시사회는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몰아서 시사회를 하지 않고 더구나 극장 한 두 곳정도만 잡아서 금방 시사회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지방 관객들을 고려한 지방 시사회도 늘고 있으며 한 두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여러횟수로 나누어 시사회를 하고있다. 몇 일에 걸쳐서 시사회가 열리기도 하고 같은 시간대에 다른 극장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한 작품의 시사회를 여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그리고 시사회로도 도저히 안된다면 바로 앞에 이야기한 시사권을 배포하기도 한다.

즉석 배포가 아닌 차후에 영화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를 할 수 있도록 이 메일 주소나 연락처를 남기기도 한다. 물론 시사회와 별개로 포탈 사이트에서 시사권을 배포하는 경우도 많다.

 

몇 일 후 이 메일로 시사권을 받았고 아직 작품은 보지 못했지만 곧 극장에서 볼 예정이다.

 

 

9월 11일 메가박스 신촌에서 영화를 보고, 다음 날 12일 또 다른 작품을 보러 서울로 올라갔다.

이번에는 또 다른 극장... 그런데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늦어버렸다.

극장에 도착하니 파라솔과 간의 탁자를 철수하던 관계자들을 만났다.

나는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을 사람이다.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초인적인 힘(?)으로 엘리베이터를 열고 홍보사 직원에게 물었다.

 

songcine : 시사회 팀이신가요?

홍보사 직원 : 예, 그런데요...

songcine : 어느 영화죠?  'OO' 인가요?

홍보사 직원 : 예, 맞는데요. 어디에서 오셨는데요?(시사회 주최한 곳을 물어봄)

songcine : 어... 어... OOOO 사이트에서 왔는데요.

홍보사 직원 : OOOO 팀 아까 철수 했는데...

songcine : 저 부천에서 혼자 왔거든요. 지금 볼 수 없을까요?

홍보사 직원 : 저희가 9시에 배포를 끝냈는데요, 원악 인기작이라서 여유분 좌석이 없거든요.

songcine : 그래도... 어느 영화는 예매권도 주던데 이 영화는 예매권이라도 주시면 안되나요?

홍보사 직원 : 저희는 예매권을 준비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예매권을 주는 곳(홍보회사)은 거의 없어요.

 

사정 사정해서 극장안으로 들어갔다.

 

홍보사 직원 : 직접 한번 들어가보세요.

 

사람이 많았다. 빈좌석도 없다.

 

songcine : 사람이 많내요... 그냥 포기해야 할 것 같은데...

홍보사 직원 : 그냥, 아무 자리(땅바닥)에라도 앉아서 보세요...

songcine : 에이... 아니에요. 그냥 갈께요.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어이는 없었지만 이게 현실이었다.

홍보사라고 내가 표기하였지만 이들도 어딘가에서 의뢰를 받아 대신 예매권 배포를 하고 있는 이들일 수도 있기에 더이상 방법은 없었다.

 

 

 

◎시사회의 위력!

사실 흥행작들의 공통점에서 느낄 수 있는 것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시사회 좌석의 매진행렬이라는 것이다.

시사회에서 대박조짐이 보인다면 흥행은 그 후 따놓은 당상이라고 보면 되겠다.

내가 놓친 영화 들 중에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 '사생결단' 같은 작품들이 있었는데 시사회에서 놓친 작품들은 결국 극장에서 예매권으로 봤지만 실제로도 이들 작품은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두었고 거두고 있다.

 

화요일 보기로 했다가 인원초과로 보지 못한 이 작품은 추석쯤 개봉될 영화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화제작이다. 분명 이 작품도 시사회의 열기만큼이나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두지 않을까 싶다.

 

자칭 시사회 킬러인 나 역시도 시사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시사회는 어느정도 되는 것일까?

