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본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소원성취. 무자년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길) 꼭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늘에 기원드립니다'라는 순 한글로 된 문구의 풍선이 일본의 한 도시에 배달되었다는 소식이었다.
UCC로 올라온 이 글을 올린 사람은 히로시마에 사는 사람이었고 네티즌들은 올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이 UCC를 올린 사람을 축하해주었다.
대만의 대표적인 감독 허우 샤오시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번에도 개인적으로는 첫 경험을 한 감독이다.
사실 그의 작품들이 많이 쏟아졌고 적지 않은 마니아들을 형성하였지만 상업성은 거리가 멀었던 그였다.
이번에도 그를 좋아하는 마니아들이라면 이 작품도 상당히 끌리지 않을까 싶다.
이 날 이 작품을 보고 나 역시 허우 샤오시엔의 다른 작품들을 구해봐야겠다는 생각정도가 들었으니깐...
이 영화는 풍선의 관점으로 시작해서 풍선의 관점으로 끝나는 이색적인 구성을 가지고 있다.
보통 영화는 감독이 저멀리 주인공(배우)들을 바라보는 3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이야기하거나 주인공 본인의 입장에서 거기에 나레이션(해설)까지 본인의 음성으로 덧입히는 1인칭 본인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살아있는 것이 아닌 무생물의 입장에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참으로 재미있다.
수잔은 파리에서 인형극을 제작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인형극은 중국식 인형극이다.
사실 수잔은 시몽과 단 둘이 산다. 이혼을 했고 사람들에게 세를 놔주면서 살고 있지만 사람들이 그렇게 미덥지만은 않다.
중국에서 영화공부를 하고 있는 송 팡은 시몽의 베이비 시터(유모)로 들어와 그들과 잠시동안이지만 같이 생활할 예정이다. 마침 팡은 동명제목인 1956년 작품 '빨강풍선'을 수잔의 아들인 시몽을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수잔도 팡을 만나면서 삶의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고 시몽 역시 팡과의 만남이 즐겁기만 하다.
어�든 이들에게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겼음은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이 영화는 좀 특별한 영화이다.
앞에 이야기 했듯이 이 작품은 실제 1956년 알베르 라모리스의 단편 '빨강풍선'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더구나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 영화는 보통 영화가 아니라 프랑스 미술관 '오르세'의 개관 20 주년을 맞이하여 만든 이벤트성 영화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신분은 아시다시피 이 영화가 오르세 미술관의 이미지를 담은 것은 아니며 조용히, 그러나 바쁘게 살아가는 평범한 프랑스 소시민들의 모습을 빨강풍선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이야기함으로써 영화는 캠패인성이나 홍보성이 아닌 아름다운 영화로 인식이 되는 것이다.
수잔 역을 맡은 줄리엣 비노쉬는 바쁘게 살아가는, 그러나 평범한 프랑스의 보통 엄마로 열연했다.
주목할 점은 송 팡역으로 맡은 배우 역시 실제 본인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며 역시 중국인이라는 점과 더불어 실제로도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삶의 일탈을 꿈꾸는 이들과 여유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작품은 편안함을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참고로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2월에 한국을 내한할 예정이라고 한다.
슬로우 무비에 관심이 많은 영화사 스폰지가 이번에도 '안경'이나 '카모메 식당'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에 이어 슬로우 무비와 슬로우를 선호하는 감독을 초대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허우 샤오시엔과의 만남을 기대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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