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잡설들/오감만족... 이 영화 봤수?

스위니 토드-팀 버튼의 엽기 잔혹스러운 뮤지컬!

송씨네 2008. 1. 19. 21:47

 

팀 버튼은 늘 그랬다. 아니 그랬었다.

자신만의 4차원 적인 영상과 해괴한 아이디어, 그리고 동료이자 친구인 조니 뎁을 항상 남자 주인공으로 케스팅하고 여자 주인공은 역시 동료이자 그의 부인인 헬레나 본햄 카터를 기용했다.

그리고 그는 이번에도 뮤지컬이다.

전작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 어른과 아이들을 위한 판타지 뮤지컬이었다면(원작은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했지만 팀 버튼의 리메이크 작은 어른과도 함께하는 작품이었다.) 이번에는 어른들을 위한 뮤지컬이다.

그것도 잔인함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래서 18 세 이상 관람가 영화이다.

 

 

평범한 이발사 벤자민은 여우같은 마누라와 토끼같은 자식과(?) 함께 평범하게 살고 있는 남자였다.

그러던 그에게 돈많은 판사 터핀은 자신의 부인은 물론이요 자식까지 데려갔다.

물론 자신에게는 있는 죄 없는 죄 모두 뒤짚어 씌우고는 물론이고 말이다.

억울한 옥살이 후 그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지만 아내는 음독 자살에 딸 자식은 터핀의 딸로 올라가게 된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그 딸과 결혼하겠다는 터핀 판사...

사태를 알게 된 벤자민... 아니, 이제는 스위니 토드는 1층 파이가게 주인인 러빗 부인과 음모를 꾸미게 된다.

 

 

 

사실 이 작품은 원작이 있다고 한다.

19세기경 런던에서 벌어진 실화이고 160여명이 흔적도 없이 고기 파이(?)가 되었다.

원작을 훼손하지 않되, 그러나 기괴하게 변주하는 팀 버튼은 이번에도 제 버릇 남 못준다고 거침없이 튀틀어 새롭게 원작을 재해석한다.

아무리 팀 버튼이 조니 뎁과 헬레나 본햄 카터를 자주 애용하더라도 그들 역시 까다로운 오디션을 거쳐 연기하게 되었으니 그나마 공평하다고 본다.

 

팀 버튼의 영화가 그렇듯 이번 영화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둡다.

어둡고 침침한 과거 런던 시내의 모습을 흑백같이 연출했고 실제 컬러플하게 보이는 장면은 벤자민이 과거 가족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때 장면과, 벤자민의 부인이 벤자민을 2층 이발소에서 애타게 기다리는 장면, 그리고 러빗 부인이 벤자민과 살고싶은 미래를 보여주는 장면만이 컬러적으로 사용되었다. 더구나 장면의 대부분은 어둠이 많다.

심지어 그들의 얼굴에는 다크써클(?)이 가득하다. 이는 그가 만든 작품 중 '베트맨' 1편의 조커 분장이나 '비틀쥬스(유령수업)', '가위손', 그리고 심지어 애니로 만들어진 '유령신부'까지... 분장까지도 칙칙하게 만들어내는 팀 버튼은 정말로 엽기 감독임에는 틀림없다.

어쩌면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하얗고 천연색색의 장면을 생각하면 정반대의 위치이다.

더구나 뮤지컬 장면이 많은 만큼 조니 뎁도 노래를 불러야 했고 헬레나 본햄 카터도 노래를 불러야 했다.

하지만 정말 노래를 잘 부른 사람은 따로 있었다.

토비 역을 맡은 에드 샌더스라는 어린 배우였다.(광고와 통계(센서스)라는 뜻처럼 읽혀지는 참 독특한 이름의 배우이다)

벤자민의 라이벌 관계인 피렐리(샤차 바론 코헨-우리에겐 '보랏'으로 알려진 배우이다.)의 간이 이발소에서 손님을 끌때와 러빗 부인의 파이가게에서 역시 손님을 끌때 부르는 노래에서 그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영화는 상당히(?) 잔인하다.

그러나 단지 목을 따는 장면으로만 그려짐에도 목에서 피가 튀는 장면들은 사람들을 섬짓하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보다가 나가는 관객들도 좀 된다.)

팀 버튼의 유감없는 엽기적인 영상이 이 영화에서도 계속되어지지만 사실 아쉬운 것은 마무리였다.

영화에서 시종일관 등장하는 여자 거지의 비밀이 밝혀지는 반전은 그렇다치더라도 벤자민의 딸 조안나와 안소니는 어떻게 되었는가라는 의문을 남긴체 영화는 상당히 급히 서두르는 듯이 결론을 맺기 때문이다.

팀 버튼 식 기괴한 결말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이 결말은 상당히 아쉽다. 아니, 팀 버튼 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팀 버튼 영화를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별나고 괴짜이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색깔을 분명히 밝히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그가 과연 다음 작품에서도 또 조니 뎁과 헬레나 본햄 카터를 또 기용할지는 모를일이지만 해괴한 영상과 다크써클(?)이 은근히 기대되는 것은 그의 영화가 중독성이 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이 역시 은근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