 

시사회 뿐만 아니라 시사회 대신 예매권을 주는 행사도 늘고 있는 추세이므로 보통 일 주일에 10건 이상의 시사회와 무료 관람권 배포 행사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경품만 주는 행사를 제외하면 말이다. 더구나 지금 추석시즌은 더 행사가 많은 편이다.)

 

 

 

시사회의 위력은 매우 놀랍다.

대부분의 영화사나 홍보사에서 영화를 홍보할 때 만드는 보도자료가 영화 관련 기자의 글과 네티즌(영화본 사람들)의 간략한 영화평을 옮기는 것이 주로이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사나 홍보사들이 직접 포탈 사이트에 설문을 의뢰하여 자신들의 영화가 설문 목록에서 1위가 될 경우 이 것을 바로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시사회의 역사는 얼마나 오래되었을까?

과거 시사회라는 것은 1~2회 정도의 기회가 고작이었고 영화 잡지에서 주관하는 시사회가 대부분이었다. 참여방법도 애독자 엽서로 보내는 방법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이 메일로 응모하는 경우가 생겨났고 독자 엽서의 방법역시 병행되기도 하였다. 그렇게 해서 내가  본 작품들이 '사무라이 픽션'(2000년 개봉)이라던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1998년 개봉) 같은 작품들이었다.

PC 통신(하이퍼터미널) 방식 아니면 그나마 발달한 방식이 바로 이 메일로 신청하는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응모 버튼만 누르면 신청이 끝나는 참 좋아진 세상이다.

 

우리나라에 영화 포탈의 숫자를 합치면 10개가 넘고 이 외에도 쇼핑몰이나 기타 사이트에서 주관하는  시사회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엄청나다. 아예 시사회 이벤트만 모아놓은 목록을 올려놓는 사이트가 있을 정도로 나같은 시사회 킬러(혹은 시사회 사냥꾼)들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사나 홍보사들이 선호하는 극장들은 어디일까?

1층과 2층이 있는 비교적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을 많이 선호한다.

왜냐하면 기자시사, VIP 시사때 '이정도로 많이 와서 우리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라는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시사회의 무대인사의 경우 명동의 중앙시네마 1관(1,2 층 포함 473명 수용), 충무로의 서울극장 1, 2, 3관(특히 2관은 1, 2층 포함하여 907석으로 서울 시내 멀티플렉스 극장들 중에서 한 상영관당 가장 많은 좌석수를 가지고 있다.)이 많이 이용되는 편이다.

 

이외에도 좌석수는 이들 극장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새로 만든 시설이라는 덕분에 피카디리, 단성사, CGV 용산, 메가박스 코엑스(상영관의 숫자가 많다는 점이 특히 한몫 작용한다.)등도 많이 이용되는 편이다.

 

소형 극장 중에서는 무대인사는 없지만 영화사나 홍보사에서 많이 애용하는 극장은 낙원상가 필름포럼, 스폰지하우스 시네코아 등이 있이 있다.

 

'어라? 드림 시네마 얘기는 왜 안한거야?'라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드림 시네마 역시 시사회 장소 중에서는 단골이다.

하지만... 관객이 외면한다.(이건 웬지 '봉숭아 학당'의 노마진 장동혁 버전으로 읽어야 할 것 같다.)

좌석수는 서울극장 보다도, 그리고 얼마전 사라진 스카라 극장 만큼이나 최강이다.

그러나 노후된 시설과 멋대로 끊는 앤딩 크레딧, 비싼 매점 먹거리들 때문에 관객들이 싫어하는 극장으로 낙인 찍힌지가 오래이다.

 

물론 명보 극장도 빼놓을 수 없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주성치가 '소림축구' 를 가지고 한국에 내한했을 때 명보극장 상영관 5개를 모두 통째로 빌려 시사회를 진행한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상영관을 통째로 빌리는 경우가 흔해버렸지만 당시 생각하면 대단한 시사회였다.

1관에서 5관을 합치면 약 2,000 여석이 나온다. 하지만 명보 극장 역시 점점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사권은 어떻게 나눠줄까?

