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스쿠프-사랑과 특종... 모두 마술처럼...

송씨네 2007. 1. 26. 21:11

 

미국에서 영국으로 휴가차 온 산드라는 언론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자 기자 지망생이다.

우연하게도 중년의 마술사 시드니의 마술에 참가하여 세포 분열 마술(?)을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세포보다도 그녀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으니 특종기자였던 조 스트롬벨의 혼령을 본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타로카드 연쇄 살인범은 부잣집 남자인 피터 라이먼이라는 것...

혼령의 실체를 믿지 못하던 시드니 역시 조의 혼령을 보고 얼떨결에 산드라와 수사 아닌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그런데 이 남자 너무 잘 생긴데다가 매너도 좋아...

하지만 이런 사람이 왜 범인?

결국 피터는 범인이 아닌것으로 결론짓고 아울러 산드라는 특종의 야망을 접으려는데 사건은 예상치 못하게 흘러가고 있었으니...

 

 

 

'특종'이라는 뜻을 지닌 '스쿠프'는 말 그대로 특종에 목말라하는 미국인 여자의 이야기이다.

거기에 유태인계 미국인이라는 컴플랙스로 나름대로(?) 고통받는 마술사 시드니가 등장하며 부잣집 아들 피터까지 등장한다.

 

영화는 누가 범인일까라고 묻지 않는다.

이미 누가 범인지는 이야기했으니깐...

하지만 그 확신이 끝까지 지켜질 것인가를 관객에게 묻고 있다.

이 영화의 주연이자 감독인 우디 엘런은 전번작인 '매치 포인트'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영국인들의 상류층 사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거기에 스칼렛 요한슨과 한 번더 호흡을 맞추고 감독으로써의 호흡 뿐만 아니라 배우로도 그녀와 함께하게 된다. 그리고 이른바 '완소남' 피터는 휴 잭맨이 열연하였다.

 

 

 

이 영화에 대한 다른 네티즌들의 리뷰를 보면서 느낀 것이 우디 앨런의 거부감이 의외로 심하다는 것이다.

말을 더듬는 그의 연기가 싫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고 그의 영화는 웬지 이상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성치를 '주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듯 우디 앨런의 독특한 영화세계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왜냐하면 외모와 달리 그는 의외로 치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치밀함은 그만의 만담식 개그로 승화되어 처음보는 사람들은 그의 유머방식에 거부를 하지만 우디 앨런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만의 연기방식과 유머 방식에 이해를 하게 되는 것이다.

 

우디 앨런의 영화를 보고 생각나는 두 감독이 있었다.

한 명은 장진, 또 한명은 홍상수 감독이었다.

어느 한 네티즌이 우디 알렌이나 장진 감독 두 사람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영화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유머가 있고 더구나 그런 유머속에서도 매우 교묘하다는 것이다.

관객 뒷통수를 잘친다는 이야기이다.

그런점에서 사람들은 우디 앨런과 장진의 공통점을 느끼며 홍상수 영화에서 우디 앨런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어눌한 말투의 주인공들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다른 점은 홍상수 감독은 그 어눌한 대사속에서도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자신의 입이 아닌 배우의 입으로 그 어눌함을 표현하는데 비해 우디 앨런은 아예 자신이 직접 소심해지고, 어눌해진다.

그런데 그 어눌함이 마치 강박관념에 시달리는 사내의 모습처럼 보이지만 한 편으로는 귀엽고도 정이 가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디 앨런은 주성치스러우면서 장진다우며 또한 홍상수스러운 감독이다.

 

 

하지만 전작 '매치 포인트'는 왜 우울했는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의 영화에 항상 카메오에 출연할 수 없는 것처럼 그의 영화도 늘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삶에는 희노애락이 있는데 항상 즐거운 것만, 유쾌한 것만 보여줄 수 없지 않은가?

또한 그게 현실이기 때문일테고...

'매치 포인트'가 매우 비극적이었다면 오히려 '스쿠프'는 유쾌하다.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오히려 이렇게 재미있으면서도 긴장감 있게 풀어나가는 감독이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 그의 영화가 예술영화가 아닌 상업영화로 인식되는 것인가?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극장에서 그의 영화는 예술영화처럼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매우 아쉽다.

스칼렛 요한슨과 우디 앨런의 주거니 받거니 하는 연기는 매우 재미있다.

(어떤 사람이 이야기 하는데 우디 앨런은 만담가 수준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은 새로운 만담 커플이 되어 영화보는 내내 사람을 즐겁게 만든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영국, 미국, 한국 어디에도 우디 앨런의 모습은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포스터에는 스칼렛 요한슨과 휴 잭맨의 얼굴에만 집중되어 있고 그것은 국내를 떠나 다른 나라 포스터역시 마찬가지였다. (또한 로맨틱 데이트에 영화 홍보에 초점을 맞춘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스릴러도, 사랑도 어느 쪽에도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더구나 비중으로 따지면 휴 잭맨보다도 더 많이 나왔다고 생각되어진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의 감독이다.

그럼에도 우디 앨런의 '우'자도 보이지 않았다.

 

이해는 가지 않지만 나름대로 왜 우디 앨런은 이 영화의 관련 크래딧에 비중이 없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영화속 시드니는 마술사이지만 그는 주로 카드 마술을 보여준다.

카드 마술을 보여주며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맞추는 것이 본연의 임무이다.

따라서 카드는 수십장이 섞여 있고 보일듯, 보이지 않는 카드를 찾아서 읽어야 한다.

우디 앨런은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카드인 '히든 카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물론 스포일러이지만...) 시드니는 저승에 가서도 자신의 임무를 열심히 수행중이다. (영화를 보고나면 내가 하는 이야기에 동감을 할 것이다.)

 

 

 

 

 

우리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이 바보 같다고 하더라도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하지만 그것을 우리는 너무 잘못 이용하고 있고 자아도취에 빠진다.

한국의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특종을 한 건을 만들기 위해 많은 기자들이 노력하지만 가쉽적인 특종에 더 열을 올리는 우리 사회가 안타깝다.

 

다른 사람의 특종이 아닌 나만의 특종을 꿈꾸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내 인생의 특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