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songcine가 만난 사람!

송씨네, 일본통신사 'NTT 도코모'에게 한국블로그를 말하다.

송씨네 2006. 10. 14. 23:45

얼마전 교감 게시판에 어떤 분이 글을 남기셨다.

자신은 NTT 도코모에 근무하는 사람인데 나를 취재하고 싶다는 글이었다.

일본을 잘아는, 일본어 좀 할 줄 아는 지인들에게 이 회사에 대해 물어보았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일본의 통신회사, 그리고 나를 만나겠다...

그것도 일본인들이 나를 만나겠다니...

나는 참 어리둥절했다.

 

궁금한 것은 못참는 나는 NTT 도코모(http://www.nttdocomo.co.jp)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1952년 일본의 공공 통신회사로 설립, 1986년 사유화되어 일본에서 가장 크며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통신회사로 성장하였다.

주요 사업은 전화사업, 회선리스업, 데이터전송업, 전신업, 터미날 기기 판매, 디지털 데이터 교환서비스 등이다.

본사는 일본 도쿄에 있다.
재무 상태는 1999년 현재 총자산 1795억 12백만 달러, 당기순이익 -6억 9백만 달러, 매출액 935억 92백만 달러이다.

(1999년 자료가 이렇다는 것이며 현재 이 곳은 휴대전화 통신업무가 주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홍보하는 홍보 광고들이 대부분 휴대전화라는 것을 보면 말이다. 특히 어린이 전용 핸드폰, 요금제 등을 실시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뜨악~...

그러니깐 우리나라로 치면 KT(한국통신)에 해당하는 회사가 되겠다.

공기업에서 민영화가 된것인데 KT와 비슷한 경우이다.

아니 뭐 이런 거대한 회사에서 무슨 이유로 나를 취재한담?

사실 나에게 취재를 요청한 이들은 NTT 도코모에서 '골드 클럽'(GOLD CLUB)이라는 회원용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취재목적은 한국의 전반적인 문화 탐구...

특히 나에게는 IT 산업 및 한국의 블로그 사용실태에 관한 인터뷰였다.

 

 

 

 

 

 

시간을 잡고 우여곡절 끝에 10월 14일 토요일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이들을 만났다.

 

 

 

 

그런데 통역을 맡으신 여성분을 제외하고는 무려 3명의 인원이 더 왔다.

금방 끝날 것 같지 않은 인터뷰라는 생각이 들었다.

통역을 맡으신 황미경 씨 이외는 이 나머지 세 분의 일본인들의 직책이나 성함도 몰랐다.

일단 물건너 일본에서 오신 분이라는 것 정도 외에는...

 

우선 나에게 들어온 질문은 아주 간단한 내 소개, 가족관계, 휴대하고 있는 물품들이었다.

가격도 물어보고, 진지하게도 물어보고 이들은 노트북에 내용을 하나하나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의 블로그 문화를 묻기 시작했다.

 

다음은 그들이 물어본 일부에 대한 나의 답변이다.

(원악 길게 답변을 하였으므로 기억나는 것들만 옮겨본다. 이들이 발행하는 잡지가 도착하면 원문을 실어볼 예정이지만 역시 일본어로 된 글을 올린다는 것은...)

 

 

 

 

Q. 블로그를 시작한 시기는?

 

songcine :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2001년으로 기억한다. 당시 다음(Daum)에서는 '칼럼' 서비스를 시작하였는데 그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군대 입대 후 활동이 추츰하다가 다음이 '블로그' 서비스를 개편하고 나서 1~2년 전부터 다시 쓰고 있다.

 

 

 

Q. 주로 블로그에서 뭘 작성하나?

 

songcine : 나는 영화에 관심이 많아 영화 관련 글을 많이 쓴다. 주로 리뷰가 대부분이고 그 외에는 문화적인 이슈를 글로 담아내기도 한다.

 

 

 

Q. 재미있게 본 영화가 있다면?

 

songcine : 최근에 '타짜'와 '라디오 스타'를 재미있게 봤다. '타짜'를 만든 최동훈 감독은 일본에서도 전작 '범죄의 재구성'이 일본에서 개봉되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본 작품중에는 얼마전 개봉한 '금발의 초원'을 재미있게 봤다.

(나는 이누도 잇신 감독 작품을 언급하다가 그들이 잘 모르자 '일본 침몰'에 주연으로 나오고 '메종 드 히미코'에 출연했던 시바사키 코우 이야기를 하자 그들도 이제서야 알아듣는 듯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Q. 한국인들의 블로그를 보면 닉네임(익명)이 많다. 그 이유는 뭔가?

