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대한 잡설들/컬처 확대경, 컬처 쇼크

연예인들의 죽음...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도...

송씨네 2007. 2. 11. 00:04

 

요즘 너무 생뚱맞은 소식을 자주 접하는 것 같다.

가수 유니의 자살 소식에 이어 이번에는 정다빈의 자살 소식을 접해야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연예인들의 자살소식이 과거에 비해 부쩍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살을 한 연예인들을 생각하다가 장덕이라는 가수의 자살소식이 생각났다.

재미있는 사실은 의외로 장덕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다빈이나 이은주, 유니 만큼이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장덕을 검색창에 입력한 사람이 많았던 것 같다.

 '너 나 좋아해', '소녀와 가로등'(특히 이 노래는 진미령이 리메이크하기도 하였다.)라는 노래로 인기를 끌었던 그녀는 마치 자신의 죽음을 알리는 듯 '예정된 이별을 위하여'라는 노래를 끝으로 1990년 2월 4일 목숨을 끊었다. 사인은 수면제 과다 복용...

물론 이에 대해서는 그녀의 오빠가 병에 걸리는 바람에 그것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것이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이어져셔 사망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1995년 11월 20일에는 가수 김성재가 듀스 이후 싱글로 컴백을 준비하던 중 의문의 사망을 하는 사고가 난다. 역시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고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주사바늘이 발견되었고 그의 애인이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애인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무죄로 풀려났고 2000년 개봉된 하지원과 안성기 주연의 '진실개임'은 김성재 죽음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이기도 했다.

 

 

그리고 1996년 1월 1일은 서지원이, 6일은 통기타 가수 김광석이 연달아 의문의 자살을 하였다.

 

서지원은 컴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 아이돌 스타로 인기를 모았던 그였지만 역시 새 음반에 대한 불안감은 그 누구 못지 않았다.

 

김광석 경우는 가족간의 불화로 인해서 결국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 사고 역시 아직도 그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차창 안에서 들었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는 내가 참 좋아하는 노래였는데 매우 안타까운 사고로 기억된다.

영화 '공동 경비구역 JSA'에서 남북군인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장면에서 김광석의 음악이 실린 테이프를 이수혁(이병헌)이 던지는데 오경필(송강호)가 답장으로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광석이는 왜 일찍 죽었디?"

나 역시도 그게 궁금하다...

 

 

그리고 연예인의 자살 소식은 잠시 잠잠하듯 하였다.

물론 교통사고나 병마와 싸우다 숨을 거둔 연예인들의 소식도 매우 안타까웠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다가 2005년 2월 22일 배우 이은주가 숨을 거둔 사건이 발생한다.

최고의 전성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돈을 더 벌고 싶다는 알 수 없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원인은 우울증이었다. 그녀의 세상을 떠난지 2년 후... 현제 그녀가 몸담았던 소속사는 그녀의 목소리가 나온 미공개 노래들로 음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2007년...

네티즌들의 악플과 기타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가수 유니 역시 3집 앨범 출시를 앞두고 지난 1월 21일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어제 10일 정다빈 역시 세상을 떠났다.

 

 

 

 

연예인들의 자살은 과거 경우 가족사로 인한 자살이 많았지만 정다빈의 경우처럼 소속사와의 소송이나 의견충돌, 그리고 네티즌들의 악플, 신곡(새 작품)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에 이야기한 서지원의 경우 컴백에 대한 부담감이 컸었다. 앞날이 앞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왜 세상을 등지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지만 역시 인기에 대한 부담감은 어쩔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특이한 사실은 이은주와 정다빈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이라는 점이다.

종교의 힘으로도 극복을 하지 못하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변명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한 고백을 하자면 나 역시 군시절이나 세상을 살아가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갖은 적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하느님에게 의지했다고 이야기할려는 것은 아니다. (본인은 카톨릭 신자이다.)

하지만 종교를 갖는다는 것은 어느정도 마음의 안정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이는 그 사람이 천주교이냐, 개신교이냐, 불교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면 종교가 뭐든지간에 상관이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문제는 신앙심만으로 자신의 자살 충동을 억제한다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다.

 

내 경우를 이야기하자면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지만(나 같은 사람을 '글루미 족' 혹은 '나홀로 족'이라고 이야기한다.) 보통 이런 사람들은 의외로 우울한 증세를 많이 보이기도 한다. 물론 나 역시 그렇다. 하지만 혼자 돌아다니는 만큼이나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인터넷 카페를 수십개를 가입하는 것도 그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것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이나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물론 세상을 떠난 연예인들은 친한 동료 연예인들이 있겠지만 바쁜 스케줄로 자주 친하게 지낼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다행이도 우리는 연예인이 아니므로 그렇게 시간에 쫓기지는 않지만 세상을 떠난 그들도 사람을 만나기 싫어 안만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지속적인 우울증 치료이외에도 일부러 많은 이들과 접촉하고 만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된다.

내 경우가 우울함을 달래려는 방식이 혼자 먹고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내 생각에도 이 방법은 정말로 옮은 방법은 아니다. 친한 친구를 많이 만들고 일부러 일을 저질러보는(나쁜뜻의 '저지르다'는 아니다.) 모험도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것이 성당에서의 장애인 친구들과의 봉사활동이다.

내가 힘들다고 느낄때는 바로 옆에 그들을 보면 위안을 삼는다. '저 친구들도 저렇게 살려고 애를 쓰는데 나는 뭔가?'라는 반성을 하게 만든다.

 

살려고 싶은 의지는 본인이 만들면 된다.

얼마전 한 판사가 기막힌 판결을 내려 화제가 되었다.

분신자살을 시도하려던 사람이 자살에 실패하고 결국 법정으로 불려갔는데 판사는 '자살을 열 번만 외치시오'라고 주문을 했다.

'자 살자 살자 살...' 

자살이라는 말 속에는 재미있게도 '살자'라는 말도 포함이 되어 있다.

죽으려는 의지가 있다면 분명 그 사람에게는 살려는 의지도 있을 것이다.

세상과 하직하기 보다는 더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다.

 

 

연예인들의 죽음...

우리와 상관 없는 일이지만 그 죽음이 자칫 다른이들에게 그 의식이 전염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든다. 죽음의 바이러스 보다 우리 모두 해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세상을 떠난 故 유니(허윤), 정다빈(정혜선)의 명복을 빈다.

부디 하늘에서는 걱정없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