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극락도 살인사건-꽈배기 스릴러로의 초대!

송씨네 2007. 4. 10. 20:33

 

 

1986년... 목포의 어느 해안가에서 목만 보이는 사체가 발견된다.

극락도 주민으로 추측되는 사체... 그러나 섬에는 아무도 없었다.

과거로 돌아간 모습에서 저 멀리 극락도라는 작은 섬에서는 작은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우수 마을 포상과 더불어 받은 상품들로 축제 분위기이고, 거기에 김 노인의 칠순잔치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흥겨운 이 시점에서 하나 둘 사라지는 사고가 벌어진다.

송전 기사의 죽음을 시작으로 마을 주민이 사라지거나 죽게 되는 사고...

마을 주민들은 서로 다른 이웃을 의심하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 계속 죽어나가고 있고 보건소장 우성도 이 사건이 궁금하기만 하다.

과연 범인 누구이고 왜 그들은 죽어나가여만 했을까?

 

 

 

 

 

스릴러들 중에서는 추리 형식을 담은 영화들이 의외로 많다.

헐리웃에서는 당연한 모습의 영화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추리 형식의 스릴러는 쉽게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개봉하는 '극락도 살인사건'은 우리에게 좀 톡특하게 다가올 추리(미스테리) 스릴러가 되겠다.

 

영화는 평범한 마을 주민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일상이라고 해봤자 민방위 공습경보가 울리면 학교에 모든 주민(주민이야 받자 스무 명 이상을 절대 넘지 않는...)이 대피를 하러 숨어 있고, 마을의 높은 어르신의 칠순이 벌어지면 함께 축하해주는 전형적인 작은 형태의 마을이다. 거기에 아이들 둘, 보건소장 한 명, 학교 여선생님도 끼여 있다.

이런 단조롭고 평화로운 마을에 무슨 살인 사건이람...

 

이번 작품으로 첫 장편데뷔를 하는 김한민 감독은 단편작인 '갈치괴담'으로 미장센 단편영화제와, 아시아나 단편영화제 등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는 그의 취미 답게 영화는 한국형 '아가사 크리스티' 식의 작품을 만들고 싶어했던 것이 분명하다.

 

이 영화는 매우 초반에는 엉뚱한 유머가 벌어지면서 과연 이런 가운데 무자비한 살인사건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감독은 후반에서는 점차 웃음을 빼면서 관객들의 혼을 빼앗게 만든다. 이 영화는 정말로 스포일러가 가득한 작품이다.

 

스포일러를 공개하면 스릴러 영화의 맥이 빠져버리기에 주요 포인트만 이야기하려고 한다. (결정적인 이유는 스포일러 공개시 돌 맞을(?) 위험이 높다. 나 역시 스포일러 유포는 반대하는 사람이다.)

 (※결정적 힌트조차도 보고 싶지 않으신 분은 다음 단락부터는 읽기를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1. 이 영화의 핵심이 되는 소품은 돈가방과 설탕이다.

 

돈가방은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데 도박을 벌이던 송전기사들,  이장, 여선생 귀남... 그리고 후반에는 사이비 스님(?)인 용봉거사가 있는 절간 바닥까지... 이렇게 돌고 도는 모습을 보여준다. 뒷거래를 암시하는 모습으로 이야기 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설탕이라는 소품도 이 영화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포상으로 받은 물자 중에 등장하는 설탕은 영화의 후반에 들어서서는 큰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아, 그리고 영화속에 등장하는 기괴한 숫자도 끝까지 추리하면 재미있을 것이다.

이것도 이 사건들과 관련이 있다.

 

 

2. 범인은 절대 한 두 명이 아니다.

 

이 영화의 홍보방식은 되게 짖궃다. 일부 스포츠 신문과 무가지에는 '범인은 OOO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신문마다 다르거나 다음날 광고에는 다른 이름이 붙어 있다. 그러니깐 우성(박해일)이 되기도 하고, 귀남(박솔미)이 되기도 하며, 춘배(성지루)가 되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인터넷에서 이른바 '낚인 글'이란 이름으로 이러한 유형의 게시물이나 글들을 많이 봐왔다. 그런 점에서 이런 홍보방식은 진짜 속을 수도 있지만 웬만하면 속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영화의 범인은 절대 한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접적 관련이 있는 범인과 간접적인 관련이 있는 범인도 있기 때문이다. 홍보자료를 믿지 마시길...

 

 

 

 

 

박해일, 박솔미 뿐만 아니라, 성지루, 최주봉, 김인문, 안내상 등의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이 영화는 그래서 그런지 절대 한 눈을 팔기 힘들 정도로 영화의 완성도가 높다.

다만 어떤 네티즌이 지적했듯  후반에 갑자기 여러명이 죽는 장면에서는 어이없다는 느낌마져도 든다.

러닝타임은 정해져 있고 주민수는 많으니 한꺼번에 처리하려면 이 방법 밖에는 없었나 보다.

(무슨 방법인지는 비밀이다!)

 

과연 한국형 미스테리 스릴러의 표본이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영화를 보기전에 미리 영화를 같이 볼 사람들과 누가 범인지를 내기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당신이 예상한 범인이 나중에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PS. 영화 엔딩 크레딧에 올라오는 '마포 종점'을 들어보시길...

이런 스릴러에 웬 '마포 종점'이냐고 묻겠지만(나 역시 지금도 그 이유는 모르게지만...)

물론 관련은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중에 바로 이 노래가 나온다.

하지만 영화만큼이나 엔딩 크레딧의 노래 또한 미스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