이 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로 당첨 사실을 통보 받은뒤 자신의 아이디와 대조를 하면 바로 시사회 입장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시사회에서 나눠주는 시사권이다.

 

시사권은 보통 세 가지 형태로 주는데 일반적인 시사권을 주는 방식은 바로 엽서나 해당 영화 팜플렛에 좌석표가 붙은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 방식을 매우 싫어한다. 해당영화 팜플렛에 붙을 경우 팜플렛을 수집하는 나로써는 이 스티커를 떼어내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아예 아무 것도 붙이지 않고 스티커만 떼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지갑에 잠시 붙었다가 나중에 떼어낼 때 곤욕을 치룬적도 몇 번 있었던지라 이 방법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두번째 방식은 자체 시사회 상영일과 좌걱을 표시한 시사권 종이이다.

그나마 이 방식은 깨끗하고 수집하는 사람들에게는 옛추억을 가지기에 충분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번째 방법은 일반 영화표처럼 주는 경우이다.

CGV, 메가박스, 피카디리 등에서 벌어지는 시사회의 경우 아예 티켓 통째로 주는 경우가 있다.

물론 여기에는 '요금 0 원,시사회'라는 표시가 붙어있다. 영화 티켓 모으는 것처럼 모을 수 있어서 좋은 장점이 있지만 영화 티켓이라서 그런지 개성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시사회에 당첨되려면?

많은 이들이 어떻하면 시사회에 당첨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1. 영화 포탈사이트나 기타 사이트에 특정 영화의 사시회가 여러개 올라온다면 중복으로 신청해라.

A라는 영화의 시사회 공지가 떴다면 B 사이트에만 뜬 것이 아니다. 시간과 날짜는 틀리지만 C, D, E... 등등의 다양한 사이트에 올라온다. 그 영화가 보고 싶다면 중복 신청해라. 여러 곳에 올릴 경우 그래도 확률은 높아진다. 

 

2. 영화 리뷰를 많이 써라.

내가 여기 블로그에만 글을 쓰고 있는 것 같아보이지만 여러 영화 포탈 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물론 비정기적인 경우도 있지만 똑같은 글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기에 복사(Ctrl+C) 기능을 이용하여 다른 곳에 붙이도록(Ctrl+V) 한다. 사이트 중에는 HTML을 지원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곳도 있으니 그대로 복사하다가는 자신의 글 소스(출처)가 그대로 공개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3. 영화관련 동아리나 카페 활동을 많이 한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이들 카페나 동아리 중에는 영화쪽과 친분이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정모나 번개를 영화 관람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카페나 동호회 활동을 많이 하고 영화 상영회가 있을 경우 확인하고 신청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4. 영화 관련 행사에 응모한다.

네이버 영화의 '네티즌 장르 마니아', 싸이월드의 '스테이지', 단성사 극장의 '팀 센티니얼', 영화 주간지 무비위크의 모니터 요원제 등등 포탈 사이트나 영화, 극장 관련 사이트서는 영화 관련 마니아들을 비정기적으로 모집하는 경우가 있다. (평가단이나 기자단 성격이 강하다.) 영화를 볼 수 있음은 물론이요, 기념품이나 정모 참여, 소정의 활동비와 원고료, 그리고 해당 회사에 입사시 높은 가산점을 부여 받기도 한다. 영화 한 편으로 자신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나 역시 이들 가운데에서 한 두 곳 정도 활동을 하고 있다.

혹시 내 이름이나 닉네임을 본다면 어색하게 생각하지 말고 반갑게 이야기 나누었으면 한다.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시사회는 이벤트성이지만 결코 관객들을 선동하는 도구로 전략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그렇기에 시사회가 존재하는 것이다.

입소문을 잘 내달라고 하는 것이 한결 같은 영화사, 홍보대행사 직원들의 말이다.

영화를 보고 솔직한 나의 마음을 이야기하자, 당신이 알바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당신이나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시사회 한 편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