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EDIF2007)암스테르담 편도비행-나의 역사, 나의 인생도 다큐다!

송씨네 2007. 8. 30. 23:13

우토로마을을살리자 상단 우측

 

 EBS는 몇 년전부터 다큐맨터리들만을 위한 영화제를 개최하였다.

EDIF... 정확히는 'EBS 국제 다큐맨터리 패스티벌'...

(http://www.eidf.org/2007_fall/index.html)

 

8월 29일 방송된 '페스티벌 초이스' 색션은 한 한국인의 이야기가 방송되고 있었다.

인수 라드스타케... 한국인이지만 한국인이 아니다.

태어난 곳은 대한민국이지만 그는 생후 3개월 후 지금 자신이 사는 곳 네덜란드로 입양을 왔다.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된 인수는 다른 입양아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뿌리를 찾아 떠나기로 맘먹는다.

엄마의 나라, 대한민국...

1980년, 한 나라의 대통령이 사망을 하고 군인 세력에 의해 구테타가 일어난다.

그 와중에 그를 포함한 여덞 명의 아이들은 네덜란드로 왔다.

 

그는 방송사 PD로 활약중인 사람이다.

그러던 그는 그의 애인이자 역시 입양되어 네덜란드로 온 웅골라와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다.

다행히도 웅골라는 한국의 친부모를 찾아 더 이상 한국은 낮설지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인수는 다른 입양출신 한국인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기대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뜻밖에 고난이 닥친다.

자신을 맡은 보육원에서는 생모의 자료를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다.

입에서 나오는 것은 '제길...'이란 단어와 분노뿐...

어머니의 이름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보육원 직원들을 띄워볼려는 입장으로) 친모의 생년월일 혹은 이름, 둘 중 하나만 공개가 가능하다고 보육원 측에서 제안을 하자 결국 생년월일을 알아낸다.

 

두번째 고난은 경찰서이다.

친모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아있을 경우 이 경우 경찰은 인수와 웅골라, 그리고 동행취재 중인 제작진, 통역사에게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 (그러나 여기서도 제작진의 지혜가 발휘된다. 촬영장면 중 경찰 조회 컴퓨터 장면을 어렵게 찍어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발생하고 다시 그들은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내키지는 않지만 그는 한국의 아침 토크쇼 프로그램인 '아침마당'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운이 좋았던 그는 자신을 소재로 한 다큐를 제작하겠다는 방송국의 요청에 수락한다.

생모로 부터 연락이 왔다는 소식을 네덜란드에서 접하고 인수는 그렇게 한국으로 다시 갈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이 작품의 감독이자 작품 속의 실제 입양아인 인수 라드스타케는 한국의 입양아 정책과 소극적인 대응방식을 비판한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는 원망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이는 인수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장면에서 확실히 들어난다.

(셀프 카메라로 찍어진 장면은 흑백인데 본인이 자문자답을 하는 식이거나 그의 애인인 웅골라가 인수에게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남대문 시장에서 신발을 구입하면서 신발가계 주인과 나누는 대화가 있었다.

이 제품은 한국 제품이라고 말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그래, 나도 한국인인데...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말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신은 그 수많은 인종들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 도착한 그는 수많은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한 사람들의 풍경에 놀라고 있었다.

 

네덜란드 언론에서도 그의 이야기를 관심을 갖고 한국의 언론에서도 그를 소재로 한 다큐를 만들면서 그의 이야기는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의 생모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아니, 숨고 싶었을 것이다.

이 다큐의 마지막에는 어머니의 소식을 듣게 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왜 재회 장면이 없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에 대해 인수 라드스카케 감독은 그렇게 된다면 이 작품도 다른 작품과 똑같아지는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찾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몇 년전 '인간시대'라는 프로그램은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란 작품을 통해 입양아들의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이야기하였다.

이후 이 작품은 실제 영화화되어 최진실이 수잔이라는 이름으로 역할을 맡게 된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개봉 대기작 중에는 황동혁 감독의 '마이 파더'라는 작품도 있다.

입양된 남자 아이가 훌륭한 군인으로 성장하여 고국을 찾는데 생부는 곧 죽음을 앞둔 사형수라는 이야기의 내용이다.

이 작품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덕분에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의 개봉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희열을 느끼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저게 혹시 내 이야기가 아닌가?'라고 이야기하지만 신데렐라나 바보 온달이 성공할 확률만큼이나 드라마나 영화처럼 운명을 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세상에는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 작품 '암스테르담 편도비행'은 그래서 더 우리의 머릿속에 더 남을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은 EBS 스페이스 상영과, TV 방영이 모두 끝난 상태이다.

(Daum 영화의 'EDIF 스페셜'이나 EDIF 2007 공식홈페이지에서 예고편 감상은 가능하다.)

 

인수 라드스타케 감독의 또 다른 이야기는 몇 년전 KBS 스페셜에 방영되기도 했다.

http://www.kbs.co.kr/1tv/sisa/kbsspecial/index.html

('나를 찾아 떠난 여행 - 인수 라스테이크'라는 제목으로 2006년 7월 8일 방송되었다. 56K로 당당히 좋은 화질은 아니지만...)

 시간이 나신다면 이 작품을 보면 '암스테르담 편도비행'에 여운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이 작품을 놓치신 분들에게 KBS에서 방송된 다큐는 그의 사연을 같이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