 

songcine : 내가 생각할 때 한국인들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프라이버시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들이 닉네임을 즐겨쓰는 이유는 즐기는 재미에도 그 이유가 있다고 본다. 가령 한국에서 방송하는 '상상 플러스'(KBS 2)를 보면 독특한 닉네임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재미있으니깐 그것을 즐기기 위한 이유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Q. 한국에서 쓰고 있는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다른 점이 있다면?

 

songcine : 우선 미니홈피는 자기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자신의 일상을 사진에 담거나 글로 쓰는 경우가 많으며 심지어는 음식 사진을 찍는 것을 즐기기도 한다. 반대로 블로그는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이 강한 글들이다. 따라서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은 반영이 되지 않는 편이다.

 

 

 

Q. 당신이 활동하고 있는 블로거 활동에 대해 설명해 달라.

 

songcine : 나는 포탈 사이트 다음에서 블로그를 쓰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기사화하여 글을 쓰는 일도 하고 있다. 나는 그 일을 함으로써 그 댓가(상금)으로 사이버머니를 받고 활동하고 있는데 사실 다음이 '블로거 기자단' 서비스를 시작하기 이전 이미 '오마이 뉴스'라는 사이트가 운영이 되고 있고 시민기자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다음의 '블로거 기자단'과 오마이 뉴스의 '시민기자 제도'는 차이가 있다. 다음의 경우 블로그를 작성하면 편집없이 바로 BBS(게시판) 형식으로 올라와 그 중 좋은 이슈꺼리는 미디어 다음의 기자들이 매인에 올려 정식 기사화한다. 하지만 오마이 뉴스의 경우 기사 작성후에도 임시 저장이 되어버리고 또한 그것을 일반 기자가 확인후 기사 유무를 판단하기도 하며 편집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시민기자와 일반기자 사이에 마찰이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시민기자와 일반기자의 특종경쟁으로 인한 취재과열 사건도 있었다.

상금을 줌에도 있어 다음의 경우는 사이버 케쉬로 바로 충전이 되어 이용에 지장이 없지만 오마이 뉴스는 기사에 등급을 먹여 지급을 하므로 상금(원고료)이 다르게 책정된다. 또한 5만원 이상 적립이 되고 나서야 통장으로 입금신청이 가능하므로 사실상 실생활에 사용하기도 불편하다. 오마이 뉴스는 최근 개편을 단행하여 시민기자를 일반기자가 서포터즈 하는 형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당신의 블로그에는 시사 이슈는 다루지 않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는가?

 

songcine : 시사 분야는 글로 옮기려면 많은 자료조사가 필요하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영화관련 글들도 자료조사가 충분히 필요하다. 만약 빈약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올릴 경우 네티즌들의 무서운 댓글을 보게 된다. 시사 분야가 원악 중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내가 도저히 건드리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중의 하나이다.

 

 

 

Q. 쓴 글(기사) 중에서 반응이 좋았던 기사를 꼽는다면?

 

songcine : 개인적으로 나는 노숙자들에게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사회 봉사 단체 '행동하는 양심' 관련 인터뷰가 기억이 남는다.

(기사보기) 

당시 이 기사가 올라간 이후 찬반양론에 시달렸다. 자신보다 더 가난하고 무책임한 이들에게 왜 밥을 주느냐는 이야기와 우리가 배울점이 많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었다.

 

 

 

Q. 당신에게 고민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songcine : 내 개인적인 고민인데 직장문제와 독립문제에 갈등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한국인 직장인의 대부분이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만큼 자신의 직장을 갖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는 것는 힘들다고 본다. 아울러 나이가 되다보니 독립을 하라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독립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Q. 한국에 사는 블로거로써 하고픈 말이 있다면...

 

songcine : 얼마전 우리나라가 인터넷 보급률이 세계 4위라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고 그것이 블로그를 비롯한 IT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들의 글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욕설과 비속어가 난무하는 등 네티켓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네티켓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얻게 된다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IT 기술이나 문화를 이야기하는데 전혀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들은 나에게 선물을 하나 주었다.

일본에서 만든 새우 과자라는데 아직 개봉도 못해봤다.

(새우맛 나는 과자라는데 '새우깡'은 아닐것이다 ^^;)

나는 음식 사진을 찍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성의와 그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냄과 동시에 그들이 준비한 아기자기한 물건에 나역시도 다른 이들처럼 카메라 셔터를 눌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