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원스-저예산 음악 영화의 힘!

송씨네 2007. 9. 25. 01:14

 

얼마전인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라는 영화가 개봉된 적이 있었다.

작사가 여자와 작곡가 남자가 티격태격 하면서 음악을 완성해 내고 사랑에도 성공하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였다.

화려한 조명과 더불어 이 영화에는 다양한 음악들이 선을 보였고 휴 그랜트의 노래 실력과 춤실력을 새롭게 알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지금 소개할 작품 '원스'...

올해 제천 국제음악영화제에 소개된 이 범상치 않은 작품...

더구나 이 작품은 올해 선댄스에서 선택한 작품이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5만 달러, 그러니깐 약 9천만원으로 2 주만에 후딱 찍은 이 영화는 이렇게만 이야기한다면 허접한 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상이다.

이는 당신이 이 영화를 보지 않고 하는 소리가 될 수도 있으니깐 말이다.

 

아일랜드의 한 도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모른다. 영화 내내 그들의 이름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깐...

그 남자는 거리에서 연주를 하는 뮤지션이다. 하지만 그의 진짜 직업은 아버지를 도와 청소기를 수리하는 전문 수리원이다. 진공청소기를 들고 나타난 그 여자는 꽃이나 잡다한 물건을 팔고 돈이 된다면 파출부로라도 뛰어야 하는 여자이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집에 있는 어머니와 귀여운 딸을 보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남편과는 체코에서 별거중이다.

그 남자도 런던에 헤어진 여자친구를 두고 있다. 자신이 부른 노래 데모 테이프를 들고 런던으로 갈 생각 뿐이다. 거기 가면 여자친구와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에...

 

이 영화의 장르가 뮤지컬 장르란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는 뮤지컬 장르라기 보다는 그냥 음악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이 영화가 다른 뮤지컬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뮤지컬 영화는 대게 판타지적인 상황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인도영화들은 늘 그런 경우이지만 헐리웃에서는 '물랑루즈'나 '시카고', '프로듀서스' 같은 작품이 아니고서는 뮤지컬 영화는 그렇게 많지 않아보인다.

뮤지컬 영화들은 관객을 향해, 혹은 카메라를 향해 얼굴을 들이대며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하지만 '원스'는 주인공들 그 어느 누구도 카메라를 향해 노래부르지 않는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의 그들처럼 이들은 서로를 마주보고 노래할 뿐이다.

더구나 카메라는 종일 흔들리게 촬영을 하고 있다.

(들고찍기 방식, 그러니깐 헨드헬드(hand Held)라고 하는데 상당히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사실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데에는 이 방식도 최고이다.)

그러나 두 남녀가 그 남자의 아버지 오토바이를 끌고 드라이브를 가는 장면에서 이 헨드헬드는 오히려 폼나는, 아름다운 영상으로 바뀌게 된다.

 

주옥같은 음악들이 이 영화가 칭찬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출연을 한 두 남녀 배우 모두 실제로 뮤지션들이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이 영화의 감독인 존 카니도 과거에 한 음악 했던 뮤지션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되면 이 영화가 결코 허접스럽게 만든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더 프레임즈'라는 이 인디밴드는 아일랜드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밴드였는데 이 밴드 맴버에는 감독 본인과 더불어 남자 주인공이었던 클렌 한시드도 그 중의 한명이라고 한다. 아울러 여자 주인공의 마르게타 이글로바 역시 실제로 체코에서는 유명한 작곡가이자 연주가라고 하니 이 영화 다시보게 된다.

 

주제가라고 할 수 있는 'Falling Slowly '나 그 여자가 CDP의 닳아버린 밧데리를 구하고 나서 그 남자가 만든 노래에 가사를 붙어 노래를 부르면서 거리를 거닐던 장면에서 나오던 'If You Want Me'이 영화가 음악영화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시켜 준다.

그 외에도 이 영화의 OST는 놓칠 것, 버릴 것 없는 점에서도 눈여겨 볼 영화이다.

 

 

 

이 영화는 매우 음악적이다 못해 남녀간의 로맨스에 있어서도 상당히 근본을 지킨 영화이기도 하다.

남녀간의 사랑이 자칫 베드씬이나 강렬한 키스씬으로 이어지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참 이상한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 '원스'는 사랑보다는 우정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정과 음악을 뒷전으로 했다면 이 영화는 다른 헐리웃 영화들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한심한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음악의 열정이 살아 숨쉬는 영화... '원스'...

정말 최근에 본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되어진다.

 

 

 

Daum 블로거뉴스
블로거뉴스에서 이 포스트를 추천해주세요.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