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시네마 카페

여러분의 단골극장은 깨끗한가요?

송씨네 2006. 12. 23. 22:18

나는 극장을 자주간다.

한 달에 4편 이상을 볼 정도로 영화광이다.

내가 영화 관련 기사에 애착을 갖고 글을 쓰는 이유도 그런 이유이다.

 

오늘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많은이들이 들어가는 이 극장의 위생상태이다.

그 중에서도 팝콘이나 음료수를 넣을 수 있는 컵홀더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이 기사를 작성할려고 했던 것은 매우 오래전의 일이었다.

극장들을 탐방하는 한 카페 회원이 올린 컵홀더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는데 실로 충격적이었다.

 

 

 

 

 

혹시 식사중이셨다면 페이지를 넘겨주길 바란다.

하지만 이 회원이 찍은 사진은 전혀 왜곡도 없으며 조작, 합성한 것도 아니다.

모 멀티플렉스의 컵홀더 사진이다.

사실 전에 이 회원이 올렸던 사진 역시도 바로 이렇게 지저분한 컵홀더의 모습이었으니 얼마나 청소를 하지 않았는지 안봐도 알 것이다.

 

올해 9월부터 12월까지 나는 서울의 주요 극장에서 영화 관람을 하면서 극장들의 컵홀더 상태를 점검하였다.

영화를 다 관람하고 플래쉬를 터트려 사진을 찍는 것을 반복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위에 사진 만큼 지저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극장들이 컵홀더 상태는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

 

 

 

얼마전 새로 개관을 한 메가박스 신촌점의 경우는 새 시트에 깔려진 새 컵홀더가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나서 과연 저 컵홀더의 청소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었다.

 

그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것이 위에 여러 극장들의 컵홀더 모습이었다.

사실 극장이름을 공개하고 어느 극장의 어느 열의 컵홀더라고 이야기하고는 싶지만 나는 이번 글을 통해 무조건 영화가 끝났다고 내쫓는 극장이 되지 말고 넉넉히 청소시간을 잡아달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졌다.

 

영화의 상영시간은 5분이나 10분 단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그 러닝타임에 맞추어 청소를 한다는 것은 힘들다.

보통 극장들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20~30분의 청소타임을 갖는다.

하지만 앞에도 이야기 했듯이 러닝타임이 125분, 90분, 105분... 이런 식으로 딱딱 맞춰 끝나지는 않는다.

121분, 98분, 107분... 이런 식으로 영화에 따라 러닝타임이 달라지므로 청소시간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좌석 밑의 팝콘이나 쓰레기를 청소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은 재빨리 움직인다.

 

보통 극장에서 고용한 청소 용역업체에서 청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극장 직원들이 나서서 청소를 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엔딩 크레딧까지 볼려는 순간에도 극장 직원들이나 청소 용업업체 직원들은 나와 신경전을 벌이기가 일쑤이다.

그렇게 청소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컵홀더의 청소상태가 엉망이라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 하나 컵홀더를 닦는다는 것 역시 미친짓이나 다름없다. 대부분 100석을 거뜬히 넘기는 좌석들인데 극장 직원이나 청소 직원을 여러명 투입시키지 않는 한 거의 힘들다.

적으면 두 명, 많아 봤자 네 명정도가 극장의 청소를 책임지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팝콘이나 음료수의 반입을 막을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구나 극장들의 부수입원이 바로 이것임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그러나 예술 전용관들의 경우는 좀 다르다.

예술 전용극장들의 특성이 팝콘을 먹지 않는 극장이 대부분인지라 이들 극장에는 팝콘이나 음료수의 반입을 철저히 제한한다.

시네큐브 광화문이라던가 하이퍼텍 나다의 경우가 대표적이며 스폰지 하우스의 경우는 반입은 막지 않는 편이지만 건물 매점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스폰지 하우스에서 파는 매점 간식에는 팝콘과 컵으로된 탄산 음료대신 간단한 쿠기나 캔음료로 대신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을 것이다.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들의 컵홀더는 과연 청결한가라는 의문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상영관 조차도 컵홀더는 깨끗하지 못하다.

먼지만 쌓인 상태에서 역시 청소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편이다.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의 대부분 극장들은 좌석 밑의 청소만 중요시 여길 뿐이지 정작 관객들이 주로 음식을 먹는 컵홀더에는 상당히 대책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멀티플렉스나 예술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들이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나는 적어도 이런 제안을 해보려고 한다.

 

사실 청소 시간을 늘리는 것은 그들에게는 어쩌면 영화를 상영할 시간을 줄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청소시간을 늘려 구석구석 닦아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래서 힘든 조치일 수도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하루에 적어도 세 번 컵홀더를 닦아달라는 것이다.

아침에 직원들이 출근하면서 한 번, 그리고 점심 타임을 좀 길게 잡아서 또 한번, 그리고 영업 종료 후 한 번... 적어도 세 번정도 컵홀더를 닦는 시간을 정하자는 것이다.

 

점심 타임의 경우는 보통 병원이나 일부 은행에서 점심시간에 고객을 받지 않은 것 처럼 그 시간만큼은 영업을 중단하라는 것이다. 직원들의 쉬는 시간을 보장하면서 아울러 청소할 수 있는 시간을 넉넉히 잡자는 것이다. 또한 영사사고를 막기 위해서도 점심시간을 활용한 필름 확인도 같이 시행된다면 좋을 것 같다.

 

물론 극장들의 청결 상태에도 책임이 있지만 관객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관객들의 경우 주의가 요망된다.

팝콘이 바닥에 뒹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고 퇴장 후에도 컵홀더에 그대로 올려놓은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극장은 퇴장하는 곳에 쓰레기통이 대부분 설치되어 있다.

그럼에도 일부 관객들은 그것조차 귀찮아 한다.

어떻게 보면 청소시간을 늘리게 만드는 요인이 자신이 먹은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 일부 관객들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적어도 본인이 먹은 음식들은 본인이 치우는 것 또한 이들의 노고와 청소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생각된다.

 

 

 

오늘 당신이 자주 가는 단골극장은 과연 청결한가 살펴보기 바란다.

그리고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극장이 있다면 직접 그들에게 이야기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참고로 맨 위의 사진 속 컵홀더가 발견된 극장의 경우 해당 극장의 대표 지시로 지금은 말끔하게 사라졌다고 한다. 또한 다른 지점에도 공문을 보내 컵홀더의 위생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극장들의 노력이, 그리고 당신의 생각이 극장을 청결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